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4일 금요일

네이버·두나무 빅딜, 특금법 걸림돌 하나는 넘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빅딜'이 한 고비를 넘었다. 이 거래를 가로막을 뻔했던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령에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가 예외 규정을 마련하라고 권고하면서다.

무엇이 걸림돌이었나

발단은 네이버의 과거 법 위반 이력이었다. 사건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네이버는 부동산 정보업체들로부터 매물 정보를 받아 이용자에게 보여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카카오가 비슷한 방식으로 부동산 서비스 진출을 준비하며 같은 정보업체들에 접촉하자, 네이버는 제휴 재계약 조건에 "네이버에 제공한 매물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끼워 넣었다. 사실상 정보업체들이 카카오와는 거래하지 못하도록 묶어둔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20년 12월 이를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판단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0억3,200만원을 부과했고,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가 고발을 요청하면서 검찰이 네이버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해 9월 1심 법원은 "잠재적 경쟁사업자를 봉쇄해 독점적 지위를 강화했다"며 벌금 2억원을 선고했고, 네이버는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에서 네이버 측 변호인은 "원심 판결이 유지되면 금융업 진출이나 글로벌 사업 계획이 무산되는 등 벌금액으로 산정할 수 없는 불이익을 입게 된다"고 주장한 바 있는데, 실제로 이번 두나무 편입 건이 정확히 그 '금융업 진출'에 해당하는 사안이었다.

문제는 오는 8월 20일 시행되는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이었다. 이 법의 시행령 개정안은 가상자산사업자의 대주주가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 경제 관련 법을 위반해 일정 수준 이상의 처벌을 받은 이력이 있으면, 그 위반의 경중과 무관하게 대주주 변경 신고 자체를 불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예외 규정이 없다 보니, 이 원안대로 시행되면 금융위원회는 네이버의 항소심이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될 때까지 두나무 대주주 변경 심사를 보류하거나 아예 불수리할 가능성이 있었다. 대법원 확정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최악의 경우 이 거래 자체가 장기간 중단되거나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배경이다.

규합위, "위반 경중 따져 예외 둬라"

이런 우려 속에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규합위)는 24일 성장분과위원회를 열어 금융위의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사한 뒤, 개선을 권고했다. 핵심은 법률 위반 이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일률적으로 신고를 막는 건 규제 목적에 비해 과도한 제한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규합위는 위반의 정도와 책임 범위를 따져 예외를 인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유사한 예외 규정을 이미 둔 자본시장법에 준하는 수준으로 시행령을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이 권고가 실제로 시행령에 반영되면, 네이버가 과거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만으로 대주주 심사에서 곧바로 탈락할 가능성은 낮아진다. 다음 달 시행 예정인 시행령에는 이 예외 규정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겉은 '네이버의 인수', 속은 '두나무 경영진이 최대주주'

다만 여기서 짚어야 할 대목이 있다. "네이버가 두나무를 품는다"는 표현과 달리, 실제 거래 구조를 뜯어보면 오히려 두나무 쪽이 결과적으로 더 큰 지분을 갖게 되는 모양새다. 두 회사는 지난해 11월 26일 이사회를 열어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으로 거래를 확정했는데, 방식은 두나무 주주들이 보유 주식 전부를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에 넘기고 그 대가로 네이버파이낸셜의 신주를 받는 구조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를 위해 신주 8,755만9,198주를 발행하는데, 발행가액 총액은 15조1,284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두 회사의 몸값 차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기업가치는 약 4조9,000억원, 두나무는 약 15조1,000억원으로 평가됐다. 두나무 쪽이 3배 이상 크다는 뜻이다. 이 격차 때문에 교환비율은 두나무 1주당 네이버파이낸셜 2.54주로 정해졌고, 그 결과 지배구조 자체가 뒤바뀐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두나무 송치형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약 19.5%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김형년 부회장도 약 10%를 가져가 두나무 경영진 합산 지분이 약 28~29%에 이른다. 반면 기존 최대주주였던 네이버의 지분율은 70%에서 약 17~19.5%로 크게 희석된다. 다만 네이버는 두나무 경영진으로부터 의결권 일부를 위임받는 주주간 계약을 통해 실질적 경영권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겉모습(네이버가 두나무를 인수)과 실제 지분 구조(두나무 경영진이 최대주주로 올라섬)가 엇갈리는 이런 그림은, 과거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카카오와 합병하며 오히려 김범수 당시 카카오 이사회 의장 측이 합병회사(다음카카오)의 최대주주가 됐던 사례와 닮은꼴로 볼 수 있다. 두 사례 모두 '작은 회사가 큰 회사를 흡수하는 형태의 합병(역합병)'을 통해, 신주 발행만으로 몸집이 더 큰 비상장 회사가 상장사의 지분과 지배력을 실질적으로 확보하는 구조라는 공통점이 있다.

고비는 넘었지만, 갈 길은 남았다

이번 권고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 우선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지연되면서, 네이버는 애초 6월 30일이었던 거래 종결 목표 시점을 12월 31일로 이미 한 차례 연기한 상태다. 여기에 정부가 연내 추진을 목표로 하는 디지털자산기본법도 변수다. 이 법에는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의 지분 보유 상한을 정하는 규제가 담길 예정인데, 금융당국은 이 상한선을 약 20% 수준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이는 거래 후 송치형 회장의 예상 지분율(약 19.5%)과 거의 맞닿아 있어, 이 기준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거래 구조 자체가 다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정리하며

이번 규합위 권고는 네이버·두나무 통합을 가로막던 제도적 불확실성 하나를 덜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와 디지털자산기본법의 대주주 지분 규제라는 두 개의 관문이 아직 남아 있고, '네이버의 인수'라는 표현과 달리 실제로는 두나무 경영진이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지분 구조라는 점도 향후 지배구조 논의에서 계속 변수가 될 전망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오는 12월 통합 완료를 목표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용어 설명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 가상자산사업자 등 금융거래를 다루는 사업자에게 자금세탁 방지,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의 의무를 부과하는 법률.
대주주 적격성 심사 — 금융·가상자산 관련 사업의 최대주주가 될 자격이 있는지, 법 위반 이력이나 재무 건전성 등을 기준으로 당국이 심사하는 절차.
포괄적 주식교환 — 한 회사(자회사가 될 회사)의 주주가 보유한 주식 전부를 다른 회사(모회사가 될 회사)의 주식과 교환해, 완전 자회사 관계를 만드는 기업결합 방식.
역합병 — 몸집이 작은 회사가 몸집이 큰 회사를 형식상 흡수하지만, 실제로는 큰 회사 쪽 주주나 경영진이 합병회사의 지배권을 갖게 되는 형태의 합병.

📰 참고 기사:
네이버파이낸셜 - 두나무 빅딜 청신호
네이버, 업비트 합병 길 열리나… 규합위,'대주주 적격성' 개선권고
네이버·두나무 결합 '숨통'…규합위, 대주주 적격심사 예외 규정 권고

댓글 없음:

댓글 쓰기

매파적 금리 동결 택한 美 연준…한은, 백투백 인상 나설까

미국 연준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색채를 강하게 드러내며 기준금리를 동결하자, 한국은행도 다음 달 곧바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이미 금리를 올린 한은이 두 달 연속 인상하는 이른바 '백투백 인상'을 단행할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