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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18일 화요일

코스피 7200선 찍고, 6800대 후퇴…기관 매도 70%는 증권사

코스피가 장중 7,200선을 넘어섰다가 상승분을 고스란히 반납하고 6,800선까지 밀려났다. 반도체 대형주가 장 초반 급등을 이끌었지만, 기관 매도가 쏟아지며 장 후반 흐름이 완전히 뒤집혔다. 그런데 이 '기관'의 정체를 뜯어보면, 흔히 떠올리는 연기금이 아니라 증권사 자기매매·프로그램매매 쪽이 압도적으로 컸다.

7200선 찍고 6800선으로, 하루 만에 반납

1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8.11포인트(1.55%) 내린 6,869.83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반도체주 강세에 힘입어 장중 7,200선을 돌파했지만,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4%대, SK하이닉스는 8%대까지 올랐다가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삼성전자는 결국 2.19% 하락, SK하이닉스는 1%대 상승에 그치는 데 머물렀다. 코스닥은 낙폭이 더 컸다. 전 거래일보다 30.45포인트(3.52%) 내린 834.20으로 마감했고, 장중에는 4.24% 밀린 827.97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약세를 5거래일 연속 상승에 따른 되돌림과 차익실현 매물 출회로 설명하면서, 미국-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재차 부각된 점도 상승폭을 반납한 배경으로 짚었다.

기관 순매도 7,951억원, 그런데 정체는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시장(ETF·ETN·ELW 제외 기준)에서 기관은 7,951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7,420억원, 861억원을 순매수하며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문제는 이 '기관'이 하나의 단일한 세력이 아니라는 점이다. 세부 주체별로 나눠보면 그림이 확 달라진다.

  • 금융투자(증권사 자기매매·프로그램매매) — 5,472억원 순매도, 기관 전체 매도의 약 69%를 차지한 최대 매도 주체
  • 투신(자산운용사) — 1,251억원 순매도, 약 16%
  • 연기금 등 — 805억원 순매도, 약 10%
  • 보험 — 384억원 순매도, 약 5%
  • 은행 — 99억원 순매도, 약 1%
  • 사모펀드·기타금융 — 각각 33억원, 28억원 순매수로 유이하게 매수 우위

흔히 '기관 매도'라고 하면 국민연금 같은 연기금을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이날 연기금 비중은 전체 기관 매도의 10%에 그쳤다. 매도를 주도한 건 증권사의 자기매매·프로그램매매였다. 이는 장기적인 포트폴리오 조정보다는, 장중 급등에 따른 단기 차익실현이나 프로그램 매매 알고리즘에 따른 기계적 매도의 성격이 짙었다는 걸 시사한다.

대형주 중심으로 갈린 등락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희비도 뚜렷하게 갈렸다. 삼성전자우(-3.73%), 삼성전기(-7.57%), 현대차(-3.97%), LG에너지솔루션(-5.01%), 삼성바이오로직스(-1.10%) 등이 약세를 보인 반면, SK하이닉스(1%대 상승)와 삼성생명(3%대 상승)은 오히려 반등하며 대조를 이뤘다. 코스닥에서도 기관 순매도(4,163억원)가 두드러졌고, 개인이 4,543억원을 순매수하며 하락폭을 방어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증권가는 저평가, 증권사는 매도

이날 흐름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매매 방향(순매수·순매도)만 보고는 놓치기 쉬운 부분이 세부 주체에 있다는 점이다. 연기금처럼 장기 관점에서 움직이는 자금과, 증권사 자기매매처럼 장중 변동성에 즉각 반응하는 단기 자금은 같은 '기관'으로 묶이지만 성격이 전혀 다르다. 이번처럼 장중 급등 후 되돌림이 나온 날 매도의 70%가 증권사발이었다는 건, 이 하락이 펀더멘털 변화보다는 단기 차익실현 성격에 가까웠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을 만한 지점이 있다. 최근 국내 증시가 저평가 국면이라는 진단이 증권가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 정작 이날 매도를 주도한 게 다름 아닌 증권사 자기매매·프로그램매매(금융투자)였다는 점이다. '증권가'라는 이름 아래에서도 리서치센터(애널리스트)의 장기 밸류에이션 의견과, 트레이딩 데스크의 실제 당일 매매 판단은 서로 다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걸 이 하루치 데이터가 보여준 셈이다. 리서치 코멘트만 보고 시장을 판단하기보다, 실제로 어떤 주체가 어떻게 움직였는지를 함께 대조해보는 습관이 왜 필요한지, 오늘 사례가 잘 보여준다.

다음 거래일에 연기금이나 투신 같은 중장기 자금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가, 이번 조정이 하루짜리 되돌림에 그칠지 아니면 추세 전환의 신호일지를 가늠하는 데 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용어 설명
금융투자(증권사) — 기관 투자자 분류 중 증권사 자체 자금으로 이뤄지는 자기매매와, 지수·선물 가격 차이를 이용한 프로그램매매를 포괄하는 항목. 장중 변동성에 빠르게 반응하는 단기 매매 비중이 높다.
투신(자산운용사) —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의 매매를 가리키는 분류.
연기금 등 — 국민연금을 비롯한 각종 연기금의 매매를 가리키는 분류. 통상 장기 투자 성향이 강하다.

📰 참고 기사:
[마감시황] 코스피, 기관 1.2조 매도에 7200선→6800선 후퇴
코스피 6860선 후퇴·코스닥 3.5% 급락...기관 순매도에 동반 하락 마감
투자자별 거래실적 - KRX 정보데이터시스템

2026년 8월 16일 일요일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외국인과 기관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시에 오르고 있다. 그런데 같은 기간, 공매도 잔고도 나란히 불어나고 있다. 삼성전자, 에코프로처럼 최근 상승세를 이끈 종목일수록 유독 그렇다. 베팅에 나선 세력, 정체는 누구일까.

코스피·코스닥 동시에 늘어난 공매도

코스피 공매도 잔고는 연초 12조원대에서 6월 22조원대까지 급증했다가, 이후 감소세로 전환해 지난달 말 15조원대까지 줄었다. 그런데 이달 들어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다. 코스피 공매도 순보유 잔고금액이 많은 종목은 삼성전자(1조5,300억원), LG에너지솔루션(1조3,790억원), 한미반도체(1조2,760억원), HD현대중공업(1조1,220억원), 현대차(1조71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은 흐름이 더 뚜렷하다. 8월 12일 기준 코스닥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7조3,300억원으로, 지난달 말(5조5,430억원) 대비 약 32.2%(1조7,870억원) 급증했다. 잔고 상위 종목은 에코프로(8,810억원), 알테오젠(4,880억원), HLB(4,740억원), 에코프로비엠(4,620억원), 주성엔지니어링(3,590억원) 순이다. 증권가에서는 지수가 상승했음에도 여전히 국내 증시가 저평가 국면이라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감이 이런 '하락 베팅'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공매도 잔고를 금액 순위로만 보면 착시가 생길 수 있다. 시가총액 대비 비율로 다시 계산하면 순위가 완전히 뒤바뀐다.

시장 종목 공매도 잔고 시가총액(추정) 시총 대비 비율
코스피 삼성전자 1조5,300억원 약 1,300조원 약 0.1%
코스피 LG에너지솔루션 1조3,790억원 약 120조원 약 1.1%
코스피 현대차 1조710억원 약 130조원 약 0.8%
코스피 HD현대중공업 1조1,220억원 약 70조원 약 1.6%
코스피 한미반도체 1조2,760억원 약 15~20조원 약 6~8%
코스닥 에코프로 8,810억원 12조7,086억원 약 7.1%
코스닥 알테오젠 4,880억원 약 18조6,000억원 약 2.6%
코스닥 HLB 4,740억원 약 8조원 약 5.9%
코스닥 에코프로비엠 4,620억원 약 10조원 약 4.6%
코스닥 주성엔지니어링 3,590억원 약 9조5,000억원 약 3.8%

절대 금액만 보면 다섯 코스피 종목이 1조원 안팎으로 비슷비슷하지만, 시가총액은 삼성전자가 나머지보다 10~80배 이상 크다. 그러다 보니 삼성전자에게 1조5,300억원은 시가총액의 0.1% 수준에 불과한 반면, 한미반도체에게 1조2,760억원은 시가총액의 6~8%에 달하는 상당한 규모다. 코스닥에서도 마찬가지다. 에코프로는 실제 공매도 비중이 7%대(알파스퀘어 실시간 데이터 기준 8월 12일 7.11%)로, 코스닥 잔고 1위라는 금액 순위보다 훨씬 무거운 압박을 받고 있는 셈이다. 금액 순위로만 보면 대형주가 공매도의 주 표적처럼 보이지만, 실제 압박 강도는 오히려 중형 성장주 쪽에 더 쏠려 있다.

"저평가"라는 증권가와 "공매도"를 치는 기관, 같은 사람들일까

여기서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흔히 '국내 증권가는 저평가라고 하는데 기관은 공매도를 친다'는 식으로 읽히기 쉽지만, 이 둘은 정확히 같은 주체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저평가' 진단은 대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애널리스트)의 의견인 반면, 공매도 통계상의 '기관'은 자산운용사·보험사·연기금·사모펀드·증권 자기매매 등을 두루 포괄하는 훨씬 넓은 범주다. 같은 증권사 안에서도 리서치센터와 자기매매·트레이딩 데스크는 정보와 이해관계가 섞이지 않도록 원칙적으로 분리(이른바 '차이니즈월')돼 있어, 한쪽에서 저평가 리포트를 내는 동안 다른 한쪽에서 공매도 포지션을 잡는 일이 실제로 벌어질 수 있는 구조다. 게다가 공매도 물량 자체는 국내 기관보다 외국인 비중이 훨씬 크다(뒤에서 자세히 다룬다). 국내 증권가가 저평가라고 진단해도, 실제 공매도 물량을 주도하는 해외 헤지펀드는 전혀 다른 판단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시계열의 차이도 있다. '저평가'는 통상 6개월~1년 단위의 장기 밸류에이션 판단인 반면, 공매도는 단기 되돌림이나 헤지 목적인 경우가 많아, '장기적으로 싸다'와 '단기적으로 과열이니 조정이 온다'는 판단이 같은 투자자 안에서도 얼마든지 공존할 수 있다.

공매도, 누가 하는가

공매도는 사실 모든 투자자에게 균등하게 열린 시장이 아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개인 공매도 비중은 약 1%대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외국인(약 63%)과 기관(약 36%)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구조가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다. 이유는 접근성의 차이에 있다. 예탁결제원 등이 운영하는 대차시장에는 원칙적으로 기관투자자만 참여할 수 있고, 외국인·기관은 '사후신용' 방식으로 대차거래를 사실상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반면, 개인은 증권사가 보유한 소량의 물량으로만 '대주거래'를 해야 해서 원천적으로 규모의 한계가 있다. 결국 지금 늘어나는 공매도 잔고의 대부분은 개인 투자자가 아니라 외국계 헤지펀드나 기관 투자자의 포지션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상승장에서도 공매도를 치는 세 가지 이유

지수가 오르는데 공매도가 함께 늘어난다는 게 언뜻 모순처럼 들리지만, 실제로는 세 가지 서로 다른 논리가 섞여 있다.

첫째는 밸류에이션 베팅이다. 단기간에 지수가 크게 오르면, 그 상승폭 자체가 과도했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오른 만큼 되돌림이 올 것'이라는 데 베팅한다. 문제는 이 판단이 자주 틀린다는 데 있다. 실제로 국내 증시에서도 신고가를 찍은 종목에 공매도를 걸었다가 그 종목이 신고가를 찍은 상태에서 한 번 더 오르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짐 차노스처럼 하락 종목을 귀신같이 짚어내 월가에서 명성을 얻었던 공매도 전문가조차, 2019년 급등하던 테슬라에 공매도를 걸었다가 시점을 완전히 잘못 짚어 그동안 쌓은 부를 대부분 잃고 업계에서 밀려난 사례가 있다.

둘째는 헤지 목적이다. 이건 '하락에 베팅'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리스크를 줄이려는 거래다. 대표적으로 ELS(주가연계증권) 발행사들은 상품 구조상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따라 델타헤지(보유 위험을 상쇄하기 위한 매매)를 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기초자산을 공매도하는 경우가 있다. 또 롱숏 전략(한 종목은 매수하고 다른 종목은 공매도해서 시장 전체 방향과 무관하게 종목 간 상대적 우열에서만 수익을 내는 전략)을 쓰는 기관들도 있다. 이런 거래는 시장이 오르든 내리든 꾸준히 일정 수준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지수가 오른다고 반드시 줄어드는 게 아니다.

셋째는 차익거래·시장조성 목적이다. 선물·옵션과 현물 간 가격 차이를 이용한 프로그램 매매, 시장조성자의 유동성 공급 과정에서도 공매도가 발생한다. 이런 거래는 방향성 베팅이 아니라 시장 메커니즘의 일부로 봐야 한다.

결국 지금 늘어난 공매도 잔고를 "다들 하락을 예상한다"는 하나의 신호로만 읽으면 과도한 단순화가 될 수 있다. 실제로는 밸류에이션 부담을 느낀 방향성 베팅과, 시장이 오르든 내리든 존재하는 헤지·차익거래 수요가 섞여 있는 숫자다.

숏스퀴즈로 인해 추가 상승 가능할까

공매도 투자자들의 예상이 빗나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먼저 팔고, 나중에 주가가 떨어지면 싸게 사서 갚아 차익을 남기는 거래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주가가 계속 오르면, 공매도 투자자는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걸 지켜봐야 한다. 매수 포지션은 최대 손실이 투자금(100%)으로 제한되지만, 공매도는 주가 상승에 이론적으로 상한이 없어 손실이 무한대로 커질 수 있다. 손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면, 공매도 투자자들은 손실을 더 키우지 않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주식을 사들여 포지션을 청산해야 하는데, 이 매수 자체가 주가를 한 번 더 밀어올린다. 이렇게 공매도 청산이 주가 상승을 부르고, 그 상승이 다시 더 많은 청산을 부르는 자기강화적 순환이 '숏스퀴즈'다.

국내에서도 실제 사례가 있다. 2023년 초, 2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던 에코프로는 연초 11만원대였던 주가가 3개월 만에 40만원 턱밑까지, 세 배 넘게 급등했다. 당시 누적 공매도 평균 단가가 약 22만원으로 추정됐는데, 주가가 36만원대까지 오르면서 공매도 투자자들의 추정 손실률이 60%를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제2의 게임스탑'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지금 공매도 잔고 상위에 다시 이름을 올린 에코프로·알테오젠·HLB 같은 종목들이, 과거에도 이미 한 번씩 공매도 세력에게 뼈아픈 학습효과를 안겼던 종목이라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결국 방향보다 '누가, 왜'가 중요하다

지수 상승과 공매도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지금 상황을 하나의 잣대로 재단하기는 어렵다. 외국인·기관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구조적 특성상, 이 공매도 물량에는 순수한 하락 베팅과 시장 중립적인 헤지 수요가 뒤섞여 있다. 다만 삼성전자·LG에너지솔루션처럼 코스피 대형주와 에코프로·알테오젠 같은 코스닥 주도주에 공매도가 집중되고 있다는 건, 이 종목들의 최근 상승폭이 시장에서 그만큼 화제가 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과거 에코프로 사례처럼 밸류에이션 베팅이 빗나가면 숏스퀴즈로 이어져 오히려 상승폭을 더 키우는 경우도 있었던 만큼, 지금의 공매도 급증을 단순히 '시장에 대한 불신'으로만 해석하기보다, 상승분의 되돌림 가능성과 숏스퀴즈 가능성이라는 양쪽 시나리오를 함께 열어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용어 설명
공매도(Short Selling) —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빌려서 먼저 판 뒤, 나중에 가격이 떨어지면 싸게 사서 갚아 차익을 남기는 거래. 예상과 달리 주가가 오르면 손실이 이론적으로 무한대까지 커질 수 있다.
대차거래·대주거래 —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빌리는 거래. 기관·외국인은 대규모 대차거래를 사실상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반면, 개인은 증권사가 보유한 소량 물량으로만 대주거래를 할 수 있어 접근성에 차이가 크다.
델타헤지 — ELS 등 파생결합상품 발행사가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을 상쇄하기 위해 기초자산을 사고파는 거래. 방향성 베팅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 목적이다.
숏스퀴즈 — 공매도한 주식의 가격이 예상과 달리 급등해, 공매도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서둘러 주식을 되사들이면서 그 매수 자체가 주가를 추가로 밀어올리는 현상.

📰 참고 기사:
"韓증시 못 믿어"…지수 상승 전환에도 '공매도' 급증
공매도 - 나무위키
오해와 진실 자주하는 질문 - KRX Data Marketplace
에코프로, 숏스퀴즈 나올까...공매도에도 고공행진
게임스탑 주가 폭등 사건 - 나무위키

기아, 미국에서 현대차보다 잘 나간다. 전기차는 급감

미국에서 기아의 판매 성장과 경쟁력

미국 시장에서 기아가 현대차보다 낮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도 더 많은 차량을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이 주목받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인센티브는 차종·가격대와 무관하게 차량 한 대당 지급된 프로모션 비용(현금 캐시백, 저금리 할부 지원, 리스 보조금 등)을 달러 금액으로 평균 낸 값으로, 정가 대비 비율로 계산하는 할인율과는 다른 지표다. 올해 상반기 기준, 기아의 평균 인센티브는 약 2,550달러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현대차의 3,650달러보다 1,100달러 낮다. 이러한 차이는 완성차 업계 평균인 약 3,300달러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차급별 판매 성과

기아의 주요 차종들이 현대차를 앞서고 있다. 중형 SUV 텔루라이드는 쏘나타보다 약 23% 더 많이 팔렸으며, 준중형 세단 K4는 엘란트라(아반떼)보다 14%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히 중형 세단 K5의 경우, 쏘나타의 2.7배를 넘게 팔리며 기아의 강세를 보여주고 있다.

판매 성장률과 재고 관리

기아는 낮은 인센티브로도 판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기아의 판매 증가율은 3.4%로, 현대차의 2.7%를 웃돌았다. 또한 재고 관리에서도 우위를 보여, 평균 재고일수는 53일인 현대차보다 14일 짧은 39일을 기록했다.

잔존가치와 수익성 개선

기아의 잔존가치 상승이 판매 성장과 함께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기아의 미국 내 36개월 기준 잔존가치는 39.7%에서 54.3%로 상승했으며, 순위도 4위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런 개선세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기아에 따르면 업계 선두 브랜드와 비교한 잔존가치 수준은 2021년 88%에서 2025년 96%까지 높아지며 격차를 4%포인트 수준으로 좁혔다. 이러한 변화는 '할인 축소→잔존가치 상승→실질 구매가격 상승→수익성 개선'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세액공제 종료로 인한 전기차 판매 급감

다만 이 '할인 축소' 전략이 기아 라인업 전체에 통하는 건 아니다. 전기차는 완전히 다른 그림이다. 지난해 미국의 전기차 세액공제(7,500달러)가 예정보다 6년 넘게 앞당겨 지난해 10월 종료되자, 기아 전기차 판매는 오히려 급감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미국 전기차 판매는 39% 줄었고, 특정 시점 비교에서는 니로EV·EV6·EV9 등 개별 모델이 전년 대비 57~68%까지 빠지기도 했다. 세액공제 공백을 메우려 기아는 EV 전 라인업에 정가 대비 최대 24%(니로EV 24%, EV6 23%, EV9 18%)에 이르는 할인율을 내걸었지만, 그마저도 수요 이탈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앞서 살펴본 인센티브(금액)는 K4·K5·텔루라이드 같은 내연기관·하이브리드 차종을 포함한 전체 평균이라 이 EV 할인율과 직접 비교할 수 있는 수치는 아니지만, 방향성만큼은 뚜렷하게 갈린다. 인센티브를 아껴도 잘 팔리는 쪽과, 할인율을 24%까지 올려도 안 팔리는 쪽이 같은 브랜드 안에 공존하고 있는 셈이다.

관세로 인한 이익 축소

수익성 전체로 시야를 넓히면 그림은 더 복잡해진다. 기아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9조781억원으로 전년 대비 28.3% 감소했고, 영업이익률도 11.8%에서 8%로 낮아졌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가 지난해 4월 25%로 오른 뒤, 11월 1일부로 15%로 인하되긴 했지만 미국 법인 재고 처리 문제로 실질적으로는 두 달 넘게 25% 관세를 부담해야 했고, 이 여파로 연말까지 관세 비용만 3조930억원이 발생했다. 인센티브를 줄이고 잔존가치를 끌어올린 전략이 분명 실질적인 성과이긴 하지만, 그 성과가 관세 비용 증가분을 상쇄할 만큼 크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매출은 역대 최대를 찍고도 이익은 줄어드는 이 구조는 현대차·기아 그룹 전체에서 공통으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다.

브랜드 가치는 상승하나, 복잡해지는 경제 흐름

결국 지금 기아를 두고 벌어지는 세 가지 흐름을 따로 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K4·K5·텔루라이드 같은 내연기관·하이브리드 차종에서 실제로 자리 잡은 가격 규율과 그에 따른 브랜드 가치 상승이고, 다른 하나는 세액공제 종료 이후 할인을 아무리 늘려도 회복되지 않는 전기차 수요 이탈이며, 마지막은 관세라는 외부 변수가 이 모든 성과를 상당 부분 갉아먹는 구조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 세 흐름의 타이밍이 절묘하게 겹쳤다는 점이다. 전기차 세액공제가 끊기며 소비자들이 대안을 찾던 바로 그 시점에, 기아는 이미 3년 넘게 다져온 하이브리드·내연기관 가격 규율을 갖고 있었다. 준비된 전략이 마침 시장 변화와 맞아떨어진 셈인데, 이걸 순전히 우연이라 보기도, 전적으로 예측한 결과라 보기도 어렵다. 관세 부담이 이어지는 한 이 선순환 구조가 실제 이익 개선으로 확실히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이고, 전기차 쪽에서 하이브리드만큼의 가격 규율이 통할 신차 라인업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다음 관찰 포인트로 남는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용어 설명
인센티브(Incentive) — 차량 한 대당 지급되는 프로모션 비용(현금 캐시백, 저금리 할부 지원, 리스 보조금 등)을 달러 금액으로 평균 낸 값. 정가 대비 비율로 계산하는 할인율과는 다른 지표로, 차량 가격대에 따라 같은 인센티브 금액이라도 실질 할인율은 다르게 나타난다.
잔존가치(Residual Value) — 일정 기간(주로 36개월) 사용한 차량이 신차 가격 대비 얼마나 가치를 유지하는지를 나타내는 비율. 잔존가치가 높을수록 중고차 시세가 좋고, 리스·할부 조건도 유리해진다.
전기차 세액공제(IRA 보조금) —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 구매 시 최대 7,500달러를 세액공제 형태로 지원하던 제도. 당초 2032년까지 유지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10월 1일부로 조기 종료됐다.

📰 참고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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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5일 수요일

삼성·하이닉스·CXMT,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던진 세 가지 승부수 — 'HBM 리더'는 아직 안 갈렸다

같은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두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중국 창신메모리(CXMT)가 서로 다른 승부수를 던졌다. 삼성은 기술 격차로 방어하고, SK하이닉스는 역대급 실적을 앞세워 생산능력을 밀어붙이고, CXMT는 손실을 감수하고 세대를 건너뛰는 방식으로 추격한다. 최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과 업계 보도를 종합하면 세 회사의 전략이 뚜렷하게 갈린다.

삼성전자 — R&D 16조원, 역대 최대로 기술 격차 사수

삼성전자는 2분기 연구개발(R&D) 비용으로 16조원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여기에 시설투자(CAPEX)도 16조8,000억원(반도체(DS) 부문 15조4,000억원, 디스플레이 7,000억원)으로 함께 늘렸다. 이 투자를 발판으로 업계 최초로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E 샘플을 출하했고, 6세대 HBM4·DDR5·차세대 낸드 등 고부가 메모리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는 3분기 HBM4 매출이 전분기보다 3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고, 하반기에는 2나노미터(nm) 2세대 공정을 적용한 파운드리 신제품 양산과 AI·고성능컴퓨팅(HPC) 분야 수주 확대도 계획하고 있다. 기술 리더십을 지키는 쪽에 승부를 건 셈이다.

SK하이닉스 — 영업이익률 76%, 역대급 실적으로 실탄 확보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79조3,187억원(전년 대비 256.8% 증가), 영업이익 60조5,426억원(557.2% 증가, 영업이익률 76.33%)이라는, 숫자만 보면 실감이 잘 안 되는 실적을 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다. 이 실탄을 바탕으로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40조원 후반대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M15X 공장 양산 일정을 앞당기고, 2027년 초 용인 1기 팹 가동 이후 생산능력을 신속히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주요 고객사들과 5년 단위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해 확정된 수요를 기반으로 투자 리스크를 낮췄고, 방열 신기술 'iHBM'과 HBM4E 실물을 처음 공개하며 기술 경쟁력도 함께 과시했다. 지난달 10일에는 나스닥에 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했는데, 해외 기업의 미국 기업공개(IPO)로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CXMT — 손실 감수하고 세대를 건너뛰는 추격

중국 최대 D램 업체 CXMT는 다른 방식으로 싸운다. 최근 3년(2023~2025년)간 연구개발과 설비투자에 1,852억위안(현재 환율 기준 원화 약 41조6,000억원)을 쏟아부었는데, 이는 같은 기간 매출(951억위안, 원화 약 21조3,000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수익보다 기술 확보를 우선하는 전략이다. 실제로 공급 부족으로 DDR4 가격이 지난해 10배나 뛰었는데도, CXMT는 수익성이 검증된 DDR4 생산을 과감히 중단하고 DDR5·LPDDR5X 생산에 자원을 집중했다. 최근에는 차세대 규격인 LPDDR6 샘플 공급 단계에 진입했고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다만 이는 연구개발·샘플 단계 진전이지, 안정적인 대량 양산이 확정됐다는 뜻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기술 세대를 건너뛰어 개발 기간을 압축하는 '세대도약형 R&D' 전략이라고 부른다. 이런 전략에 힘입어 CXMT는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을 7~8%까지 끌어올렸고, 연구개발 인력만 6,259명(전체 직원의 32%)에 달한다.

EUV 없이도 되는 이유 — HBM은 막히고, LPDDR은 열려 있다

CXMT가 HBM 대신 LPDDR 쪽 속도전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미국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수출 규제가 있다. 중국은 EUV 장비를 확보하지 못해 심자외선(DUV) 기반 멀티 패터닝(같은 층을 여러 번 나눠 찍어 미세 회로를 구현하는 우회 기술)으로 버티고 있는데, 고단 적층과 미세 회로·발열 제어가 동시에 필요한 HBM은 이 방식만으로는 진입 자체가 제약적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반면 LPDDR6는 상대적으로 개발·양산 문턱이 낮아, EUV 없이도 DUV 멀티 패터닝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영역으로 꼽힌다. CXMT가 HBM이 아니라 LPDDR 세대교체에 자원을 집중하는 것도 이런 장비 제약을 우회하려는 선택으로 해석된다. 다만 변수도 있다. 중국 국유기업 상하이 아이성나가 자체 개발한 액침식 DUV 장비 양산을 최근 시작해 올해 약 5대를 CXMT·SMIC 등에 공급하고 2027년에는 약 20대로 늘릴 계획인데, 업계에서는 이 장비가 단기간에 CXMT의 기술 수준을 한 세대 끌어올리진 못할 것으로 보면서도, 초기에는 비핵심 레이어에 투입하고 기존 확보한 ASML 장비를 첨단 공정에 집중시키는 식으로 점진적인 장비 국산화 기반이 마련되는 점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수율 면에서는 CXMT가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비교는 어렵다. 다만 정성적 평가는 대체로 일치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CXMT의 HBM 수율은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짚었고, 업계에서는 한국 업체와의 격차를 D램 전반은 약 3년, HBM은 약 5년으로 보고 있다. HBM 중에서도 CXMT는 8단 제품의 생산 안정화를 추진하는 단계이고, 12단 이상은 수율·적층·발열 제어에서 추가 기술 확보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HBM4 양산에 들어가 HBM4E 샘플 공급까지 진행 중이라, 제품 세대 기준으로는 최소 두 세대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런 수율 격차는 가격에서도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CXMT가 최근 애플에 메모리 공급을 제안하며 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보다 오히려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업계에서는 낮은 수율 탓에 제조 단가 자체가 한국·미국 업체만큼 낮지 않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필자가 보기엔 — 세 가지 다른 무기, 같은 전쟁

개인적으로 이 구도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세 회사가 '리더십'을 주장하는 근거 자체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HBM4 양산 출하'와 JEDEC 표준(8Gbps)을 웃도는 11.7Gbps 동작 속도 등 최초 타이틀과 성능 스펙을 앞세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HBM2E 시절부터 쌓아온 양산 경험과 고객 신뢰, 그리고 실제 숫자(트렌드포스 전망 기준 올해 HBM 시장점유율 약 50%, 삼성은 약 28%)로 맞선다. "기술에서 앞서는 수준을 넘어 양산 경험과 고객 신뢰는 단기간에 따라오기 어렵다"는 SK하이닉스 측 설명처럼, 시장에서도 올해 HBM 선두 지위는 SK하이닉스가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즉 삼성이 '기술 리더십'을 이미 확보했다고 단정하긴 이르고, 오히려 '성능·최초 타이틀의 삼성'과 '점유율·양산 신뢰의 SK하이닉스'가 서로 다른 잣대로 팽팽히 맞서는 구도로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CXMT는 이 둘과는 아예 다른 링 위에 서 있다 — 국가 차원의 지원을 등에 업은 손실 감수 능력이 무기다. 특히 SK하이닉스가 5년 장기계약으로 수요를 먼저 확정 짓고 투자에 나선 방식은, '묻지마 증설'로 과거 반도체 업계가 반복해온 공급과잉 사이클을 의식한 신중한 접근으로 보인다.

다만 CXMT의 세대도약형 전략을 가볍게 볼 일은 아니라고 본다. 매출의 두 배를 태우면서까지 DDR4를 포기하고 최신 규격에 올인하는 건, 단기 수익을 포기하더라도 기술 격차 자체를 좁히겠다는 명확한 의지로 읽힌다. 원화로 환산하면 3년간 40조원 넘는 돈을 쏟아부은 셈인데, 이는 웬만한 국내 대기업의 연간 설비투자 규모를 훌쩍 넘어서는 액수다. 3사가 동시에 대규모 투자를 쏟아붓는 지금 구도가 이어진다면, 결국 관건은 'AI 메모리 수요가 이 공급 확대 속도를 계속 흡수해줄 수 있느냐'는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SK하이닉스가 장기계약으로 수요를 미리 확보해두는 방식을 택한 것도, 이 질문에 대한 나름의 대비책으로 볼 수 있다.

한 가지 짚어둘 부분은, 이 구도가 정확히는 '3파전'이 아니라는 점이다. D램 시장점유율 3위(약 22%)인 마이크론도 HBM4 매출이 이미 10억 달러를 넘어서며 조용히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삼성·SK하이닉스의 양강 구도가 워낙 선명해 가려지기 쉽지만, CXMT 입장에서 실제로 넘어야 할 상대는 이 세 회사 모두라는 점을 놓치지 않아야 할 것 같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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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 설명
HBM(고대역폭메모리) — D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높인 메모리로,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으로 쓰인다.
LTA(장기공급계약) — 공급사와 고객사가 여러 해에 걸쳐 일정 물량을 미리 계약하는 방식으로, 공급사는 안정적인 수요를, 고객사는 안정적인 공급을 확보할 수 있다.
세대도약형 R&D — 기술 세대를 하나씩 밟지 않고 건너뛰어 개발 기간을 압축하는 전략으로, 후발주자가 선두 기업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기 위해 흔히 쓰는 방식이다.
EUV·DUV 멀티 패터닝 — EUV(극자외선)는 훨씬 짧은 파장으로 한 번에 미세한 회로를 새길 수 있는 최첨단 노광 기술이다. 이를 확보하지 못하면 상대적으로 파장이 긴 DUV(심자외선) 장비로 같은 층을 여러 번 나눠 찍는 '멀티 패터닝' 방식으로 우회해야 하는데, 공정이 복잡해지고 고단 적층·미세화에는 한계가 있다.

📰 참고 기사:
삼성전자,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 - Samsung Newsroom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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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안 통한다' 무모한 R&D 전략…CXMT의 반도체 축지법
'D램 3년·HBM 5년' 中 CXMT 아직 '격차'…문제는 '추격 속도'
中 CXMT, 차세대 저전력 D램 양산 눈앞

2026년 8월 4일 화요일

블룸버그 "한국, 투자 부적격 국가 되나"…코스피 변동성, 비트코인보다 심하다

블룸버그가 한국 증시를 정면으로 저격했다. 칼럼니스트 슐리 렌은 4일(현지시간) '한국 역시 투자 부적격 국가가 되고 있다(South Korea Is Becoming Uninvestable, Too)'는 제목의 칼럼에서, 코스피를 "올해 세계에서 가장 뜨겁고 동시에 가장 변동성이 큰 시장 중 하나"로 규정했다. 오늘 하루만 해도 코스피가 5%대로 출렁였던 걸 감안하면, 이 진단이 남 얘기 같지 않다.

27거래일 만에 40% 폭락 — "2015년 중국과 맞먹는다"

칼럼은 코스피가 단 27거래일 만에 약 40% 급락한 것을 두고 2015년 중국 증시 폭락 사태에 맞먹는 충격이라고 평가했다. 렌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AI 인프라 수혜주들의 펀더멘털이 탄탄하고 밸류에이션도 낮아졌다는 강세론자들의 주장을 먼저 소개했지만, "이런 단순한 낙관론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시장을 떠받치려던 정부의 서투른 개입이 새로 유입된 투자자층에 상처를 입히고 시장에 오명을 씌웠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해 코스피가 하루 5% 이상 오르거나 내린 날은 33일에 달했다.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225는 4일, 홍콩 항셍지수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변동성의 주범 —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칼럼이 변동성을 키운 핵심 원인으로 지목한 건 지난 5월 말 정부가 도입을 승인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다. 골드만삭스 추산에 따르면 코스피가 고점을 찍었던 6월, SK하이닉스 주가가 5% 움직일 때마다 레버리지 ETF 리밸런싱 자금이 이 종목 하루 평균 거래량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을 뒤흔들었다. 인기가 많았던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는 6월 고점 대비 최대 84%까지 폭락했고, 이 여파로 약 36만 개의 증권 계좌가 강제 청산됐다.

국민연금까지 원칙을 깼다

렌은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도 문제로 짚었다. 정부의 증시 개혁 기대감에 뒤늦게 유입된 개인 투자자들이 이번 폭락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국민연금이 코스피 급락을 막기 위해 국내 주식 비중 조정 원칙에서 벗어나 시장에 개입한 것도 시장 왜곡을 키운 요인으로 지적했다. 렌은 이번 급락이 오랫동안 한국 증시를 따라다닌 '코리아 디스카운트' 인식을 다시 강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과 달리 한국 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시장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만큼, 국내 시장을 떠나 미국 나스닥 등으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비트코인보다 흔들린 코스피

이 변동성을 숫자로 보여주는 통계도 나왔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의 일일 수익률 변동성은 63%로, '변동성의 대명사'로 불리던 비트코인(48%)보다 약 15%포인트 높았다. 다만 모든 해외 시각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같은 달 말 블룸버그 다른 보도에서는 픽텟자산운용·피델리티인터내셔널·로베코 등 글로벌 큰손들이 "코스피 밸류에이션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매력적"이라면서도 "이 정도 변동성에서는 공격적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고 전해졌다. 밸류에이션 매력은 인정하지만, 변동성이 진정될 때까지는 관망하겠다는 쪽에 가깝다.

필자가 보기엔 — 오늘 겪은 등락이 정확히 그 사례였다

개인적으로 이 칼럼을 오늘 하루의 코스피 흐름과 겹쳐보면 남 얘기가 아니라는 게 더 실감 난다. 지난달 31일 하루 만에 17.91% 폭등해 역대 최대 상승률을 새로 쓰더니, 불과 사흘 뒤인 오늘은 반도체 차익실현 매물에 5%대로 다시 흔들렸다. 방향을 떠나서, 이 정도 진폭 자체가 블룸버그가 지적한 '변동성 그 자체가 문제'라는 진단과 정확히 들어맞는다. 며칠 새 사상 최대 상승률과 큰 폭의 조정을 번갈아 겪는 시장이라면, 아무리 펀더멘털이 좋아도 외국인 기관투자자 입장에서는 진입 타이밍을 잡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다만 이 지적이 "한국 증시가 근본적으로 나쁘다"는 뜻으로 확대 해석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렌 스스로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펀더멘털과 낮은 밸류에이션은 인정했고, 다른 글로벌 자산운용사들도 "가격 매력은 있다"는 데는 대체로 동의한다. 문제의 핵심은 기업 실적이 아니라 레버리지 상품 구조와 정부 개입이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시장 구조 자체에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규제·투자자 교육이 이미 강화되고 있는 만큼(이 사전교육 의무화도 오늘 다뤘던 것처럼 이제 막 자리잡는 단계다), 이 구조적 변동성이 시간을 두고 완화되는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벗어날 수 있을지를 가늠할 다음 관전 포인트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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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폭등 하루 만에…코스피, 반도체 차익실현에 5.12% 급락


📖 용어 설명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 특정 개별 종목의 주가 변동을 일정 배율(주로 2배)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장지수펀드로, 기초자산 대비 가격 변동성이 훨씬 커 시장 전체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 한국 기업들이 비슷한 실적의 해외 기업보다 낮은 주가로 평가받는 현상으로, 지배구조 문제·낮은 주주환원·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원인으로 꼽혀왔다.
일일 수익률 변동성 — 하루 수익률이 평균에서 얼마나 크게 벗어나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로, 단순 가격 등락폭이 아니라 등락의 불규칙성 자체를 보여준다.

📰 참고 기사:
블룸버그 "코스피 급락에 대외신뢰 흔들…'투자 힘든 시장'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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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변동성'은 옛말⋯ 코스피, 올해 비트코인보다 15%P 더 흔들렸다
블룸버그 "글로벌 큰손들, '저 세상급' 변동성에 코스피 저가 매수 미뤄"

2026년 8월 3일 월요일

역대급 폭등 하루 만에…코스피, 반도체 차익실현에 5.12% 급락

코스피가 사흘 만의 폭등 뒤에 다시 크게 흔들렸다. 지난달 31일 역대 최대 상승률(17.91%)로 마감했던 코스피가, 8월 첫 거래일인 3일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5%대 급락하며 상승분을 상당폭 반납했다.

코스피 5.12% 급락 이유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차익실현 매물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38.00포인트(5.12%) 내린 6,257.45로 정규장을 마쳤다.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8.76%(23만9,500원), 8.79%(156만7,000원)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삼성전자와 지분·업무 관계로 엮인 삼성생명(-7.70%)·삼성물산(-6.40%)도 동반 약세를 보였고, SK스퀘어는 장 초반 강세를 보이다 결국 1.25% 하락 마감했다. 두 회사 모두 지난주 강한 분기 실적을 발표했던 만큼, 이번 하락은 실적 우려가 아니라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직전 거래일인 7월 31일, 코스피는 사흘간 이어진 폭락을 딛고 1,001.89포인트(17.91%) 오른 6,595.45로 마감하며 역대 최대 상승률을 새로 쓴 바 있다.

흥미로운 대목은 정작 같은 날 미국 뉴욕증시는 훈풍이었다는 점이다. 호실적을 낸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가 7월 31일(현지시간) 각각 15.32%, 3.02% 오르며 다우존스와 나스닥 지수를 함께 밀어올렸지만, 국내 증시의 자체적인 변동성이 워낙 커 이 훈풍이 투자심리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다만 수급 구조 면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전 거래일 기준 외국인 지분율이 삼성전자 46.70%, SK하이닉스 51.22%로 나타나, 급등장에서 개인이 팔고 외국인이 사들이는 손바뀜이 진행되며 수급이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코스피 7월 하락률 -22%,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달

이런 극단적인 변동성은 7월 한 달 흐름과 이어진다. 7월 한 달간 AI 관련 기업가치 평가,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 둔화 우려, 개인 투자자들의 과도한 매수 포지션에 대한 경계감이 겹치며 코스피는 한 달 새 22% 넘게 폭락,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월간 성적표를 받았다. 이후 7월 31일 하루 만에 그 낙폭의 상당 부분을 되돌리는 역대급 반등이 나왔지만, 이번 3일 하락은 그 반등분의 일부를 다시 반납하는 흐름이다.

코스피 8월 전망 — 증권가 "낙폭 과대, 반등 준비할 때"

이런 등락에도 국내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은 낙관적이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현재 우리 증시는 낙폭 과대 구간이며 밸류에이션상 역대급 진입 매력 구간에 도달하는 등 바닥권"이라며 "이제는 분할 매수를 통해 국내 주식 비중을 확대하면서 반등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라고 짚었다. 추천 업종으로는 반도체와 IT하드웨어, 방산, 유통, 증권, 바이오 등을 제시했다. 키움증권은 8월 코스피 전망치 상단을 7,800으로 제시했고, 하나증권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급락 국면의 PER 최저점(6.3배)을 기준으로 코스피 1차 목표치를 7,400으로 잡았다.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시각도 우호적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와 기판 등 AI 핵심 부품의 수요가 해마다 이월되는 도미노 현상이 향후 3년간 지속될 것"이라며 "3분기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주주환원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현 주가는 과도한 저평가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신중론도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유동성 경색과 잉여현금흐름(FCF) 악화가 밸류에이션을 압박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클라우드와 광고 등 기존 비즈니스 매출이 투자비용을 얼마나 빠르게 흡수하는지가 주가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며 "AI 투자가 실패하는 시점은 수요가 사라질 때가 아니라 자본시장이 수익 발생 전에 이탈할 때"라고 말했다.

필자가 보기엔 — 반등도 급락도 모두 '되돌림'의 크기가 문제다

개인적으로 이번 사례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지금의 변동성이 방향성 자체보다 '되돌림의 크기'가 이례적으로 크다는 데 있다. 하루 만에 지수의 17.91%를 되돌리는 반등이 나온 뒤, 다시 그 반등분의 상당 부분을 며칠 만에 반납하는 흐름은 평상시 증시에서는 보기 드문 패턴이다. 증권가가 "밸류에이션상 진입 매력 구간"이라고 말하는 것과, 실제 시장이 이렇게 크게 출렁이는 것 사이의 간극은, 지금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방향에 대한 확신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방증에 가깝다고 본다.

다만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부진이 아니라 오히려 강한 성적을 냈다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즉 이번 하락은 펀더멘털이 흔들려서가 아니라, 단기간에 너무 많이 오른 데 따른 자연스러운 차익실현에 가깝다. 문제는 이런 차익실현이 어느 시점에 멈출지, 아니면 다시 패닉성 매도로 번질지가 아직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키움증권처럼 지금을 저가 매수 기회로 보는 시각과, 변동성 자체가 위험 신호라고 보는 시각이 공존할 수 있는 국면이라고 본다. 파동 관점에서 참고할 만한 지점 두 가지만 짧게 덧붙이면 이렇다. 먼저 이번 하락이 7월 29일 장중 저점(5,262.77)을 다시 갱신하지 않고 마무리되는지가 첫 번째 관찰 포인트다. 이 경우 매도세가 소진됐다는 신호(절단)로 볼 수 있다. 이후 나올 반등의 폭도 별도로 지켜볼 지점인데, 이 조정이 지그재그 구조라면 반등폭이 하락폭의 61.8%를 넘기 어려운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두 지점 모두 아직 확정된 게 아니라, 앞으로 확인해나가야 할 관찰 포인트다. 반도체 대형주의 실적과 주가 사이의 괴리가 이번 주 안에 어느 방향으로든 정리되는지가, 이 변동성 장세가 진정 국면에 들어섰는지를 가늠할 다음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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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 설명
차익실현 매물 — 주가가 단기간에 크게 오른 뒤, 이익을 확정하려는 투자자들이 보유 주식을 팔면서 나오는 매도 물량.
엔 캐리 트레이드 — 금리가 낮은 일본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거나 수익률이 기대되는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거래로, 이 자금이 청산(되갚음)될 때 위험자산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그재그(조정파) — 엘리어트파동에서 하락(또는 상승) 후 반등이 이어지는 대표적인 조정 패턴으로, 이 조정 이후 나오는 반등은 통상 직전 하락폭의 61.8%를 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PER(주가수익비율) —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 이익 대비 주가가 얼마나 고평가·저평가돼 있는지를 가늠하는 대표적 밸류에이션 지표.

📰 참고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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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ETF 전 종목 마이너스…액티브가 패시브보다 더 빠진 이유

지난달 코스닥 시장이 20% 넘게 급락하면서, 코스닥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사실상 전 종목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우량 종목을 선별해 초과 수익을 노리던 액티브 ETF가 오히려 패시브 ETF보다 더 큰 손실을 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코스닥150 ETF 수익률 -27%…KODEX·TIGER 동반 급락

코스닥150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과 'TIGER 코스닥150'은 이 기간 각각 27%대 하락률을 보였다. 코스닥 시장 전체가 큰 폭으로 밀리면서,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패시브 ETF들도 일제히 두 자릿수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코스닥 액티브 ETF 수익률 -30%대, 왜 패시브보다 더 빠졌나

액티브 ETF는 비교지수와 상관계수 0.7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규정상, 지수와 크게 다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어려워 하락장을 방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코스콤 집계에 따르면 주요 코스닥 액티브 ETF 6종(KoAct·TIME·PLUS·TIGER·MIDAS·DS)의 보유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비중이 평균 50%대에 달했다.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쏠림이 얼마나 심했는지 드러난다. 전공정 장비업체 테스와 반도체 기판업체 심텍·피에스케이홀딩스는 6종 ETF 모두가 공통으로 편입했고, 브이엠·피에스케이는 5종이 겹쳐서 담았다. 서로 다른 운용사가 만든 '액티브' 상품인데도 실질적으로는 비슷한 소수 종목에 베팅하고 있었던 셈이다. 업황 개선과 실적 성장 기대감에 운용사들이 이 종목들의 비중을 나란히 늘려온 게, 지난달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업종이 급락하면서 오히려 낙폭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졌다.

패시브 ETF와 달리 액티브 ETF는 정해진 리밸런싱 주기가 없어, 펀드매니저 판단에 따라 종목을 수시로 바꿀 수 있다는 게 원래 강점으로 꼽힌다. 그런데도 이번 하락 국면에서 포트폴리오 조정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투자업계에서 나온다. 실제로 국내뿐 아니라 마이크론·샌디스크·웨스턴디지털·인텔·AMD 등 해외 반도체 밸류체인에 집중 투자한 국내 액티브 ETF들도 비슷한 시기 같은 이유로 손실이 커지면서, "액티브 ETF의 배신"이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였다. 다만 모든 상품이 똑같이 당한 건 아니다. KoAct 코스닥액티브는 테스·피에스케이홀딩스 등 반도체 소부장을 담으면서도 알테오젠·파마리서치 같은 바이오 종목을 함께 편입해, 반도체가 흔들리는 구간에서도 다른 액티브 상품보다 상대적으로 손실을 방어한 사례로 꼽힌다.

개인 저가매수 몰린 코스닥 ETF — KODEX 코스닥150 순유입 3,289억

이런 큰 손실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코스닥 ETF 저가 매수세는 이어졌다. KODEX 코스닥150에는 최근 한 달간 3,289억원이 순유입됐고, TIGER 코스닥150(251억원), 최근 상장한 DS 코스닥액티브(133억원), KoAct 코스닥액티브(93억원)에도 개인 자금이 꾸준히 모였다.

필자가 보기엔 — 저가 매수, 방향은 맞을 수 있지만 선별이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이번 상황에서 주목한 지점은, 대형 반도체주가 바닥을 다지는 과정에서 코스닥 우량주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는 점이다. 권순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지수 전체의 동반 상승보다는 성장 기대와 정책 모멘텀이 유입될 때 소수 종목으로 수급이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다"며 "대형 반도체주가 저점을 형성하는 구간에서는 반도체 소부장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도 "국내 장비 업체들은 연초 이후 상승폭이 컸던 만큼 이번 조정폭도 확대됐지만, 낙폭이 단기간에 집중된 만큼 향후 반등 여력도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사례는 액티브 ETF라고 해서 무조건 하락장에서 방어력이 좋을 거라는 기대가 항상 맞지는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특히 테스·심텍·피에스케이홀딩스 같은 종목을 운용사 6곳이 약속이나 한 듯 공통으로 담고 있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액티브'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실제로는 서로 다른 운용사들이 비슷한 리서치 결론에 도달해 비슷한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었던 셈이다. 그 테마(반도체 소부장)가 흔들리자 이 쏠림이 패시브보다 더 큰 낙폭으로 고스란히 돌아온 게 이번 급락장의 역설이다.

왜 종목을 수시로 바꿀 수 있었는데도 미리 손을 못 썼을까 생각해보면, 펀드매니저와 개인 투자자의 입장 차이가 보인다. 펀드매니저는 대개 비교지수·동종 상품 대비 '상대 수익률'로 평가받는다. 혼자 먼저 방어적으로 돌아섰다가 시장이 반등하면 기회를 놓쳤다는 평가를 받지만, 남들과 비슷하게 물리면 "시장 전체가 그랬다"는 명분이 남는다. 즉 펀드매니저 입장에서는 소신껏 다르게 가기보다 동료들과 비슷하게 움직이는 쪽이 더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상대 수익률이 아니라 내 계좌의 절대적인 손익만 중요하다. 이 둘의 이해관계가 어긋나는 구조를 이해하고 있어야, "액티브니까 알아서 분산돼 있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보다는 그 ETF들이 실제로 어떤 종목에 얼마나 겹쳐서 베팅하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하고 접근하는 태도를 가질 수 있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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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 설명
액티브 ETF — 기초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패시브 ETF와 달리,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재량껏 선별해 비교지수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상장지수펀드.
상관계수 규제 — 국내 액티브 ETF는 법규상 비교지수와의 상관계수를 0.7 이상으로 유지해야 해, 지수와 지나치게 다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없다.
반도체 소부장 —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들을 통칭하는 표현으로, 코스닥 시장에서 비중이 큰 업종 중 하나다.
상대 수익률 — 펀드나 ETF의 성과를 비교지수·동종 상품 대비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절대적인 손익과 달리 "시장보다 잘했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펀드매니저 평가에 주로 쓰인다.

📰 참고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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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31일 금요일

엘리어트 파동으로 짚어 본 코스피 5,000선, 거기서 반등했다

지난 19일 본 블로그 특집에서는 코스피의 엘리어트파동을 분석하며 "4파 종점인 5,000포인트 부근까지 밀린 뒤 상승 전환할 가능성"을 짚은 바 있다. 열흘 남짓 지난 지금, 코스피는 실제로 5,000선 근처까지 밀렸다가 역대 최대 상승률로 튀어 올랐다. 예측이 얼마나 맞아떨어졌는지, 그리고 그 사이 개인 투자자들은 어떻게 움직였는지 정리해본다.

5,000포인트 부근 — 근접했지만 정확히 찍지는 않았다

7월 19일 특집에서는 코스피 4파 종점을 3월 30일 5,000포인트 부근으로 보고, 이후 상승 5파를 엔딩다이고날로 해석하며 조정이 다시 이 구간까지 내려올 가능성을 열어뒀다. 실제로 코스피는 7월 29일 장중 한때 5,262.77까지 밀리며 5,000선 붕괴 가능성마저 거론됐다. 정확히 5,000을 찍지는 않았지만, 예측했던 지지 구간에서 약 5% 안쪽까지 근접한 뒤 더는 밀리지 않았다.

반등을 촉발한 건 뉴욕발 반도체 훈풍이었다

7월 30일 코스피는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주주환원 정책 재확인)에도 개인 매물에 밀려 5,593.56으로 마감했다. 그런데 하루 만인 3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01.89포인트(17.91%) 오른 6,595.45로 마감하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11.95%)를 훌쩍 뛰어넘는 역대 최대 상승률을 새로 썼다. 이 반등의 직접적인 계기는 국내 요인이 아니라 간밤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일제히 오르고 아마존 실적이 시간외로 급등한 것이었다. 예측했던 지지 구간 근처에서 방향이 바뀐 시점과, 이 외부 재료가 나온 시점이 정확히 겹친 셈이다.

같은 기간, 개인은 계속 팔았다

이 열흘 동안 수급 데이터를 보면 눈에 띄는 패턴이 하나 있다. 7월 30일 삼성전자가 장중 8%대 급등했을 때도 개인 매물이 뒤늦게 쏟아지며 지수가 결국 하락 마감했고, 코스피가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31일에도 외국인이 9조원에 육박하는 순매수를 나타내는 동안 개인은 오히려 9조원 넘게 순매도했다. 시장이 가장 많이 흔들렸던 구간(폭락 직후~반등 초입)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이틀 연속 순매도를 이어간 것이다.

필자가 보기엔 — 길은 정해져 있고, 이벤트는 그 길을 실어 나른다

이번 사례를 보면서 다시 확인한 생각은, 파동이 가리키는 구간과 그 구간에서 터지는 이벤트를 굳이 별개로 나눠볼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흔히 "왜 하필 이 시점에 이 뉴스가 나왔을까"라고 묻지만, 오히려 순서가 반대라고 본다 — 시장이 갈 길은 파동상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뉴욕 반도체주 급등이나 아마존 실적 같은 이벤트는 그 방향을 세상에 실어 나르는 계기 역할을 할 뿐이라는 것이다. 이번에도 5,000포인트 부근에서 매도세가 소진돼가던 참이었고, 마침 그 타이밍에 외부 재료가 터지면서 이미 준비되고 있던 반전에 불을 붙인 것에 가깝다고 본다. 그래서 "이번엔 방아쇠가 이거였다"는 사후적 설명보다, "이 정도 왔으면 언젠가는 반전이 나올 자리였다"는 쪽에 더 무게를 둔다.

이번 급락 구간에서는 필자가 참고해온 경험칙 하나가 이번에도 어느 정도 들어맞은 것 같다. 충격 5파가 엔딩다이고날 형태로 마무리되면, 그 상승분을 되돌리는 하락은 대개 파동이 형성된 기간의 절반 안에 끝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5파는 4파 종점인 3월 30일부터, 장중 기준 사상 최고점(9,385.59)을 찍은 6월 19일까지 약 12주에 걸쳐 형성됐다. 그리고 되돌림은 이 6월 19일 고점부터 7월 29일 저점(장중 5,262.77)까지 40일, 그러니까 약 6주 만에 끝났다. 형성 기간의 절반과 얼추 맞아떨어진 셈이다. 물론 우연일 수도 있지만, 파동 형성 자체에 이미 그 되돌림의 성격(가파른 상승만큼 가파른 조정)이 어느 정도 내포돼 있었다고 보는 쪽이 조금 더 설득력 있게 느껴진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조정이 여기서 A-B-C 플랫 형태의 단일 파동으로 마무리됐기를 바라는 쪽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 되돌림은 이미 파동 하나로 완결된 셈이라, 앞으로 7월 29일 저점(5,262.77)을 큰 폭으로 다시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다만 이것 또한 바람이 섞인 해석이고, 파동 카운트는 언제든 재해석될 수 있는 만큼 이후 움직임을 계속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그보다 더 눈에 밟히는 부분은 개인 투자자들의 수급 패턴이다. "공포에 사고 탐욕에 팔라"는 말은 투자 격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알려진 축에 속하지만, 정작 이번 열흘 동안 개인은 정반대로 움직였다. 가장 많이 흔들렸던 구간, 즉 이론적으로는 가장 싸게 살 수 있었던 구간에서 이틀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고, 그 물량을 외국인이 고스란히 받아갔다. 이건 판단력의 문제라기보다 손실 회피 심리에 가깝다 — 더 떨어질까 봐 파는 게 아니라, 지금의 불확실함 자체를 견디기 힘들어서 파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파동으로 지지 구간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해도, 그 구간에서 실제로 매수 버튼을 누를 수 있느냐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걸 이번 열흘이 다시 확인시켜준 셈이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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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7.91% 폭등 마감…2008년 금융위기 기록 넘어선 '역대 최대 상승률'


📖 용어 설명
엘리어트파동(Elliott Wave) — 주가가 상승 5개 파동과 하락(조정) 3개 파동을 반복하며 움직인다고 보는 기술적 분석 이론으로, 분석가의 주관적 해석이 크게 개입되는 도구다.
엔딩다이고날(Ending Diagonal) — 충격 5파의 마지막 국면에서 나타나는 쐐기형 파동 패턴으로, 상승 추세의 힘이 소진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형성 이후 되돌림이 상대적으로 빠르고 가파른 경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A-B-C 플랫(Flat) — 엘리어트파동의 대표적인 조정 패턴 중 하나로, 한 번의 A-B-C 파동으로 조정이 완결되는 형태다. 조정이 이 패턴으로 마무리되면 해당 파동의 저점(또는 고점)이 이후 추세에서 지지선(또는 저항선)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고 여겨진다.
4파 종점 — 엘리어트파동에서 상승 4번째 파동이 끝나는 지점으로, 이후 시작될 조정의 지지선(하단)으로 흔히 참고된다.
손실 회피 편향(Loss Aversion) — 같은 크기의 이익보다 손실을 훨씬 더 고통스럽게 느끼는 심리적 편향으로, 하락장에서 이성적 판단보다 감정적 매도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 참고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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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30일 목요일

코스피 17.91% 폭등 마감…2008년 금융위기 기록 넘어선 '역대 최대 상승률'

코스피와 코스닥이 최근 과도한 하락을 거친 후, 31일 역대 최대 상승률을 새로 쓰며 강하게 반등 마감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장중 상한가에 근접하는 등 반도체주 중심의 급등 현상을 통해 투자자들의 심리가 크게 개선되었다.

코스피 17.91%, 코스닥 11.63% 상승률과 외국인 순매수 9조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8.19% 상승을 보여주는 카드형 인포그래픽. 하단에는 코스피 종가가 7월 13일 6807에서 7월 29일 5594까지 급락했다가 7월 31일 6595로 반등하고 8월 3일 6257로 조정된 흐름을 나타낸 라인그래프와, SK하이닉스 상한가·삼성전자 20%대 상승·SK스퀘어 및 삼성전기 상한가 등 주요 종목 동향이 함께 정리돼 있다.
7월 13일 블랙먼데이 이후 급락했던 코스피가 7월 31일 역대 최대 상승률로 반등했다가, 8월 3일 다시 조정을 받는 흐름을 정리했다.

전날 하락 이후 반발 매수세, 역대 최대 상승률 경신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001.89포인트(17.91%) 오른 6595.45에 거래를 마쳤다. 사흘간의 과도한 하락을 딛고 장중 한때 6600선까지 넘어섰다. 종가 기준 상승률로는 역대 최고치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속 한미 통화스왑 체결이 발표됐던 2008년 10월 30일의 11.95%를 훌쩍 뛰어넘었다. 코스닥지수도 74.98포인트(11.63%) 오른 719.76에 장을 마쳤다. 개장 직후 코스피·코스닥 양 시장에서 동시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초반부터 매수세가 강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급등도 두드러졌다. SK하이닉스는 장중 상한가에 근접했고, 삼성전자는 20%대 상승 마감했다. 시총 3위 SK스퀘어와 4위 삼성전기는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 개인은 차익실현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9조원에 육박하는 순매수세를 나타내며 지수 급등을 주도했다. 이는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의 순매수로,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간 결과다. 반면 개인은 9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고, 기관은 순매수와 순매도를 오가며 큰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수했고 개인만 순매도하는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 일제히 상승

뉴욕 증시에서도 반도체 주식들이 크게 오르며 투자 심리가 회복되었다. 미국 상장 30개 주요 반도체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8.19% 상승했으며,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스와 샌디스크 등 주요 기업들의 주가도 두 자릿수 이상 상승했다. 장 마감 후 발표된 아마존의 실적도 훈풍에 힘을 보탰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매출이 전년 대비 3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8~9%대 급등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7월 내내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했던 요인은 AI 업체들의 수익성 및 투자 주기 종료 우려, 수급 불안이었다"며 "전날 미국 증시에서 AI와 반도체주들이 동반 폭등했다는 사실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해당 하방 압력 위험을 상당 부분 덜어낸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필자가 보기엔 — 낙폭보다 눈여겨볼 건 방향이 뒤집히는 속도

개인적으로 이번 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상승폭 자체보다, 방향이 통째로 뒤집히는 속도다. 불과 며칠 전에는 사상 첫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던 시장이, 이번엔 코스피·코스닥에 동시에 매수 사이드카가 걸릴 정도로 급반등했고, 결국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종가 기준 최대 상승률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폭락과 폭등이 이 정도로 짧은 간격을 두고 역대 기록을 나란히 경신한다는 것 자체가, 지금 변동성이 평소 범위를 크게 벗어나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다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이번 반등의 진원지가 국내가 아니라는 점이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이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8%대 오른 게 국내 반도체주 급등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 기업의 실적이나 정책 변화보다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대한 투자심리 회복에 기댄 반등에 가깝다는 뜻이다. 외국인이 이틀 연속 순매수를 주도하는 동안 개인은 오히려 5조원 넘게 순매도했다는 점도, 지금 이 반등을 바라보는 시각이 투자자 그룹마다 엇갈리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이런 장에서는 단기 추격 매수에 나서기보다, 이번 급등이 실적 개선을 동반한 추세 전환인지 아니면 과도했던 낙폭에 대한 기술적 되돌림인지를 먼저 가려보는 게 순서라고 본다. 사흘 만에 지수가 두 자릿수 폭으로 오르내리는 변동성 자체가, 아직 시장이 방향을 확정하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특히 반도체 업황은 글로벌 공급망 이슈 같은 변수에 여전히 노출돼 있는 만큼, 이번 급등만으로 장기적인 투자 판단까지 서두를 필요는 없어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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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사상 최대 실적인데 왜 실망했나


📖 용어 설명
매수 사이드카 — 선물 가격이 기준가 대비 일정 폭(코스피 5%, 코스닥 6%) 이상 급등한 상태가 1분간 이어질 때 발동되는 조치로, 프로그램 매수 주문의 효력을 5분간 정지시켜 시장 과열을 진정시킨다.
서킷브레이커 — 주가 급락으로 시장 충격이 우려될 때 일정 시간 모든 매매를 중단시키는 제도로, 사이드카보다 더 강도 높은 시장 안정화 조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30개 주요 반도체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로, 글로벌 반도체 업황과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대표 지표로 쓰인다.
AWS(아마존웹서비스) —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부문으로, 아마존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실적 발표 때마다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 참고 기사:
하닉 장중 '상한가' 근접…코스피 16%·코스닥 9% '초급등'
외인 9조 '폭풍 매수'에 코스피 올해 최대 상승률⋯SK스퀘어·삼성전기 上
"이런 폭등은 없었다"…코스피, '역대 최대' 17%대 치솟으며 6500선 탈환
사상 최대 상승… '아찔한' 코스피

코스피 5593 마감, 그런데 증권가는 "최악 지났다"

사흘 연속 롤러코스터를 탄 코스피가 결국 또 하락 마감했다. 다만 하락 다음 날 증권가에서는 "최악은 지났다"는 진단이 나오며, 이번 조정의 저점이 어디쯤인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실적에도 6000선 탈환 실패

3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9.68포인트(1.23%) 내린 5593.5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은 전날보다 오른 5681.77에 출발해 장중 한때 5976.82까지 오르며 5.5% 넘게 상승, 6000선 탈환을 눈앞에 뒀지만 결국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 전환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약속대로 이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장중 8.39% 급등해 22만6,000원까지 오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지만, 오후 들어 매도세가 몰리며 결국 0.72% 내린 20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3,252억원, 744억원을 순매수했는데도 지수가 내려앉은 건, 반등 국면에서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개인 투자자들의 이탈 매물이 뒤늦게 쏟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닥도 이날 2.70% 하락한 644.78로 마감했다.

증권가 "5700~5800선이 핵심 지지선"

이런 흐름 속에 31일 한 증권사는 "최악의 국면은 지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보고서는 최근의 급락을 두 층위로 나눠 설명했다. 하나는 레버리지 상품 청산에 따른 매도 압력으로, 이는 규모를 조 단위로 셀 수 있어 8월 초·중순쯤이면 마무리될 것으로 추산했다. 다른 하나는 글로벌 반도체 밸류에이션 재평가라는 좀 더 장기적인 흐름인데, 이는 숫자로 특정하기 어려운 성격이라고 짚었다. 해당 연구원은 5700~5800선을 핵심 지지선으로 제시하며, 그 근거로 200일 이동평균선과 2025년 4월 저점부터 2026년 6월 고점까지 상승폭의 50% 되돌림 구간, 그리고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5배 수준이 이 지수대에 몰려 있다는 점을 들었다. 코스피는 지난 29일 장중 한때 5262.77까지 밀리며 5000선 붕괴 가능성마저 거론됐던 바 있다. 이 연구원은 "단기 등락을 거쳐 5700~5800선에서 안착한다면, 1차적으로 선행 PER 7배 수준인 8200선, 2차적으로는 8배 수준인 9300선까지 회복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다음 관전 포인트로는 7월 말부터 8월 초 사이 예정된 미국 빅테크·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실적 발표를 꼽았다.

필자가 보기엔 — 낙관론의 근거와 남은 변수

개인적으로 이번 진단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이 반등 시나리오가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구체적인 밸류에이션 지표(선행 PER 5배, 7배, 8배 구간)와 기술적 지표(200일 이평선, 50% 되돌림 구간)를 근거로 제시됐다는 점이다. 특히 하락 요인을 '레버리지 청산'과 '반도체 밸류에이션 재평가'라는 두 층위로 구분한 접근이 눈에 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번 급락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자기증폭 매도 구조가 상당히 작용했는데, 이 요인은 청산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소멸하는 반면, 글로벌 반도체 업종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는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는 걸 구분한 셈이다.

다만 짚어볼 부분은, 30일 삼성전자 실적 발표 직후의 주가 흐름 자체가 이 반등 시나리오의 불확실성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장중 8%대까지 급등했던 주가가 결국 하락 마감으로 끝난 건, 좋은 재료가 나와도 그동안 쌓인 매물 부담을 완전히 이겨내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는 앞서 다룬 이틀간의 수급 데이터와도 맥이 닿는다.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에 나서고 있는데도 개인의 매물이 계속 나오면서 지수 상승을 억누르고 있는 흐름이 30일에도 반복된 것이다. 결국 증권가가 제시한 5700~5800선이라는 지지선이 실제로 방어되는지, 그리고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이 언제쯤 진정되는지가 이 낙관적 시나리오의 실현 여부를 가를 첫 번째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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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 설명
선행 PER(Forward P/E) — 향후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산출한 주가수익비율로, 지금 주가가 미래 이익 대비 얼마나 저렴하거나 비싼지를 가늠하는 지표.
200일 이동평균선 — 최근 200거래일간의 평균 주가를 이은 선으로, 장기적인 추세의 방향성을 판단하는 데 활용되는 기술적 지표.
되돌림(Retracement) — 주가가 한 방향으로 크게 움직인 뒤, 그 상승·하락폭의 일정 비율만큼 반대 방향으로 되돌아가는 현상을 뜻하는 기술적 분석 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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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지났다, 9300 간다"...대폭락 코스피 '5700선이 터닝포인트' 찍은 증권사
"오늘은 오르는 거 아니었나요"…코스피, 외국인 복귀에도 5593선 하락

방산 넘어 첨단 스타트업으로…중기부, AI·드론 신안보 기업 키운다

정부가 '한국형 팔란티어'를 목표로 내걸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국방부·우주항공청과 함께 AI·드론 등 신안보 분야 스타트업을 집중 육성하는 실무협의체를 가동하며, 방산 대기업 중심이던 국방산업 지원 정책이 민간 혁신기업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방향 자체는 세계적인 흐름과 다르지 않지만, 목표로 내건 숫자와 실제 국방 현실 사이에는 아직 채워야 할 간극도 함께 보인다.

2030년까지 '1조 클럽' 5곳, '1000억 클럽' 50곳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29일 서울에서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실무협의체' 첫 회의를 열고 후속 과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협의체는 앞서 지난 6월 26일 중기부·국방부·우주항공청이 공동 발표한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방향'을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기획예산처·방위사업청 등 관계부처가 함께 참여한다. 정부의 목표는 명확하다. 2030년까지 신안보 분야에서 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 5개사와 매출 1,000억원 이상 혁신기업 50개사를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대표 모델로는 데이터 분석·AI 기술로 미국 국방·정보기관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며 급성장한 미국 기업 팔란티어가 거론된다.

드론·AI·우주항공·사이버보안이 핵심 4대 분야

정부는 신안보 전략분야로 AI·드론, 우주항공, 사이버보안 등을 지정했다. 국방부는 이 중 AI·드론 분야에서 군이 초기 수요자로 나서 민간 기술의 실증과 신속 도입을 지원하는 '마중물' 역할을 맡는다. 이를 위해 혁신기업의 기술을 실제 부대에서 시험할 수 있는 실증전담부대를 2026년까지 9개로 늘리고, 부대별로 기업과 군이 함께 기술을 검증·개선하는 '혁신랩'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한국형 장거리 자폭무인기(K-LUCAS) 도입과 함께, 50만 드론전사 양성을 위한 교육용 상용드론 6만 대를 확보해 민간 드론 기업들의 공공 판로도 함께 열어줄 방침이다.

지원 체계 — 투자부터 조달까지

정책 이행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도 함께 추진된다. 정부는 정책의 안정적 시행을 위해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특별법'을 제정하고, 신속한 조달을 위해 국가계약법과 '국방첨단전력사업법' 등 관련 법령의 제·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범정부 차원의 정책 조정을 위해 국무총리가 위원장을 맡는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위원회'와 실무 추진단도 설치된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지식재산권 처리 방식이다. 정부와 혁신기업이 공동 연구개발 성과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공동 보유하되, 기업이 이를 민간사업에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권한을 보장하기로 했다. 이는 국방 관련 기술 개발이 자칫 군납에만 묶여 민간시장 확장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자금 조달 구조는 미국 모델을 참고했다. 정부가 신안보 분야에 100% 직접 출자하는 '한국형 인큐텔'을 설립해 초기 자금 공백을 메우고, 1조원 이상 규모의 모태펀드·방산펀드로 성장자금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인큐텔은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1999년 설립한 비영리 벤처캐피탈로, 팔란티어를 포함한 여러 안보 스타트업의 초기 투자자로 참여해온 곳이다. 여기에 더해 기술특화 자산운용사인 '한국전략기술파트너스'(가칭)를 통해 향후 5년간 최대 10조원 규모의 투자재원을 조성하고, 연구개발부터 실증·구매까지 연계하는 'OTA형 연구개발' 제도로 기업당 최대 5년간 100억원을 지원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다만 특별법 조문과 국가계약법 개정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아, 외국 자본이나 기술 유출을 걸러낼 심사 장치가 얼마나 구체적으로 담길지는 실무협의체의 다음 발표를 지켜봐야 하는 단계다.

숫자로 보면 — 목표와 현실 사이

이번 정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목표치는 '50만 드론전사 양성'과 '교육용 상용드론 6만 대 확보'다. 이 숫자들을 몇 가지 사실과 나란히 놓아보면, 판단에 참고할 만한 지점이 보인다.

  • 병력 규모 — 국방중기계획은 상비병력 50만 명 유지를 전제로 짜여 있지만, 병역자원 감소로 실제 상비병력은 이미 이 선을 밑돈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 드론작전사령부 — 2023년 창설된 이 조직은 올해 1월 폐지 권고를 받았고, 국방부는 해체 대신 개편으로 방향을 잡았다. 정부가 이 개편과 '50만 드론전사' 목표를 직접 연계해 설명한 적은 없지만, 시기상으로는 겹친다.
  • 부품 구성 — 국내 가정·교육용 드론 시장은 중국 DJI 점유율이 70%를 넘는다. 보급 드론에 중국산 부품 트랜시버 채택이 검토됐다는 보도도 있었다. 국방부는 3년 내 국산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 세 가지를 어떻게 볼지는 읽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정책이 진행되며 좁혀질 간극으로 볼 수도, 지금 시점의 실행력을 가늠하는 신호로 볼 수도 있다. 관련 산업에 관심이 있다면 개별 기업의 실적보다, 이 세 가지가 실제로 좁혀지는지를 먼저 눈여겨볼 만하다.

필자가 보기엔 — 방향은 맞다, 다만 세 가지 물음표가 남는다

개인적으로 이번 정책에서 가장 타당하다고 보는 지점은, 안보 환경이 재래식 무기 중심에서 AI·드론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문제의식 자체다. 민간의 혁신 속도를 국방 조달에 끌어들이겠다는 방향성도 세계적인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형 팔란티어'라는 비유도, 정부의 관심이 하드웨어보다 데이터·AI·소프트웨어 기반의 새로운 안보산업 쪽에 있다는 걸 보여준다는 점에서 방향 자체는 설득력이 있다. 다만 팔란티어는 순수 민간기업이면서도, 미국 국방부·정보기관과 일하는 만큼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자본 심사와 기밀정보 취급을 위한 보안 인가 등 정부의 엄격한 통제를 동시에 받는 회사이기도 하다. 이번에 정부가 함께 참고한 '인큐텔' 모델도 같은 맥락이다. 인큐텔은 형식은 민간 벤처캐피탈이지만 애초에 CIA가 만든 조직으로, 자금은 민간 방식으로 굴리되 그 뿌리에는 정보기관의 통제가 있다. '한국형 팔란티어'와 '한국형 인큐텔'이라는 두 이름 모두, 결국 자금과 통제가 함께 움직이는 미국식 모델을 빌려온 표현이라는 점을 짚어둘 필요가 있다.

다만 이 방향이 실현되려면 물음표도 셋 남는다. 목표 숫자를 뒷받침할 조직·병력 기반, 국산화 상징 사업의 실제 부품 구성, 그리고 앞서 짚은 팔란티어식 통제 축에 준하는 안보 심사 장치까지 — 셋 다 지금은 방향성 선언에 머물러 있고,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앞으로 나올 특별법과 국가계약법 개정안이 이 물음표들에 얼마나 구체적으로 답하느냐가, 이 정책이 선언에서 그칠지 실제 성과로 이어질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종목이나 방향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용어 설명
신안보(New Security) — 전통적 군사 위협뿐 아니라 AI·사이버·우주 등 첨단기술 영역까지 아우르는 확장된 안보 개념.
팔란티어(Palantir) — 데이터 분석·AI 기술을 바탕으로 미국 국방·정보기관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며 성장한 미국 기업으로, 소프트웨어 기반 국방 스타트업의 대표 성공 사례로 꼽힌다.
CFIUS(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 국가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국인의 미국 기업 투자를 심사하는 미국 정부 기구로, 필요시 지분 매각이나 기술 접근 제한 등의 조건을 부과할 수 있다.
인큐텔(IQT) —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1999년 설립한 비영리 벤처캐피탈로, 팔란티어 등 여러 안보 스타트업에 초기 투자자로 참여해왔다.
K-LUCAS — 정부가 도입을 추진 중인 한국형 장거리 자폭무인기 사업명.
실증전담부대 — 민간 기업이 개발한 신기술을 실제 군 현장에서 시험·검증할 수 있도록 지정된 군 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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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넘어 첨단 스타트업으로…중기부, AI·드론 신안보 기업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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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29일 수요일

코스피 이틀 연속 폭락, 진짜 원인은 무엇인가

코스피가 이틀 연속 폭락했다. 28일 10.69% 급락에 이어 29일에도 장중 서킷브레이커가 재발동되며 결국 5.98% 내린 5663.24로 마감했다. 정부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는데, 실제로 얼마나 맞는 말인지, 그리고 이 급락이 큰손의 위험 회피인지 개미의 공포 매도인지 데이터로 짚어봤다.

역대급 낙폭 — 1990년 이후 최악의 한 달

하나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29일 보고서에서 "7월 코스피 월간 변화율은 -28.9%로 1990년 이후 월간 하락률 1위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2위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27.3%), 3위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23.1%)다. 실제로 네이버 금융 시세 기준으로 보면, 지난 6월 22일 9,114.55로 마감했던 코스피는 이날(29일) 종가 5,663.24까지 밀리며 약 37.87%(3,451.3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 조정기(2021년 6월~2022년 9월, 1년 3개월간 -34.7%)의 낙폭을 단 한 달여 만에 넘어선 수준이다.

정부 "우리만의 현상 아니다"…촉발 요인은 맞지만 진폭은 다른 이야기

이재명 대통령의 브라질 순방을 수행 중인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현지 브리핑에서 "지난 2~3개월 큰 변동성이 나타난 것은 우리 시장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며 이번 사태를 과거 '딥시크 쇼크'와 유사한 흐름으로 진단했다. 그는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CXMT)의 상하이 증시 상장 흥행과, 중국 국영기업의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개발 소식을 촉발 요인으로 꼽으며 "AI의 성능과 별도로, 투자액이 실제 이익으로 이어질 것이냐는 논쟁이 계속되는 점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김 실장 스스로도 한국 시장의 유독 큰 변동폭은 인정했다. 그는 "변동의 중심부에서 10 정도의 변화가 생기면 우리나라에선 20~30 정도로 나타난다"며 개인투자자와 파생상품(레버리지 ETF) 비중이 높은 국내 시장 구조가 변동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짚었다. 정리하면 '촉발 요인'은 분명 글로벌(중국발 반도체 경쟁, AI 밸류에이션 논쟁)이라는 점에서 정부 진단이 맞지만, 정작 하락의 '폭' 자체는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컸다는 점에서 "우리만의 현상은 아니다"라는 표현만으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 지점이 남는다.

큰손은 팔았나, 담았나 — 이틀간 엇갈린 수급

이런 급락장에서 흔히 나오는 추측 중 하나는 "위험을 먼저 감지한 큰손들이 이미 충분히 수익을 낸 자산을 정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다만 실제 수급 데이터를 보면 이 추측과는 결이 다른 그림이 나타난다. 폭락 첫날인 28일, 외국인은 약 5조원을 순매도하며 뚜렷한 위험 회피 행보를 보였다. 그런데 둘째 날인 29일 오전에는 외국인 매도 규모가 3,000억~4,000억원대로 크게 줄었다. 여전히 순매도이긴 하지만 속도가 눈에 띄게 완화된 것이다. 더 흥미로운 건 기관의 움직임이다. 기관은 이틀째 오히려 저가 매수에 나서며 29일 오전에만 4,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2,000억원까지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위험 감지에 따른 수익실현'보다는 '과매도 국면에서의 저가 매수'에 가까운 패턴이다.

개미는 공포에 던졌나 — 이틀간 정반대로 움직인 개인 수급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개인 투자자의 행보다. 28일 폭락 당일에는 개인이 오히려 4조3,0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를 시도했다. 그런데 하루 뒤인 29일에는 다시 6,000억원에서 1조4,000억원 규모로 순매도로 돌아섰다. 하루는 사고 하루는 파는 변덕스러운 패턴이 데이터로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다행히 우려했던 '반대매매 연쇄'(신용융자로 산 주식이 강제 청산되며 추가 급락을 부르는 현상)는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7월 초 있었던 비슷한 폭락 국면에서도 반대매매 규모가 전일보다 오히려 줄어드는 흐름이 확인된 바 있어, 이번에도 이 지표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반대매매도 없었는데 왜 이렇게 빠졌나 — 레버리지의 자기증폭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신용융자에 따른 반대매매(강제청산)조차 본격화되지 않았다면, 실제 매도 물량 자체는 그리 크지 않았을 텐데 지수는 왜 이렇게까지 흔들렸을까. 답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자기증폭' 구조에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처럼 시가총액 비중이 큰 종목에 걸린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 대비 정확히 2배의 수익률을 매일 맞춰야 하는 상품이다. 그런데 주가가 떨어지면 이 배율을 유지하기 위해 ETF 운용사가 해당 주식을 추가로 더 팔아야 하고, 이 매도가 다시 주가를 떨어뜨리며 또 다른 매도를 부르는 '하락→매도→추가 하락→추가 매도'의 피드백 루프가 만들어진다. 이는 투자자들의 판단에 따른 매도가 아니라, 상품 구조상 기계적으로 발생하는 매도라 실제 체감 매도 심리보다 훨씬 큰 압력을 만들어낸다. 이 레버리지 ETF의 자기증폭 구조 자체는 시장이 오를 때도 똑같이 작동해, 상승장에서는 반대로 매수를 더 부추기며 급등을 만들어낸다는 특징이 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거래대금은 기초자산 거래대금의 20~30% 수준으로, 미국(약 5%)보다 4~6배가량 높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국내 증시 급락의 배경으로 이 레버리지 ETF발 프로그램 매도를 지목하며, 반도체 펀더멘털 자체의 훼손이 아니라 수급 왜곡에 따른 결과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삼성증권 조아인 연구원은 "이번 조정은 기업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유동성이 제한된 환경에서 대외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결과"라며, 주식을 살 수 있는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6월 초 약 140조원에서 7월 말 106조원 수준으로 24% 넘게 줄었다는 점도 짚었다. 즉 팔려는 물량을 받아줄 매수 대기자금 자체가 말라 있었던 셈인데, 이런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매도 물량으로도 가격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전문가들의 진단 — "과매도, 다만 조건부"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역대급 과매도 국면에 있다"며 "메모리 피크아웃, 중국의 증설 경쟁, 연준 금리 인상 우려가 존재하지만 아직 잠재적 위험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현재 낙폭은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하나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의미 있는 반등을 위한 핵심 조건으로 '외국인 순매수 전환'을 꼽았다. 그는 "급락 이후 반대매매 및 손절 여파로 국내 수급 주체들이 무력화되는 구조 특성상, 지수 반등에는 외국인 매수가 사실상 필연적"이라며, 특히 반도체 대형주(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낙폭과대·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이라는 점에서 반등의 핵심 관찰 대상이라고 짚었다.

필자가 보기엔 — '역사적 과매도'와 '확정된 바닥'은 다른 이야기

개인적으로 이번 사태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전문가들이 짚은 '과매도 국면'이라는 진단과 '이미 바닥을 확인했다'는 판단은 다르다는 점이다. 1990년 이후 최악의 월간 하락률이라는 통계, 그리고 메모리 피크아웃·중국 증설 경쟁 같은 우려가 "아직 잠재적 위험에 머물러 있다"는 전문가 평가를 종합하면, 지금 낙폭이 과도하다는 컨센서스 자체는 형성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29일 장 초반 코스피가 한때 3%대까지 반등했던 것도 이런 저가 매수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다만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하나증권이 제시한 반등의 핵심 조건인 '외국인 순매수 전환'이 아직 완전히 충족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매도 속도가 둔화된 것은 긍정적 신호지만, 이틀째까지도 외국인은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개인 투자자의 수급이 하루 단위로 정반대로 뒤바뀌는 지금의 변동성 자체가, 아직 시장 참여자들의 확신이 부족한 상태라는 걸 보여준다. 결국 지금 국면은 '역사적으로 드문 과매도 구간'이라는 진단과 '아직 명확한 반등 신호를 기다리는 단계'라는 진단이 동시에 성립하는 상황에 가깝다. 앞으로 며칠간 외국인 수급이 실제로 순매수로 전환되는지, 그리고 반대매매 규모가 추가로 확대되지는 않는지가 이번 조정의 성격을 가늠할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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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ETF, 오르면 더 사고 내리면 더 파는 구조의 함정


📖 용어 설명
반대매매 — 신용거래(빚을 내서 산 주식)로 매수한 주식의 가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담보 부족을 이유로 투자자 의사와 무관하게 강제로 주식을 매도 처리하는 것.
과매도(Oversold) — 실제 가치나 펀더멘털 대비 주가가 지나치게 많이 하락한 상태를 뜻하는 기술적 분석 용어.
피크아웃(Peak-out) — 특정 산업이나 지표가 최고점을 찍고 하락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을 뜻하는 표현.

📰 참고 기사:
김용범 靑 정책실장 "레버리지 ETF 때문만은 아냐"
역대급 폭락장 맞은 코스피…반등 조건 4가지는?
김용범 정책실장 증시변동성 확대, 금융위·금감원이 점검할 것
코스피, 다시 6000선 내줬다...개미 1.4조원 던져

2026년 7월 28일 화요일

코스피 10.84% 폭락, 6000선 위협…중국발 반도체 충격

코스피가 28일 하루 만에 10.84% 폭락하며 6023.66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6000선이 무너지는 등 3개월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는데,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급성장이 국내 반도체 대형주를 정면으로 강타했다.

사이드카,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된 하루

이날 코스피는 개장 직후부터 매물이 쏟아지며 급락세로 출발했다. 오전 9시 6분 코스피200 선물이 기준가 대비 5% 이상 하락하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오전 10시 13분에는 지수 낙폭이 8%를 넘어서면서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1단계 서킷브레이커까지 전격 발동됐다. 이번 달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 서킷브레이커였다. 오후 3시 13분쯤에는 장중 최저 5992.91까지 밀리며 심리적 지지선인 6000선이 실제로 붕괴됐다. 코스피가 장중 6000선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 4월 14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다만 장 후반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종가 기준으로는 가까스로 6000선 위(6033.61)에서 마감했다.

중국 CXMT가 쏘아 올린 공포

이날 급락의 진앙은 중국 최대 D램 제조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였다. CXMT가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며 본격적인 생산능력 확대와 기술 격차 좁히기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장기 수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시장 전체를 덮쳤다. 여기에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가 정점을 지났다는 이른바 'AI 고점론'까지 겹치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에 불을 붙였다.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투톱이 하락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13.39% 하락한 22만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14.65% 급락한 155만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수천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계속 눌렀다.

필자가 보기엔 — 이번 주 대형 이벤트들이 분수령

개인적으로 이번 급락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이 조정이 하루짜리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주에만 SK하이닉스·삼성전자의 2분기 확정 실적, 미국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 그리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까지 대형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이 하나하나가 시장이 이번 급락을 '일시적 충격'으로 볼지 '추세 전환의 시작'으로 볼지를 가를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에서 회사 측이 중국발 경쟁 심화 우려에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가 다음 며칠간 투자심리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참고로 이번 CXMT발 충격은 하루 전인 27일 애플이 엔비디아를 제치고 세계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사건과도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 당시 CXMT 상장 소식이 미국 반도체 섹터 전반의 밸류에이션 우려에 불을 지폈고, 이 흐름이 하루 뒤 국내 증시까지 강타한 셈이다.

다만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장 후반 기관이 대거 저가 매수에 나서며 6000선 붕괴를 막아냈다는 점이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이번 급락이 펀더멘털 자체의 붕괴라기보다는 과도하게 쏠렸던 수급이 급격히 풀리는 과정이라는 인식이 일부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결국 이번 주 예정된 실적·금리 이벤트들이 어떻게 소화되는지에 따라, 지금의 급락이 저가 매수 기회였는지 아니면 더 긴 조정의 시작이었는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함께 보면 좋은 글:
메모리값 130% 폭등, 언제 꺾일까 — CXMT의 추격과 D램 가격 급등 배경 정리
애플, 엔비디아 제치고 다시 세계 시총 1위로


📖 용어 설명
매도 사이드카 —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전일 대비 일정 비율 이상 급락한 상태가 일정 시간 지속될 때 발동되는 제도로, 발동 시 프로그램 매도 주문의 체결이 일시 정지된다.
서킷브레이커 — 주가지수가 일정 폭 이상 급락할 때 시장 전체의 매매를 일시적으로 중단시키는 제도로, 투자자들이 냉정을 되찾을 시간을 주기 위한 안전장치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 미국 연방준비제도 내에서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

📰 참고 기사:
코스피, 중국 반도체 충격에 10.84% 폭락…장중 한때 6000선 붕괴
코스피, 장중 6000선 붕괴…기관 매수세에 6033.61 턱걸이 마감
코스피 10% 폭락에 6000선마저 위태…코스닥은 1년3개월 만에 700선 붕괴

2026년 7월 27일 월요일

'2분기 어닝쇼크' 현대로템, 18% 급락…방산주 약세

같은 날 발표된 방산·조선 대표주의 2분기 성적표가 극명하게 갈렸다. 한화오션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반면, 현대로템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으며 27일 하루 만에 주가가 18% 넘게 급락했다.

영업이익 9.8% 감소, 컨센서스도 14% 밑돌아

현대로템은 24일 발표한 2분기 잠정 실적에서 연결기준 영업이익 2,32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9.8% 줄었고, 시장 컨센서스(추정치)도 약 14% 밑도는 수준이다. 순이익도 1,863억원으로 1.8% 감소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27일 현대로템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7.36% 급락한 13만900원까지 밀려나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장중 한때는 12만9,3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왜 부진했나 — 제품 믹스 악화와 계약 구간 전환

증권가는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크게 두 가지를 짚었다. 하나는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내수용 K2 전차 생산 물량이 늘면서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줄어든 '제품 믹스 악화'다. DS투자증권 강태호 연구원은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내수 생산 물량 증가로 제품 믹스가 나빠졌고, 폴란드 K2전차 1차 계약(EC1) 프로젝트도 종료 국면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다올투자증권 최광식 연구원도 "1분기보다 2분기에 국내 K2 4차 양산으로 매출이 늘면서 수출 비중이 하락했다"며 "지금 진행 중인 폴란드 K2전차 2차 계약(EC2)도 수익성 평탄화 때문에 EC1 말미보다 낮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여기에 삼성증권은 비교 대상인 독일 라인메탈 등 글로벌 방산기업들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자체가 낮아지는 흐름도 현대로템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들, 목표주가 줄줄이 하향

실적 발표 이후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췄다. DS투자증권은 27만원에서 23만6,000원으로, 다올투자증권은 40만원에서 38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목표주가를 낮췄음에도 투자의견 자체를 '매도'로 바꾼 증권사는 눈에 띄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5월 말 기준으로는 애널리스트 18명 전원이 매수 의견을 유지했고, 평균 목표주가(31만2,333원)와 당시 주가(20만7,000원)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었다.

필자가 보기엔 — 익숙한 '상저하고' 패턴일 가능성

개인적으로 이번 부진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현대로템의 실적이 계약 구간 전환기마다 반복적으로 흔들려온 이력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4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적이 있는데, 당시 원인 역시 K2 2차 계약의 초기 비용이 먼저 반영된 데 따른 것이었다. 즉 새로운 대형 계약이 시작되는 초반부에는 수익성이 낮게 잡히다가, 생산이 본궤도에 오르는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개선되는 '상저하고' 흐름이 이 회사의 반복적인 패턴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번 2분기 부진도 이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있다.

다만 짚어볼 부분은, 이번엔 폴란드 K2 2차 계약(EC2) 자체의 수익성이 1차 계약(EC1) 말미보다 낮게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 새로 나왔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계약 초반 비용 반영 문제를 넘어, 계약 조건 자체가 예전만큼 유리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그럼에도 애널리스트들이 목표주가만 낮추고 매수 의견은 유지하고 있는 건, 폴란드 현지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27년 이후 생산 속도가 빨라지고, 루마니아·페루·이라크 등으로 수출 파이프라인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중장기 성장 스토리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적인 기술적 분석 관점을 하나 더 보태면, 지금 이 급락이 회사 펀더멘털 자체를 흔드는 수준인지, 아니면 단기 파동상의 조정인지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52주 신저가로 밀린 13만원대에서 12만원 선을 지켜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 이 가격대가 무너지지 않고 지지된다면 이번 하락은 계약 구간 전환에 따른 일시적 되돌림(조정 파동)에 가깝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12만원마저 하향 이탈한다면 단순 조정이 아니라 추세 자체가 꺾이는 신호로 봐야 할 수도 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기술적 분석의 영역이라는 점을 밝혀둔다.

여기에 최근 코스피 전반의 변동성도 함께 감안할 필요가 있다. 상승장에서 크게 수익을 낸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는 매물이 지수 전반에 쏟아지고 있는 만큼, 지수 자체가 상당폭 되돌림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본다. 이런 지수 전반의 조정 압력 속에서는 개별 종목의 실적 이슈와 무관하게 주가가 함께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결국 하반기 실적 회복 속도와 신규 수주 공시뿐 아니라, 이 12만원 지지선의 방어 여부와 지수 전반의 조정 흐름을 함께 지켜보는 게 현재로선 더 안전한 접근으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기술적 분석 관련 내용은 필자 개인의 해석이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용어 설명
어닝쇼크 — 기업의 실제 실적이 시장의 사전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경우를 뜻하는 표현.
제품 믹스 — 기업이 판매하는 여러 제품·서비스의 구성 비율로, 수익성이 다른 제품 비중이 바뀌면 매출이 늘어도 이익률은 달라질 수 있다.
밸류에이션 디레이팅 — 기업의 실적과 무관하게, 시장이 그 기업(또는 업종)에 부여하는 적정 가치 평가 배수 자체가 낮아지는 현상.

📰 참고 기사:
'2분기 어닝쇼크' 현대로템, 18% 급락…방산주 약세[핫종목]
현대로템 2분기 실적발표 후 52주 신저가...증권사 목표가 줄하향
현대로템 주가 전망, 방산 랠리에 혼자 빠진 진짜 이유와 지금 판단

"증시 조정 과했나"…공매도·대차거래 모두 급감

최근 이어진 국내 증시 조정 속에서 흥미로운 신호가 하나 포착됐다. 주가 하락을 부추기던 공매도 대기 물량 자체가 한 달 새 40조원 넘게 급감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막판 투매가 끝나가는 신호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차거래 잔고, 한 달 만에 40조원 증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대차거래 잔고는 역대 최고치였던 195조3,006억원에서 한 달 새 152조7,660억원으로, 40조원 넘게 줄었다. 특히 낙폭이 컸던 반도체 대형주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SK하이닉스의 대차거래 잔고는 35조465억원에서 26조3,551억원으로, 삼성전자는 23조3,641억원에서 19조7,909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SK하이닉스만 놓고 보면 8거래일 동안 8조6,914억원(24.8%)이 감소했는데, 이는 국내 증시 전체 감소율(15.3%)보다 훨씬 가파른 속도다. 대차거래는 외국인이나 기관이 다른 투자자에게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로, 이 잔고가 쌓여 있어야 실제 공매도(주식을 빌려 미리 팔았다가 나중에 갚는 거래)를 실행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즉 대차잔고 감소는 앞으로 나올 수 있는 매도 압력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 공매도 거래대금도 절반 수준으로

선행지표뿐 아니라 실제 거래 규모도 줄었다. 코스피 공매도 거래대금은 한때 4조3,499억원까지 올랐다가, 이후 2조~3조원대를 거쳐 최근 1조8,773억원까지 내려왔다. 고점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이런 흐름의 배경에는 그간의 급격한 주가 조정이 있다. 코스피는 5,000선에서 9,000선까지 오르는 상승 랠리를 거친 뒤, 이후 조정 국면에서 3주 만에 지수가 24.7% 넘게 내려앉는 급락을 겪었다. 이 기간 하락을 주도한 건 직전까지 가장 많이 올랐던 종목들이었는데, SK하이닉스는 상승 국면에서 261.7% 급등했다가 조정 국면에서만 34.4% 하락하는 등 등락 폭 자체가 유독 컸다.

필자가 보기엔 — '공매도 감소'가 곧 '상승 반전'을 뜻하진 않는다

개인적으로 이번 신호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대차잔고와 공매도 거래대금이 동시에 줄어드는 흐름이 시장에 두 가지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하나는 증권가가 짚은 것처럼 "이미 팔 만큼 팔았다"는 뜻으로, 추가 하락 압력이 소진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로 읽는 시각이다. 실제로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일수록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적으로 쏟아졌고, 그 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됐다면 앞으로의 추가 조정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

다만 짚어볼 부분은, 공매도 감소가 곧바로 매수세 회복이나 상승 반전을 보장하는 신호는 아니라는 점이다. 공매도 물량이 줄어드는 것과, 신규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실제로 이 조정 국면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 약화도 함께 관찰됐는데,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이 두 달 만에 20조원 넘게 줄어든 사례도 있었다. 즉 매도 압력(공매도)이 줄어드는 것과 별개로, 정작 이를 받아줄 매수 여력 자체가 약해져 있다면 시장은 뚜렷한 방향성 없이 횡보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번 신호는 '추가 급락 위험이 다소 완화됐다'는 정도로 해석하는 게 합리적이며, 본격적인 반등을 위해서는 외국인·개인의 실제 매수세가 되살아나는지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용어 설명
공매도 —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빌려서 매도한 뒤, 주가가 떨어지면 싸게 되사서 갚아 차익을 얻는 거래 방식.
대차거래 — 외국인·기관 투자자가 수수료를 받고 다른 투자자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로, 공매도를 실행하기 위한 사전 단계 성격을 갖는다.
투자자예탁금 —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대기성 자금으로, 시장의 잠재적 매수 여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 참고 기사:
반도체 대형주 차익매물 '폭탄'.. 공매도 물량도 한달새 40조↓
반도체 공매도 정점은 지났다…대차거래 잔액도 감소 [마켓시그널]
하락장에 공매도 폭탄…SK하이닉스 대차잔고, 한달새 2배로

2026년 7월 26일 일요일

한화오션, 2분기 영업익 7361억원 '어닝 서프라이즈'…하반기도 기대

한화오션이 2분기 실적에서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상선과 특수선 사업 호조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8% 급증했고, 회사 측은 하반기에도 이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 65%, 영업이익 98% 증가

한화오션은 27일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4,432억원, 영업이익 7,361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5.2%, 영업이익은 98% 늘었고, 순이익은 6,926억원으로 무려 366.4% 급증했다. 상반기 누적으로 보면 매출 8조6,531억원, 영업이익 1조1,772억원으로, 전년 상반기 대비 각각 34%, 87% 증가한 수치다. 매출 증가는 생산 안정화에 따른 조업 효율 개선과 건조 물량 확대가 견인했고, 여기에 인도 기준 해양 프로젝트 매출 약 1조5,000억원이 이번 분기에 한꺼번에 반영된 점도 크게 작용했다. 영업이익 급증은 우호적인 선가·환율 환경에 자재비 절감, 생산성 향상 같은 원가 개선 노력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고수익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매출로 잡히기 시작했다

특히 LNG운반선 등 고수익 프로젝트 중심으로 매출이 인식되고, 선종별 물량·단가 최적화가 이뤄지면서 수익성이 한층 개선됐다. 회사 측은 "2024년 이후 수주한 고수익 프로젝트의 건조가 본격화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견조한 개선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2분기 말 기준 수주 실적은 LNG운반선 6척,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15척, 초대형암모니아운반선(VLAC) 3척, 해상풍력설치선(WTIV) 1척 등 총 43억5,000만달러 규모다. 특수선사업부도 장보고-Ⅲ 배치Ⅱ 2번 잠수함과 울산급 배치Ⅲ 5·6번 호위함이 양산 체제에 들어가면서 매출이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에너지플랜트사업부는 하반기 신규 프로젝트 착수로 매출 회복이 기대되지만, 일부 물량 공백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연중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태국으로 확대되는 해외 수주

해외 수주 확대도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미국과의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이른바 '마스가(MASGA)'와 관련해 최근 미국 전략수송함 공동 개발에 나섰고, 태국 호위함 사업에서도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태국 호위함 사업은 4,000톤급 1척을 우선 도입하는 약 8,000억원 규모로 시작되는데, 이후 후속함 3척이 추가 발주될 경우 전체 사업 규모는 최대 4조원까지 커질 수 있다.

필자가 보기엔 — '일회성 효과'와 '구조적 개선'을 구분해서 볼 필요

개인적으로 이번 실적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순이익 증가율(366%)이 영업이익 증가율(98%)보다 훨씬 크다는 점이다. 이는 이번 분기에 해양 프로젝트 인도 매출 1조5,000억원이 한꺼번에 반영된 일회성 요인이 상당히 작용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만 이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고 보더라도, 영업이익률 자체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구조적인 신호로 볼 만하다. 2024년 이후 수주한 고선가 물량이 이제 막 건조 단계로 들어서기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분기의 높은 성장률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지는 이 고선가 물량이 얼마나 꾸준히 매출로 전환되는지에 달려 있다.

다만 짚어볼 부분은, 에너지플랜트사업부의 고정비 부담이 연중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상선·특수선 부문이 이끄는 성장세와 별개로, 일부 사업부의 물량 공백이 전체 수익성 개선 속도를 다소 둔화시킬 수 있는 변수로 남아 있다. 또한 마스가·태국 호위함 등 해외 수주 확대 기대감은 실제 계약 체결과 착공 시점까지는 시차가 있는 만큼, 지금 단계에서는 확정된 실적이 아니라 향후 성장 잠재력으로 봐야 한다. 결국 하반기 실적의 관건은 고선가 상선 물량의 매출 인식 속도와, 해외 수주가 실제 계약으로 얼마나 구체화되는지에 달려 있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용어 설명
어닝 서프라이즈 — 기업의 실제 실적이 시장의 사전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경우를 뜻하는 표현.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 원유를 대량으로 운송하기 위해 건조되는 초대형 선박으로, 고부가가치 선종 중 하나로 꼽힌다.
마스가(MASGA) — '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의 약자로, 한국 조선사가 미국의 조선업 재건을 지원하는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를 뜻한다.

📰 참고 기사:
한화오션, 2분기 영업익 7361억원 '어닝 서프라이즈'…하반기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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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고선가 선박·해양 프로젝트 효과에 2분기 실적 '점프'

메모리값 130% 폭등, 언제 꺾일까

PC, 스마트폰, 노트북 살 때 유독 비싸졌다고 느끼셨다면 착각이 아니다. D램·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최근 1년 사이 기록적으로 뛰었고, 이 여파로 완제품 가격까지 줄줄이 오르고 있다. 대체 왜 이렇게 됐고, 언제쯤 진정될까.

체감은 작은 부품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어 128GB 마이크로SD카드 하나를 보면, 2023년 9월엔 1만3,000원대에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3만원대 초반까지 올랐다. 약 2.5배가 뛴 셈이다. 마이크로SD카드도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만큼, 뒤에서 살펴볼 낸드플래시 가격 급등 흐름과 정확히 궤를 같이한다. 크고 작은 저장장치 가격이 이렇게 일제히 뛴 배경을 하나씩 짚어본다.

D램과 낸드, 뭐가 다른가

메모리 반도체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D램은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휘발성' 메모리로, 지금 실행 중인 작업을 임시로 올려두는 책상 역할을 한다. PC·스마트폰의 일반 D램(DDR5, LPDDR5X)이 여기 속하고, 이를 여러 층으로 쌓아 성능을 극대화한 게 AI 서버용 HBM이다. 반면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유지되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다 쓴 서류를 넣어두는 서랍장에 가깝다. SSD, USB, SD카드가 모두 이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즉 마이크로SD카드는 D램이 아니라 낸드플래시 계열이라, HBM처럼 AI 서버의 직접적인 수요 폭증 당사자는 아니다. 다만 전체 반도체 생산 여력이 D램·HBM 쪽으로 쏠리면서, 낸드플래시 생산 라인까지 함께 영향을 받아 끌려 올라간 구조로 봐야 한다.

구분 D램(DRAM) 낸드플래시(NAND)
성격 휘발성 메모리 비휘발성 메모리
전원 꺼지면 데이터 사라짐 데이터 유지됨
역할 작업대(임시 저장) 창고(영구 저장)
속도 매우 빠름 D램보다 느림
주요 제품 RAM, 스마트폰 메모리, HBM SSD, USB, SD카드, 하드디스크 대체

D램 안에서도 용도에 따라 세부 종류가 갈린다. 현재 PC·노트북 표준으로 쓰이는 게 DDR5이고, 스마트폰·태블릿에는 저전력에 특화된 LPDDR5X가 주로 쓰인다. 그리고 이 둘과는 결이 다른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AI 서버용 GPU에 특화된 고성능·고가 제품이다. 지금의 가격 폭등을 이끄는 진앙지가 바로 이 HBM 수요다.

종류 특징 주 용도
DDR5 현재 PC·노트북 표준 D램 일반 PC, 노트북
LPDDR5X 저전력 특화 버전 스마트폰, 태블릿
HBM(고대역폭메모리)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린 초고성능 버전 AI 서버용 GPU(엔비디아 등)

얼마나 올랐나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D램·SSD 가격이 2026년 말까지 합산 기준 130% 폭등할 것으로 내다봤고, 이로 인해 올해 전 세계 PC 출하량은 10.4%, 스마트폰 출하량은 8.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2026년 1분기 범용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 대비 55~60% 급등하고, 낸드플래시도 33~38%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2018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당시를 웃도는 상승폭이다. PC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16%에서 2026년 23%까지 뛰었고, 그 여파로 평균 PC 가격은 17%, 스마트폰 가격은 13%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출시된 갤럭시 S26 시리즈도 3년 만에 출고가가 인상됐다.

왜 이렇게 됐나 — 핵심은 '쏠림 현상'

가격 폭등의 출발점은 AI 데이터센터 수요다. 챗GPT나 클로드 같은 AI 서비스를 대규모로 운영하려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SSD가 막대하게 필요하다. 문제는 이 수요를 맞추려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전체 메모리 생산 물량의 약 70%를 AI·서버용으로 배정했다는 점이다. 업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렇게 생산 여력이 HBM과 서버용 메모리 쪽으로 쏠리면서, 정작 일반 PC·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범용 D램을 만들 라인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고, 그 결과 범용 D램 가격까지 덩달아 치솟는 '구축 효과'가 발생했다. 여기에 미국 클라우드 기업들이 2025년 하반기부터 2~3년치 물량을 선점 계약으로 미리 묶어둔 것도 공급 부족을 더 심화시켰다. 마이크론은 이미 2026년 물량이 매진됐다고 밝힌 상태다.

숫자로 보면 — 연도별 상승 곡선

여러 시장조사기관 자료를 종합하면 상승 곡선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2023년은 오히려 메모리 업계가 극심한 공급과잉을 겪던 시기로, D램 평균판매가격이 약 20% 하락했다. 앞서 언급한 마이크로SD카드가 이 시기 유독 저렴했던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흐름이 뒤바뀐 건 2025년이다. SSD 컨트롤러 업체 파이슨에 따르면 1TB TLC 낸드칩 가격은 2025년 7월 4.80달러에서 11월 10.70달러로 넉 달 만에 두 배 이상 뛰었다. 2026년 들어서는 상승세가 한층 가팔라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범용 D램·낸드플래시 가격은 모두 전분기 대비 55~60%가량 급등했고, 2분기에는 범용 D램이 58~63%, 낸드플래시가 55~60% 추가로 뛰었다. 한 조사기관은 2024년 1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메모리칩 평균 가격이 200% 넘게 상승했다고 집계하기도 했다. 다만 3분기 전망은 다소 다르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범용 D램 가격 상승률을 13~18%, 낸드플래시를 10~15%로 예상했는데, 이는 앞선 분기 대비 크게 둔화된 수치다. 다만 이는 '가격이 내린다'는 뜻이 아니라, 폭발적으로 치솟던 속도가 한풀 꺾이며 상승세 자체는 이어진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시기 범용 D램(DDR4/5) HBM 낸드플래시
2023년 재고과잉으로 약 20% 하락 초기 성장 단계 하락세
2024년 안정화, 완만한 회복 폭발적 성장 시작 바닥권 근접
2025년 하반기 계약가 기준 한 달새 23%↑ 수요 충족률 압박 심화 4개월 만에 2배 이상↑(1TB 기준)
2026년 1분기 전분기 대비 55~60%↑ HBM4 양산 본격화 전분기 대비 55~60%↑
2026년 2분기 전분기 대비 58~63%↑ HBM4 납품 하반기 가시화 전분기 대비 55~60%↑
2026년 3분기(전망) 전분기 대비 13~18%↑(둔화) 경쟁 심화로 성장 둔화 전망 전분기 대비 10~15%↑(둔화)

※ 표의 수치는 트렌드포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파이슨 등 복수 시장조사기관 자료를 종합한 것으로, 조사 시점과 기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HBM 라인을 범용 D램으로 되돌리는 '역전' 현상

여기서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최근 들어 오히려 HBM 생산 비중을 범용 D램 쪽으로 되돌리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범용 D램 가격이 워낙 가파르게 오르면서, 올해 1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100% 상승했고 2분기에도 추가로 50% 가까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자, 범용 D램의 영업이익률이 HBM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한 증권사 추정에 따르면 두 제품의 마진율 격차가 15%포인트 이상 벌어졌고, 범용 D램 영업이익률은 이론적 상단인 90%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는 HBM4 생산라인 전환을 일부 연기하며 범용 D램 비중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삼성전자 역시 기존 HBM3E(10나노급 4세대·1a 공정) 캐파를 줄이고, 이 공정 라인의 상당 부분을 범용 D램(10나노급 5세대·1b 공정)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 성숙 공정 라인 전환까지 더하면 월 8만장(웨이퍼 기준) 규모의 범용 D램 캐파를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반면 차세대 HBM4를 위한 1c 공정 캐파는 월 2만장에서 15만장까지 늘리는 신규 투자 계획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는 '추격자' 입장인 삼성전자가 차세대 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오히려 이 투자 규모를 더 줄이는 방안까지 함께 검토되고 있어 신중한 태도가 엿보인다. 즉 삼성전자는 '수익성이 낮아진 기존 HBM3E는 줄이고, 아직 승부가 갈리지 않은 차세대 HBM4에는 조심스럽게 투자를 이어가는' 이중 전략을 쓰고 있는 셈이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는 최근 평택·화성캠퍼스 내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일부를 범용 D램 라인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는데, 낸드보다 범용 D램의 가격 상승세가 더 길게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조치다.

전환,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 생산라인 전환이 기술적으로 간단하지 않다는 점이다. HBM은 여러 층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고난도 적층 공정이 필요하고, 특히 HBM4부터는 데이터를 제어하는 '베이스다이' 부분에 스마트폰 AP나 서버 CPU급의 초미세 로직 공정(삼성전자는 4나노, 차세대는 2나노까지 검토)이 들어간다. 이 때문에 HBM 하나를 만들 웨이퍼로는 범용 D램을 3개까지 만들 수 있을 정도로, HBM은 같은 웨이퍼 대비 훨씬 많은 자원을 잡아먹는다. HBM4E는 일반 DDR5 대비 웨이퍼 소모량이 4~5배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그래서 '전환'이라고 해도 기존 설비를 그대로 재활용하는 게 아니라, 상당 부분 재설계와 신규 공정 투입이 뒤따르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검토 중인 방안을 보면, 기존 성숙 공정 라인을 최신 세대 D램(1b) 공정으로 전환하는 데만 8만장(웨이퍼 기준)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고, 이렇게 전환해도 실제 양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언제 떨어지나

정확한 시점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일부 전망은 2026년 3분기를 가격 고점으로 보고 이후 신규 생산능력이 반영되며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다. 반면 더 최근 나온 전망은 좀 더 신중하다. D램 3사가 올해 설비투자를 전년 대비 40% 이상 늘렸지만, 실제 출하량 확대는 2027년 하반기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유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HBM 증설 자체가 워낙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공정이기 때문이다. 즉 지금 투자를 결정해도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지 최소 1~2년의 시차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 관점에 따르면 2026년 D램 수요 증가율이 공급 증가율을 2.1%포인트, 낸드는 4.7%포인트 웃돌 것으로 예상되며, 최소 2027년까지는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중국 CXMT는 얼마나 따라왔나

공급 부족 국면에서 반사이익을 보는 곳도 있다. 중국의 유일한 D램 대량양산 기업인 CXMT(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다. CXMT의 주력 공정은 1z(10나노급 3세대)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력인 1b(10나노급 5세대)보다 약 1.5~2세대 뒤처져 있고, 수율도 최신 공정 기준 약 32%포인트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 격차는 예상보다 빠르게 좁혀지는 중이다. CXMT 매출은 2023년 90억위안에서 2025년 618억위안으로 2년 만에 약 7배 늘었고, 지난달 상하이증권거래소 상장으로 약 295억위안(약 5조7,000억원)을 추가 조달해 D램 고도화와 생산능력 확충에 투입할 계획이다. 월 웨이퍼 생산능력도 32만장에서 2027년 42만장까지 늘릴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CXMT 제품이 실제로 글로벌 공급망에 들어오기 시작한 시점이다. 지난 5월경 HP·델의 CXMT D램 채택 소식이 처음 외신을 통해 알려졌고, 뒤이어 레노버의 2026년형 씽크북에 CXMT D램이 탑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소비자용 튜닝램 브랜드인 커세어의 뱅전스(VENGEANCE) 제품에서도 CXMT 다이가 확인됐다. 여기에 최근에는 애플까지 중국 판매용 제품에 CXMT D램 채택을 검토하며 미국 당국에 관련 허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CXMT 램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 반도체 품귀 국면을 계기로 글로벌 PC·스마트폰 공급망에 실질적으로 편입되기 시작했고, 올해 들어 그 범위가 대형 브랜드로까지 빠르게 넓어지는 흐름이다. 중국 내 스마트폰용 저전력 D램(LPDDR) 시장에서는 CXMT 점유율이 이미 약 30%에 달한다는 집계도 있다.

이런 채택이 가능한 이유는 성능이 동급이어서라기보다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CXMT는 DDR5·LPDDR5X 같은 표준 규격 자체는 맞춰서 생산하기 때문에 기기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만, 세부 성능이나 전력 효율에서는 최신 1b 공정 제품에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신 가격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보다 약 5~30% 낮게 형성돼 있다. 지금처럼 범용 D램 자체가 품귀 상태인 시기에는 '최고 성능'보다 '물량 확보'가 더 급한 문제가 되면서, 삼성·SK·마이크론이 HBM에 생산력을 집중하느라 비워둔 범용 D램 시장의 빈틈을 CXMT가 메우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UBS는 이를 두고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이미 절반 격차 수준으로 좁혀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CXMT는 첨단 노광장비 확보에 대한 미국의 수출 규제, 고성능 서버용 제품 인증, HBM 양산 기술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여전히 안고 있어, 당장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핵심 수익원인 HBM 시장을 대체하기보다는 범용 D램 가격과 공급 구조를 흔드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필자가 보기엔 — '전환'보다 '증설'이 관건

개인적으로 이번 사안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지금 벌어지는 변화가 단순히 "HBM 라인을 범용 D램으로 되돌리면 금방 해결된다"는 식으로 단순하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는 HBM4부터 로직 공정이 결합되면서 범용 D램과 HBM의 공정 자체가 점점 더 이질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이는 '전환'이 예전처럼 같은 라인에서 제품만 바꿔 찍어내는 수준이 아니라, 상당한 재설계와 신규 투자를 동반하는 작업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범용 D램 마진이 HBM을 앞질렀다고 해서 곧바로 대규모 전환이 뚝딱 이뤄지는 게 아니라, 그 전환 자체에도 시간과 비용이 든다.

다만 짚어볼 부분은, 그렇다고 지금의 가격 상승이 영원히 지속될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결국 신규 설비투자가 완료되고 증설된 물량이 시장에 풀리기 시작하면 공급 부족은 해소된다. 문제는 그 시점이 일부 전망처럼 올해 3분기로 빠르게 올 수도 있고, 다른 전망처럼 2027년 하반기까지 늦춰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예측의 폭이 넓다는 것이다. 결국 관건은 가격 자체보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이 발표하는 실제 증설 계획과 그 가동 시점이다. 여기에 중국 CXMT 같은 후발주자의 증설 속도까지 더해지면 공급 지형이 예상보다 빨리 바뀔 수도 있어, 이 세 축(선두업체 증설 속도, HBM-범용 D램 간 자원 배분, 후발주자 추격)을 함께 지켜봐야 좀 더 정확한 그림이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용어 설명
휘발성/비휘발성 메모리 —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D램은 휘발성,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유지되는 낸드플래시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분류된다.
HBM(고대역폭메모리) — D램을 수직으로 여러 층 쌓아 올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높인 고성능 메모리로, AI 서버용 GPU에 필수적으로 탑재된다.
범용 D램(Conventional DRAM) — PC, 스마트폰, 노트북 등 일반 전자제품에 널리 쓰이는 표준형 메모리로, HBM 같은 특수 고성능 메모리와 구분된다.
구축 효과(Crowding Out) — 한 분야로 자원(생산설비 등)이 집중되면서, 다른 분야에 배분될 자원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현상.
베이스다이(Base Die) — HBM의 가장 아래층에서 전력과 신호를 제어하는 역할을 하는 부분으로, 최신 HBM일수록 이 부분에 고성능 로직(연산) 공정이 적용된다.

📰 참고 기사:
메모리 가격 130% 급등, AI 슈퍼사이클이 '저가 메모리 시대' 끝낸다
D램 마진율 더 높아지자 HBM4 엇갈린 전략, SK하이닉스 '속도 조절' vs 삼성전자 '증산'
삼성전자, HBM3E 생산 감소…1a 40% '범용 D램' 전환
반도체 하반기 전망: 메모리 슈퍼사이클은 아직 중반이다

2026년 7월 24일 금요일

네이버·두나무 빅딜, 특금법 걸림돌 하나는 넘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빅딜'이 한 고비를 넘었다. 이 거래를 가로막을 뻔했던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에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가 예외 규정을 마련하라고 권고하면서다.

무엇이 걸림돌이었나

발단은 네이버의 과거 법 위반 이력이었다. 사건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네이버는 부동산 정보업체들로부터 매물 정보를 받아 이용자에게 보여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카카오가 비슷한 방식으로 부동산 서비스 진출을 준비하며 같은 정보업체들에 접촉하자, 네이버는 제휴 재계약 조건에 "네이버에 제공한 매물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끼워 넣었다. 사실상 정보업체들이 카카오와는 거래하지 못하도록 묶어둔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0년 12월 이를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판단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0억3,200만원을 부과했고,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가 고발을 요청하면서 검찰이 네이버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해 9월 1심 법원은 "잠재적 경쟁사업자를 봉쇄해 독점적 지위를 강화했다"며 벌금 2억원을 선고했고, 네이버는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에서 네이버 측 변호인은 "원심 판결이 유지되면 금융업 진출이나 글로벌 사업 계획이 무산되는 등 벌금액으로 산정할 수 없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실제로 이번 두나무 편입 건이 정확히 그 '금융업 진출'에 해당하는 사안이었다.

문제는 오는 8월 20일 시행되는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었다. 이 법의 시행령 개정안은 가상자산사업자의 대주주가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 경제 관련 법을 위반해 일정 수준 이상의 처벌을 받은 이력이 있으면, 그 위반의 경중과 무관하게 대주주 변경 신고 자체를 불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예외 규정이 없다 보니, 이 원안대로 시행되면 금융위원회는 네이버의 항소심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될 때까지 두나무 대주주 변경 심사를 보류하거나 아예 불수리할 가능성이 있었다. 대법원 확정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최악의 경우 이 거래 자체가 장기간 중단되거나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배경이다.

규합위, "위반 경중 따져 예외 둬라"

이런 우려 속에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규합위)는 24일 성장분과위원회를 열어 금융위의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사한 뒤, 개선을 권고했다. 핵심은 법률 위반 이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일률적으로 신고를 막는 건 규제 목적에 비해 과도한 제한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규합위는 위반의 정도와 책임 범위를 따져 예외를 인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유사한 예외 규정을 이미 둔 자본시장법에 준하는 수준으로 시행령을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이 권고가 실제로 시행령에 반영되면, 네이버가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만으로 대주주 심사에서 곧바로 탈락할 가능성은 낮아진다. 다음 달 시행 예정인 시행령에는 이 예외 규정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겉은 '네이버의 인수', 속은 '두나무 경영진이 최대주주'

다만 여기서 짚어야 할 대목이 있다. "네이버가 두나무를 품는다"는 표현과 달리, 실제 거래 구조를 뜯어보면 오히려 두나무 쪽이 결과적으로 더 큰 지분을 갖게 되는 모양새다. 두 회사는 지난해 11월 26일 이사회를 열어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거래를 확정했는데, 방식은 두나무 주주들이 보유 주식 전부를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에 넘기고 그 대가로 네이버파이낸셜의 신주를 받는 구조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를 위해 신주 8,755만9,198주를 발행하는데, 발행가액 총액은 15조1,284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두 회사의 몸값 차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가치는 약 4조9,000억원, 두나무는 약 15조1,000억원으로 평가됐다. 두나무 쪽이 3배 이상 크다는 뜻이다. 이 격차 때문에 교환비율은 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2.54주로 정해졌고, 그 결과 지배구조 자체가 뒤바뀐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두나무 송치형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약 19.5%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김형년 부회장도 약 10%를 가져가 두나무 경영진 합산 지분이 약 28~29%에 이른다. 반면 기존 최대주주였던 네이버의 지분율은 70%에서 약 17~19.5%로 크게 희석된다. 다만 네이버는 두나무 경영진으로부터 의결권 일부를 위임받는 주주간 계약을 통해 실질적 경영권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겉모습(네이버가 두나무를 인수)과 실제 지분 구조(두나무 경영진이 최대주주로 올라섬)가 엇갈리는 이런 그림은, 과거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카카오와 합병하며 오히려 김범수 당시 카카오 이사회 의장 측이 합병회사(다음카카오)의 최대주주가 됐던 사례와 닮은꼴로 볼 수 있다. 두 사례 모두 '작은 회사가 큰 회사를 흡수하는 형태의 합병(역합병)'을 통해, 신주 발행만으로 몸집이 더 큰 비상장 회사가 상장사의 지분과 지배력을 실질적으로 확보하는 구조라는 공통점이 있다.

고비는 넘었지만, 갈 길은 남았다

이번 권고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 우선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면서, 네이버는 애초 6월 30일이었던 거래 종결 목표 시점을 12월 31일로 이미 한 차례 연기한 상태다. 여기에 정부가 연내 추진을 목표로 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도 변수다. 이 법에는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의 지분 보유 상한을 정하는 규제가 담길 예정인데, 금융당국은 이 상한선을 약 20% 수준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이는 거래 후 송치형 회장의 예상 지분율(약 19.5%)과 거의 맞닿아 있어, 이 기준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거래 구조 자체가 다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정리하며

이번 규합위 권고는 네이버·두나무 통합을 가로막던 제도적 불확실성 하나를 덜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와 디지털자산기본법의 대주주 지분 규제라는 두 개의 관문이 아직 남아 있고, '네이버의 인수'라는 표현과 달리 실제로는 두나무 경영진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지분 구조라는 점도 향후 지배구조 논의에서 계속 변수가 될 전망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오는 12월 통합 완료를 목표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용어 설명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 가상자산사업자 등 금융거래를 다루는 사업자에게 자금세탁 방지,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의 의무를 부과하는 법률.
대주주 적격성 심사 — 금융·가상자산 관련 사업의 최대주주가 될 자격이 있는지, 법 위반 이력이나 재무 건전성 등을 기준으로 당국이 심사하는 절차.
포괄적 주식교환 — 한 회사(자회사가 될 회사)의 주주가 보유한 주식 전부를 다른 회사(모회사가 될 회사)의 주식과 교환해, 완전 자회사 관계를 만드는 기업결합 방식.
역합병 — 몸집이 작은 회사가 몸집이 큰 회사를 형식상 흡수하지만, 실제로는 큰 회사 쪽 주주나 경영진이 합병회사의 지배권을 갖게 되는 형태의 합병.

📰 참고 기사:
네이버파이낸셜 - 두나무 빅딜 청신호
네이버, 업비트 합병 길 열리나… 규합위,'대주주 적격성' 개선권고
네이버·두나무 결합 '숨통'…규합위, 대주주 적격심사 예외 규정 권고

워시 첫 잭슨홀 연설, 금·비트코인 랠리 급제동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잭슨홀 무대에 섰다. 시장의 3분의 2 이상은 무난한 원론적 발언을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매파적 발언이 나오며 국채바이백 이후 급등했던 금·은·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조정을 받았다. 지난주 재무부의 시장 개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