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연속 롤러코스터를 탄 코스피가 결국 또 하락 마감했다. 다만 하락 다음 날 증권가에서는 "최악은 지났다"는 진단이 나오며, 이번 조정의 저점이 어디쯤인지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 실적에도 6000선 탈환 실패
3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9.68포인트(1.23%) 내린 5593.5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은 전날보다 오른 5681.77에 출발해 장중 한때 5976.82까지 오르며 5.5% 넘게 상승, 6000선 탈환을 눈앞에 뒀지만 결국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 전환했다. 삼성전자가 이날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약속대로 이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장중 8.39% 급등해 22만6,000원까지 오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지만, 오후 들어 매도세가 몰리며 결국 0.72% 내린 20만7,000원으로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3,252억원, 744억원을 순매수했는데도 지수가 내려앉은 건, 반등 국면에서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개인 투자자들의 이탈 매물이 뒤늦게 쏟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코스닥도 이날 2.70% 하락한 644.78로 마감했다.
증권가 "5700~5800선이 핵심 지지선"
이런 흐름 속에 31일 한 증권사는 "최악의 국면은 지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보고서는 최근의 급락을 두 층위로 나눠 설명했다. 하나는 레버리지 상품 청산에 따른 매도 압력으로, 이는 규모를 조 단위로 셀 수 있어 8월 초·중순쯤이면 마무리될 것으로 추산했다. 다른 하나는 글로벌 반도체 밸류에이션 재평가라는 좀 더 장기적인 흐름인데, 이는 숫자로 특정하기 어려운 성격이라고 짚었다. 해당 연구원은 5700~5800선을 핵심 지지선으로 제시하며, 그 근거로 200일 이동평균선과 2025년 4월 저점부터 2026년 6월 고점까지 상승폭의 50% 되돌림 구간, 그리고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5배 수준이 이 지수대에 몰려 있다는 점을 들었다. 코스피는 지난 29일 장중 한때 5262.77까지 밀리며 5000선 붕괴 가능성마저 거론됐던 바 있다. 이 연구원은 "단기 등락을 거쳐 5700~5800선에서 안착한다면, 1차적으로 선행 PER 7배 수준인 8200선, 2차적으로는 8배 수준인 9300선까지 회복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다음 관전 포인트로는 7월 말부터 8월 초 사이 예정된 미국 빅테크·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의 실적 발표를 꼽았다.
필자가 보기엔 — 낙관론의 근거와 남은 변수
개인적으로 이번 진단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이 반등 시나리오가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구체적인 밸류에이션 지표(선행 PER 5배, 7배, 8배 구간)와 기술적 지표(200일 이평선, 50% 되돌림 구간)를 근거로 제시됐다는 점이다. 특히 하락 요인을 '레버리지 청산'과 '반도체 밸류에이션 재평가'라는 두 층위로 구분한 접근이 눈에 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이번 급락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자기증폭 매도 구조가 상당히 작용했는데, 이 요인은 청산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소멸하는 반면, 글로벌 반도체 업종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는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는 걸 구분한 셈이다.
다만 짚어볼 부분은, 30일 삼성전자 실적 발표 직후의 주가 흐름 자체가 이 반등 시나리오의 불확실성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장중 8%대까지 급등했던 주가가 결국 하락 마감으로 끝난 건, 좋은 재료가 나와도 그동안 쌓인 매물 부담을 완전히 이겨내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는 앞서 다룬 이틀간의 수급 데이터와도 맥이 닿는다.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에 나서고 있는데도 개인의 매물이 계속 나오면서 지수 상승을 억누르고 있는 흐름이 30일에도 반복된 것이다. 결국 증권가가 제시한 5700~5800선이라는 지지선이 실제로 방어되는지, 그리고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 물량이 언제쯤 진정되는지가 이 낙관적 시나리오의 실현 여부를 가를 첫 번째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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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 PER(Forward P/E) — 향후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산출한 주가수익비율로, 지금 주가가 미래 이익 대비 얼마나 저렴하거나 비싼지를 가늠하는 지표.
200일 이동평균선 — 최근 200거래일간의 평균 주가를 이은 선으로, 장기적인 추세의 방향성을 판단하는 데 활용되는 기술적 지표.
되돌림(Retracement) — 주가가 한 방향으로 크게 움직인 뒤, 그 상승·하락폭의 일정 비율만큼 반대 방향으로 되돌아가는 현상을 뜻하는 기술적 분석 용어.
📰 참고 기사:
"최악 지났다, 9300 간다"...대폭락 코스피 '5700선이 터닝포인트' 찍은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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