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8일 화요일

코스피 10.84% 폭락, 6000선 위협…중국발 반도체 충격

코스피가 28일 하루 만에 10.84% 폭락하며 6023.66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6000선이 무너지는 등 3개월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는데,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급성장이 국내 반도체 대형주를 정면으로 강타했다.

사이드카,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된 하루

이날 코스피는 개장 직후부터 매물이 쏟아지며 급락세로 출발했다. 오전 9시 6분 코스피200 선물이 기준가 대비 5% 이상 하락하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오전 10시 13분에는 지수 낙폭이 8%를 넘어서면서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를 20분간 중단하는 1단계 서킷브레이커까지 전격 발동됐다. 이번 달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 서킷브레이커였다. 오후 3시 13분쯤에는 장중 최저 5992.91까지 밀리며 심리적 지지선인 6000선이 실제로 붕괴됐다. 코스피가 장중 6000선 아래로 내려간 건 지난 4월 14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다만 장 후반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면서, 종가 기준으로는 가까스로 6000선 위(6033.61)에서 마감했다.

중국 CXMT가 쏘아 올린 공포

이날 급락의 진앙은 중국 최대 D램 제조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였다. CXMT가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며 본격적인 생산능력 확대와 기술 격차 좁히기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장기 수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시장 전체를 덮쳤다. 여기에 글로벌 AI 반도체 수요가 정점을 지났다는 이른바 'AI 고점론'까지 겹치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에 불을 붙였다.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 투톱이 하락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13.39% 하락한 22만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14.65% 급락한 155만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수천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계속 눌렀다.

필자가 보기엔 — 이번 주 대형 이벤트들이 분수령

개인적으로 이번 급락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이 조정이 하루짜리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주에만 SK하이닉스·삼성전자의 2분기 확정 실적, 미국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 그리고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까지 대형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이 하나하나가 시장이 이번 급락을 '일시적 충격'으로 볼지 '추세 전환의 시작'으로 볼지를 가를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에서 회사 측이 중국발 경쟁 심화 우려에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가 다음 며칠간 투자심리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참고로 이번 CXMT발 충격은 하루 전인 27일 애플이 엔비디아를 제치고 세계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사건과도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 당시 CXMT 상장 소식이 미국 반도체 섹터 전반의 밸류에이션 우려에 불을 지폈고, 이 흐름이 하루 뒤 국내 증시까지 강타한 셈이다.

다만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장 후반 기관이 대거 저가 매수에 나서며 6000선 붕괴를 막아냈다는 점이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이번 급락이 펀더멘털 자체의 붕괴라기보다는 과도하게 쏠렸던 수급이 급격히 풀리는 과정이라는 인식이 일부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결국 이번 주 예정된 실적·금리 이벤트들이 어떻게 소화되는지에 따라, 지금의 급락이 저가 매수 기회였는지 아니면 더 긴 조정의 시작이었는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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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 설명
매도 사이드카 —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전일 대비 일정 비율 이상 급락한 상태가 일정 시간 지속될 때 발동되는 제도로, 발동 시 프로그램 매도 주문의 체결이 일시 정지된다.
서킷브레이커 — 주가지수가 일정 폭 이상 급락할 때 시장 전체의 매매를 일시적으로 중단시키는 제도로, 투자자들이 냉정을 되찾을 시간을 주기 위한 안전장치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 미국 연방준비제도 내에서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

📰 참고 기사:
코스피, 중국 반도체 충격에 10.84% 폭락…장중 한때 6000선 붕괴
코스피, 장중 6000선 붕괴…기관 매수세에 6033.61 턱걸이 마감
코스피 10% 폭락에 6000선마저 위태…코스닥은 1년3개월 만에 700선 붕괴

2026년 7월 27일 월요일

장기보유특별공제란 무엇인가, 왜 논란인가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라는 다소 생소한 용어가 최근 화제에 올랐다. 임광현 국세청장이 이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면서다. 대체 이 제도가 무엇이고, 왜 지금 개편 논의가 나오는지 살펴본다.

장특공제란 무엇인가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오랫동안 보유한 부동산을 팔 때 양도소득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오래 보유하는 동안 물가 상승 등으로 자연스럽게 오른 집값까지 전부 세금으로 매기는 건 과하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여기서 먼저 짚어야 할 건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실거래가 12억원 이하인 주택은 애초에 양도소득세 자체가 비과세라는 점이다. 즉 12억원짜리 집을 팔아 아무리 시세차익을 봤어도 세금을 한 푼도 안 내도 된다. 장특공제가 적용되는 건 이 12억원을 초과하는 구간부터다. 예를 들어 20억원에 판 집이라면, 12억원까지는 비과세이고 나머지 8억원에 해당하는 차익 부분에 대해서만 양도소득세를 매기는데, 이때 보유 기간과 실거주 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씩, 합산 최대 80%까지 그 과세 대상 차익을 추가로 공제해준다. 즉 10년 이상 보유하고 실거주까지 했다면, 12억원 초과분에서 생긴 차익의 80%에 대해서는 추가로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12억원까지 비과세를 받으려면 무조건 되는 게 아니라, 지역에 따라 갖춰야 할 조건이 다르다. 아래 표로 정리하면 이렇다.

구분 보유 요건 거주 요건 비고
비조정대상지역 주택 2년 이상 불필요 보유만 해도 비과세 가능
조정대상지역 주택
(2017년 8월 3일 이후 취득)
2년 이상 보유기간 중 2년 이상 전입신고만으로는 불인정, 실제 거주해야 함
조정대상지역 + 상생임대주택 특례 2년 이상 불필요 직전 계약 대비 임대료 5% 이내 인상 등 요건 충족 시, 2026년 12월 31일까지 한시 적용

※ 조정대상지역 해당 여부는 '취득 당시' 기준으로 판단하며, 이후 조정지역에서 해제되더라도 거주 요건은 그대로 유지된다.

왜 문제로 지적되나 — 역진성

이 제도가 논란이 되는 지점은 '공제 한도가 없다'는 데 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지난 2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현행 장특공제는 10년 보유·거주하면 과세대상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한도 없이 공제해주기 때문에 과하게 역진적"이라고 지적했다. 조세 원칙상 소득이 클수록 세금도 더 많이 내는 '누진성'이 기본인데, 이 제도는 오히려 차익이 클수록(즉 집값이 비쌀수록) 공제 혜택도 함께 커지는 정반대 구조라는 것이다.

임 청장은 이날 국세청이 보유한 2024년 주택 양도소득세 신고 실적을 직접 분석해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전국 2만4,816호의 1세대 1주택자가 받은 장특공제 총액 5조320억원 가운데 90%에 달하는 4조5,000억원이 서울 지역 주택에 집중됐고, 그중에서도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와 용산구가 3조5,000억원(78.6%)을 차지했다. 반면 도봉·금천·중랑·노원 등 외곽 지역은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강남구에서는 2,873건에 대해 총 1조5,459억원(건당 평균 5억4,000만원)의 공제가 이뤄진 반면, 도봉구는 단 2건에 총 2,000만원(건당 평균 1,000만원)에 그쳐 극심한 대조를 보였다. 공제액 상위 100호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99호가 서울에 있었고, 이 중 87호(강남구 68호, 서초구 19호)가 강남권에 몰려 있었다. 임 청장은 이 분석을 근거로 "강남구의 모 주택 1채는 양도 과정에서 장특공제만으로 200억원이 넘는 금액을 감면받기도 했다"며 "가히 역진성의 끝판왕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매체의 사례 분석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확인된다. 한 보도에 따르면, 2010년 12억원에 취득한 아파트가 2025년 팔릴 때 양도차익만 42억원에 달했는데도 실제 낸 세금은 2억원 수준에 그쳤다. 임 청장은 이런 현상을 두고 "제도가 '똘똘한 한 채'를 권하고 있는 셈"이라고 표현했다. 굳이 여러 채를 나눠 갖기보다, 초고가 주택 한 채를 오래 보유하는 편이 세제상 훨씬 유리하다는 신호를 준다는 지적이다.

17년 전 만들어진 기준, 그대로 유지

1세대 1주택자에게 최대 80%까지 한도 없이 공제해주는 현행 기준은 2009년에 도입된 이후 17년째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임 청장은 "세제는 가급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났다면 이에 대한 미세조정은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모든 주택에 대한 공제를 없애자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중산층에 대한 장특공제는 보호하더라도,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무한정 공제를 해주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정리하며

정부는 다음 달, 8월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며, 이번 장특공제 개편 논의가 실제로 반영될지 주목된다. 다만 지금까지 나온 내용은 국세청장 개인의 문제 제기 단계이며,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예: 공제율 상한 도입, 초고가 주택 구간 신설 등)으로 손질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실제 개편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8월 세제 개편안 발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 용어 설명
1세대 1주택 비과세 — 한 세대가 국내에 집 한 채만 보유하고 일정 요건(2년 이상 보유 등)을 채운 경우, 실거래가 12억원까지는 양도소득세를 아예 매기지 않는 제도.
조정대상지역 — 집값 급등 우려가 큰 지역에 정부가 지정하는 규제지역으로, 대출·세제 등에서 추가 규제가 적용된다.
상생임대주택 —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직전 계약 대비 임대료를 5% 이내로만 올려 재계약해준 주택으로, 일정 요건을 갖추면 조정대상지역이라도 실거주 요건 없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양도소득세 — 부동산 등 자산을 팔아 이익(양도차익)이 생겼을 때, 그 차익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
양도차익 — 자산을 판 가격에서 산 가격을 뺀 이익으로, 양도소득세를 매기는 기준이 되는 금액.
역진성 — 소득·자산이 클수록 세금 부담률이 오히려 낮아지는 현상으로, 소득이 클수록 부담률이 높아지는 '누진성'과 반대 개념이다.

📰 참고 기사:
임광현 국세청장 "장특공제, 초고가 주택일수록 혜택 커…과도하게 역진적"
임광현 국세청장 "장특공제가 '똘똘한 한 채' 권해…불로소득 보장되는 역진성"
"강남 한 채에 200억 공제"… 임광현, 장특공제 혜택 '서울 쏠림' 직격

AI주는 팔고 Crypto주는 사는데, Bitcoin 채굴주만 소외된 이유

2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흥미로운 자금 이동이 포착됐다. AI·반도체 관련주가 팔리는 사이, 그 돈이 크립토 관련주로 옮겨간 것이다. 그런데 정작 AI 사업까지 겸하는 비트코인 채굴주는 이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함께 부진했다. 크립토주와 AI주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AI 팔고 크립토 사고 — 하루 새 벌어진 자금 이동

이날 나스닥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조정을 받으며 AI·칩 관련주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사이, 크립토 관련주는 상승세를 탔다. 이더리움 축적기업 비트마인 이머전은 11% 급등했고, 비트코인 보유 전략으로 유명한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7%, 코인베이스는 4.5% 올랐다. 이런 'AI에서 크립토로'의 자금 순환은 2026년 들어 계속 반복돼온 패턴이다. 최근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진전 기대감과 비트코인 현물 ETF의 6거래일 연속 자금 유입도 크립토 쪽 투자심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정작 'AI 겸업' 채굴주는 부진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정작 AI 인프라 사업을 함께 하는 비트코인 채굴주들은 이날 크립토주 랠리의 수혜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AI·반도체주와 함께 하락했다는 점이다. 최근 허트8은 텍사스 AI 데이터센터 부지에 15년, 98억달러 규모의 임대 계약을 발표했고, IREN도 27억달러 규모의 AI 클라우드 계약을 새로 확보하며 2026년 AI 클라우드 연매출 목표를 40억달러 이상으로 상향한 바 있다. 이렇게 채굴사들이 AI 데이터센터 사업 비중을 키우면서, '이 회사가 크립토주인지 AI주인지'를 가르는 경계 자체가 흐려지고 있다. 그 결과 이번처럼 AI에서 크립토로 자금이 옮겨가는 국면에서는, 오히려 두 성격을 동시에 가진 채굴주가 어느 쪽 수혜도 온전히 받지 못하는 어정쩡한 처지에 놓이게 된 셈이다.

채굴사들은 왜 AI로 눈을 돌렸나

비트코인 채굴사의 AI 전환은 하루아침에 나온 흐름이 아니다. 그 시작은 2023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코어 사이언티픽이 AI 클라우드업체 코어위브와 데이터센터 계약을 맺으면서, "채굴 인프라를 AI 데이터센터로 전용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사업 모델이 처음 제시됐고, 이는 이후 업계 전반의 참고 사례가 됐다. 본격적인 확산의 결정적 계기는 2024년 4월 찾아온 비트코인 반감기였다. 채굴 보상이 블록당 6.25비트코인에서 3.125비트코인으로 반토막 나며 채굴 수익성이 나빠졌는데, 공교롭게 같은 시기 AI 붐이 터지며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채굴사들은 이미 갖고 있던 대용량 전력 확보 능력, 대규모 냉각 시스템, 저지연 통신망 같은 인프라가 AI 데이터센터 운영에도 그대로 활용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고, 이때부터 본격적인 전환이 시작됐다.

이 흐름은 지금도 가속화되고 있다. 테라울프는 2026년까지 비트코인 채굴 사업을 완전히 접고 AI 데이터센터 전업으로 전환할 계획이고, IREN은 마이크로소프트와 19억4,000만달러 규모의 파트너십을 맺었다. 업계에서는 이렇게 전환에 성공한 채굴사들의 경우, 2026년 말까지 전체 매출의 약 70%가 AI·고성능컴퓨팅(HPC) 부문에서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필자가 보기엔 — '어느 쪽에도 못 낀' 처지가 주는 함의

개인적으로 이번 사례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사업 다각화가 늘 좋은 결과만 낳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채굴사들이 AI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에 휘둘리지 않는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AI 데이터센터 계약은 대체로 다년 계약에 달러 표시 고정 수익이라, 비트코인 채굴만 하던 시절보다 수익 예측 가능성은 분명 높아졌다. 하지만 이번처럼 시장이 'AI냐 크립토냐'를 뚜렷이 갈라서 자금을 이동시키는 국면에서는, 두 정체성을 동시에 가진 회사가 오히려 어느 쪽 투자자에게도 명확한 매력을 주지 못하는 역설이 생길 수 있다.

다만 짚어볼 부분은, 이런 '경계가 모호한 상태'가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리스크를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비트코인 가격에만 의존하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AI·HPC라는 별도의 수익원을 확보했다는 건, 크립토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어도 회사 자체는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갖췄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관건은 이 AI 전환이 얼마나 계약 규모와 실제 매출로 구체화되는지다. 앞서 언급한 IREN의 40억달러 매출 목표처럼, 각 채굴사가 AI 부문에서 제시한 목표치가 실제로 달성되는지를 지켜보면 이 어정쩡한 정체성이 결국 강점으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계속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남을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용어 설명
비트코인 반감기 — 약 4년마다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사전에 정해진 이벤트로, 채굴 사업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고성능컴퓨팅(HPC) — AI 모델 학습 등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작업을 처리하는 컴퓨팅 인프라로, 최근 AI 붐과 함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 — 비트코인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게 만든 상장지수펀드로, 기관투자자의 크립토 시장 접근성을 높인 상품으로 평가된다.

📰 참고 기사:
Crypto stocks rally thanks to rotation from AI infrastructure; bitcoin miners lag
Crypto stocks rally as capital rotates away from AI infrastructure plays
Bitcoin Miners Are Pivoting To AI Infrastructure

아마존, 위성 5,105개로 스타링크에 도전장

아마존이 우주에서 스마트폰으로 직접 신호를 쏘는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지난 24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최대 5,105개의 저궤도 위성을 쏘아 올려 스마트폰 직접 연결(D2D)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승인 신청을 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와 정면으로 맞붙는 사업이다.

기지국 없이도 터지는 휴대폰

이번에 신청한 서비스는 '아마존 레오 다이렉트-투-디바이스(Amazon Leo D2D)' 시스템이다. 산간·해상·오지처럼 일반 통신 기지국(셀타워)이 닿지 않는 지역에서도, 개조 없는 일반 스마트폰으로 음성·문자·데이터·긴급구조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위성 5,105개는 고도 510~580km 사이 다섯 개의 궤도면에 나눠 배치될 예정이며, 2028년부터 순차 배치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는 아마존이 이미 운영 중인 광대역 위성망 '프로젝트 레오'(옛 프로젝트 카이퍼)와는 별개로 추가되는 물량이다. 두 위성망을 합치면 아마존의 전체 위성 계획 규모는 8,300개를 넘어서게 되는데, 이 정도면 1만 개 이상의 스타링크 위성을 운용 중인 스페이스X에 이어 세계 2위 위성 사업자 자리에 오르게 된다.

글로벌스타 인수와 맞물린 퍼즐 조각

이번 신청이 가능해진 배경에는 지난 4월 발표된 위성통신업체 글로벌스타(Globalstar) 인수 계획이 있다. 아마존은 이 회사를 약 116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는데, 글로벌스타가 보유한 1.6㎓·2.4㎓ 대역 주파수 라이선스가 없으면 아마존은 애초에 스마트폰에 신호를 직접 쏠 법적 권한 자체가 없다. 즉 이번 D2D 신청은 아마존의 위성 제작·발사 기술(프로젝트 레오)과 글로벌스타의 주파수 권리를 결합한 결과물인 셈이다. 참고로 글로벌스타의 기존 D2D 서비스는 이미 수백만 명의 애플 기기 이용자들에게 긴급 메시지 기능을 제공해왔는데, 아마존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음성·데이터·사물인터넷(IoT)까지 아우르는 훨씬 폭넓은 서비스로 확장하려 하고 있다.

이미 달리고 있는 스타링크, 아직 출발선의 아마존

이 시장에서 아마존은 확실한 후발주자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는 이미 T모바일과 손잡고 '스타링크 다이렉트-투-셀' 서비스를 실제로 운영 중인 반면, 아마존의 D2D는 2028년에야 첫 배치가 시작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고정형 위성 인터넷(가정용 안테나로 받는 방식) 시장 자체가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까워지고 있어, 스타링크와 아마존 모두 다음 수익원으로 '스마트폰 직접 연결(D2D)' 시장에 승부를 걸고 있다고 본다. 다만 스페이스X는 이미 서비스를 시작한 상태고 아마존은 아직 신청 단계라는 점에서, 시장 선점 속도에서는 명확한 격차가 있다.

한국처럼 통신이 잘 터지는 나라엔 왜 필요할까

한국·미국 대도시·유럽처럼 이미 기지국이 촘촘한 나라에서는 이런 위성 직접 연결 서비스의 체감 필요성이 크지 않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전 세계로 시야를 넓히면 얘기가 달라진다. 현재 지상 통신망이 실제로 커버하는 면적은 지구 육지의 약 20%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있다. 바다, 사막, 산악지대, 개발도상국 오지 등 나머지 80%는 여전히 기지국이 닿지 않는 지역이다. 즉 이 사업의 실질적인 타깃 시장은 이미 통신망이 잘 갖춰진 선진국 대도시가 아니라, 아직 통신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광범위한 지역이다.

여기에 더 근본적인 사업 동기도 있다. 스페이스X는 최근 에코스타로부터 약 17조원 규모의 주파수(스펙트럼) 라이선스를 사들였는데, 이는 기존 통신사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요금을 받는 이동통신사업자가 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스타링크 모바일 서비스는 최근 가입자 1,000만 명을 넘겼고, 스페이스X 사장이 투자자들에게 미국 내 자체 소매용 모바일 요금제까지 검토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흐름을 경계한 AT&T·버라이즌·T모바일은 스타링크를 제외한 채 자체적으로 위성 스펙트럼을 공동 활용하는 연합을 구성하기도 했다. 아마존 역시 같은 맥락에서, 통신사에 종속되지 않는 독자적인 연결 인프라를 확보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재난·군사·항공 같은 특수 수요도 무시할 수 없는 축이다. 지진이나 허리케인처럼 지상 기지국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위성 통신망은 영향을 덜 받고, 이 때문에 정부·군사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스페이스X의 군사용 위성망(스타실드)은 미 국방부와 5억달러 이상 규모의 다년 계약을 맺고 있고, 항공사 기내 와이파이·해운업계 위성 서비스 매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이런 정부·기업 계약은 대체로 5~10년 단위의 장기 고정 계약이라 수익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이 다이렉트-투-셀 서비스가 매출의 주력은 아니다. 스타링크의 2025년 전체 매출 약 114억달러 가운데, 가정용·기업용 인터넷 구독료가 약 75억달러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정부·국방 계약이 약 30억달러, 하드웨어(안테나 등) 판매가 약 13억달러 수준으로 뒤를 잇는다. 다이렉트-투-셀 서비스는 이용자 수(월간 활성 이용자 1,000만 명 이상)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대부분 통신사 요금제에 월 10달러 안팎으로 끼워 파는 부가서비스 형태라 아직 매출 기여도는 크지 않다. 즉 지금은 '이용자 기반을 넓히는 단계'에 가깝다. 한 시장 전망에 따르면 이 사업이 2030년까지 연간 200억~1,50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마존과 스페이스X가 지금 앞다퉈 위성을 쏘아 올리는 이유는, 바로 이 아직 오지 않은 미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일반 가정에서도 부담 없이 쓸 수 있을까

실제 이용료를 궁금해할 독자들을 위해 짚어보면, 이미 서비스 중인 스타링크 다이렉트-투-셀을 기준으로는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T모바일 프리미엄 요금제(익스피리언스 비욘드, Go5G 넥스트) 가입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일반 이용자는 월 10달러(약 1만4,000원)를 추가하면 부가서비스로 쓸 수 있다. 버라이즌·AT&T 등 다른 통신사 이용자도 월 10~20달러 수준이면 이용 가능하다. 다만 이는 '문자·긴급구조 연결' 수준의 서비스이고, 음성통화 기능은 아직 베타 단계다. 참고로 스타링크의 가정용 위성 인터넷(안테나를 설치해 집 전체 인터넷을 대체하는 서비스)은 이보다 비싸서, 장비값 199~349달러에 월 요금 30~130달러 수준으로 성격이 다른 서비스다.

아마존은 아직 D2D 서비스의 구체적인 요금이나 정확한 출시일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회사 측은 이 서비스를 기존 통신사 서비스를 "보완"하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어, 스타링크처럼 통신사 요금제에 포함되거나 별도 부가서비스로 추가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아마존이 초기 요금을 스타링크와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책정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스타링크의 향후 요금 인상을 견제하는 효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필자가 보기엔 — 속도보다 결합 전략에 주목할 부분

개인적으로 이번 신청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아마존이 단순히 위성을 더 많이 쏘아 스페이스X를 뒤쫓는 방식이 아니라, 인수합병을 통해 부족한 퍼즐 조각(주파수 권리)을 채워 넣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이다. 위성을 만들고 쏘아 올리는 기술은 프로젝트 레오를 통해 이미 확보하고 있었지만, 스마트폰에 직접 신호를 보낼 법적 권한이 없었던 아마존이 글로벌스타 인수라는 우회로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한 셈이다. 이는 스페이스X처럼 기술을 처음부터 자체 개발하는 방식과는 다른, 인수를 통한 '지름길' 전략이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다만 짚어볼 부분은, 2028년이라는 배치 시작 시점이 결코 빠른 일정이 아니라는 점이다. 스타링크가 이미 실사용자를 확보하며 서비스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가는 동안, 아마존은 이제 막 규제 승인 절차에 들어간 단계다. 이 몇 년의 시차 동안 스타링크가 시장을 얼마나 선점하느냐에 따라, 아마존이 나중에 진입했을 때 실제로 의미 있는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을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위성 8,300개 이상을 실제로 쏘아 올리고 운영하는 데는 막대한 자본과 발사 역량이 뒷받침돼야 하는 만큼, 계획 자체의 실현 가능성과 실제 진행 속도도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용어 설명
다이렉트-투-디바이스(D2D) — 별도 안테나나 수신기 없이, 일반 스마트폰이 위성으로부터 직접 신호를 받아 통신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
저궤도 위성(LEO) — 지상에서 비교적 가까운 궤도(고도 수백km 안팎)를 도는 인공위성으로, 정지궤도 위성보다 신호 지연이 짧아 인터넷·통신 서비스에 유리하다.
FCC(연방통신위원회) — 미국의 방송·통신을 관할하는 정부 규제기관으로, 위성 발사·주파수 사용 등에 대한 승인 권한을 갖는다.
다이렉트-투-셀(Direct-to-Cell) — 위성 신호를 이용해 일반 휴대폰을 기존 통신망의 부가서비스처럼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별도 요금을 내고 통신사 요금제에 추가하는 형태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
주파수(스펙트럼) 라이선스 — 특정 대역의 전파를 통신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부여하는 권한으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핵심 자원이다.

📰 참고 기사:
Amazon seeks federal approval to launch 5,105 satellites for direct-to-device network
Amazon asked the FCC to approve 5,105 satellites for a network that sends internet straight to your phone
Amazon Leo aims for 5,105 satellites in D2D constellation

애플, 엔비디아 제치고 다시 세계 시총 1위로

애플이 다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자리를 되찾았다. 27일(현지시간) 애플 주가가 1% 오르며 시가총액 4조9,500억달러를 기록해, 5% 급락한 엔비디아(4조7,700억달러)를 앞질렀다.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애플이 이 자리를 다시 차지한 것이다.

엔비디아, 왜 흔들렸나

엔비디아는 지난해 6월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세계 최대 기업 자리에 오른 뒤 이 지위를 지켜왔고, 10월에는 일시적으로 시가총액 5조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흐름이 달라졌다. 엔비디아 주가는 2026년 들어 겨우 4~9%가량 오르는 데 그친 반면, 애플은 같은 기간 22~24% 뛰며 '매그니피센트 세븐'(대형 기술주 7종목)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최근 약세를 보인 배경에는 AI 관련주 전반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이런 조정이 엔비디아의 근본적인 사업 문제라기보다는 투자심리 변화에 가깝다고 짚는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2027 회계연도 1분기(회계 기준)에 총매출 816억달러(전년 대비 85% 증가)를 기록하는 등 AI발 성장세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애플이 뜬 이유 — "짓지 않고 빌려 쓴다"

투자자들이 애플에 후한 점수를 준 배경은 역설적으로 '자본 지출을 아낀다'는 점이다. 애플은 AI 인프라를 직접 대규모로 짓기보다, 필요한 연산 능력을 임대해서 쓰는 방식을 택해왔다. 다른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 건설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 사이, 애플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지출 구조를 유지한 셈이다. 최근 HSBC는 애플 목표주가를 매수로 상향하며 "새로운 AI 기능과 강력한 제품 파이프라인을 고려하면, 지금이 애플에게 가장 혁신적인 제품 라인업을 갖춘 시기 중 하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여기에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오는 9월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총괄인 존 터너스에게 자리를 넘기고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는 리더십 교체가 예고돼 있어, 이번 시총 역전은 애플의 세대교체 시점과도 맞물린다.

월가의 관심이 옮겨가는 곳 — GPU에서 메모리로

이번 순위 변동은 AI 투자 테마 자체가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엔비디아의 매출은 여전히 3년째 AI발 폭발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정작 투자자들의 관심은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AI 칩에서 메모리 칩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 흐름의 수혜주로 마이크론테크놀로지, SK하이닉스, 샌디스크 등이 거론된다. 애플 입장에서도 이런 메모리 가격 급등은 남 얘기가 아니다. 애플은 이번 분기 실적 발표에서 AI발 글로벌 메모리 칩 부족이 자사에 미친 영향을 처음으로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 6월 맥·아이패드 가격 인상을 압박한 요인 중 하나로도 꼽힌다.

필자가 보기엔 — '누가 이겼다'보다 중요한 변화

개인적으로 이번 순위 역전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단순히 애플과 엔비디아 중 누가 앞섰는지보다 이게 보여주는 시장 심리의 변화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AI 인프라에 얼마나 공격적으로 투자하는가"가 투자자들의 핵심 평가 기준이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오히려 "AI 지출을 얼마나 신중하게 관리하는가"가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흐름으로 옮겨가고 있다. 애플의 '임대형' AI 인프라 전략이 그동안은 다소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지금 시점엔 오히려 재무 건전성을 지키는 전략으로 재평가받고 있는 셈이다.

다만 짚어볼 부분은, 이 시총 순위가 최근 몇 달 새 이미 여러 차례 뒤바뀌었다는 점이다. 지난 7월 17일과 19일에도 애플이 잠깐씩 엔비디아를 앞섰다가 다시 내줬던 전례가 있어, 이번 역전 역시 확정적인 추세 전환이라기보다는 두 회사가 팽팽하게 엎치락뒤치락하는 국면의 연장선으로 볼 여지가 있다. 실제로 두 회사의 시가총액 차이는 2,000억달러 안팎으로, 하루 주가 변동만으로도 다시 뒤집힐 수 있는 좁은 격차다. 결국 이번 주 금요일인 7/31일 새벽(한국시간)으로 예정된 애플의 실적 발표, 특히 메모리 칩 부족이 실적에 미친 영향을 회사가 어떻게 설명하는지가 이 시총 경쟁의 다음 향방을 가늠할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용어 설명
GPU(그래픽처리장치) — 원래 게임 그래픽 처리를 위해 개발된 반도체였으나, 대규모 병렬 연산에 강점이 있어 현재는 AI 모델 학습·구동에 필수적인 핵심 하드웨어로 쓰인다.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테슬라 등 미국 증시를 주도하는 7개 대형 기술주를 일컫는 표현.
밸류에이션(Valuation) — 기업의 실적·성장성 대비 주가 수준이 적정한지를 평가하는 작업으로,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건 시장이 그만큼 높은 성장 기대를 주가에 반영하고 있다는 뜻이다.

📰 참고 기사:
Apple ends day as world's most valuable company, passing Nvidia
Apple overtakes Nvidia as world's most valuable company
Apple, Nvidia vie for title of world's most valuable company

'2분기 어닝쇼크' 현대로템, 18% 급락…방산주 약세

같은 날 발표된 방산·조선 대표주의 2분기 성적표가 극명하게 갈렸다. 한화오션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반면, 현대로템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으며 27일 하루 만에 주가가 18% 넘게 급락했다.

영업이익 9.8% 감소, 컨센서스도 14% 밑돌아

현대로템은 24일 발표한 2분기 잠정 실적에서 연결기준 영업이익 2,32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9.8% 줄었고, 시장 컨센서스(추정치)도 약 14% 밑도는 수준이다. 순이익도 1,863억원으로 1.8% 감소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27일 현대로템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7.36% 급락한 13만900원까지 밀려나며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장중 한때는 12만9,3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왜 부진했나 — 제품 믹스 악화와 계약 구간 전환

증권가는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크게 두 가지를 짚었다. 하나는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내수용 K2 전차 생산 물량이 늘면서 전체 매출에서 수출 비중이 줄어든 '제품 믹스 악화'다. DS투자증권 강태호 연구원은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내수 생산 물량 증가로 제품 믹스가 나빠졌고, 폴란드 K2전차 1차 계약(EC1) 프로젝트도 종료 국면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다올투자증권 최광식 연구원도 "1분기보다 2분기에 국내 K2 4차 양산으로 매출이 늘면서 수출 비중이 하락했다"며 "지금 진행 중인 폴란드 K2전차 2차 계약(EC2)도 수익성 평탄화 때문에 EC1 말미보다 낮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여기에 삼성증권은 비교 대상인 독일 라인메탈 등 글로벌 방산기업들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 자체가 낮아지는 흐름도 현대로템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들, 목표주가 줄줄이 하향

실적 발표 이후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일제히 낮췄다. DS투자증권은 27만원에서 23만6,000원으로, 다올투자증권은 40만원에서 38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목표주가를 낮췄음에도 투자의견 자체를 '매도'로 바꾼 증권사는 눈에 띄지 않는다. 실제로 지난 5월 말 기준으로는 애널리스트 18명 전원이 매수 의견을 유지했고, 평균 목표주가(31만2,333원)와 당시 주가(20만7,000원) 사이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었다.

필자가 보기엔 — 익숙한 '상저하고' 패턴일 가능성

개인적으로 이번 부진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현대로템의 실적이 계약 구간 전환기마다 반복적으로 흔들려온 이력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4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적이 있는데, 당시 원인 역시 K2 2차 계약의 초기 비용이 먼저 반영된 데 따른 것이었다. 즉 새로운 대형 계약이 시작되는 초반부에는 수익성이 낮게 잡히다가, 생산이 본궤도에 오르는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개선되는 '상저하고' 흐름이 이 회사의 반복적인 패턴이라는 지적이 있다. 이번 2분기 부진도 이 패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볼 여지가 있다.

다만 짚어볼 부분은, 이번엔 폴란드 K2 2차 계약(EC2) 자체의 수익성이 1차 계약(EC1) 말미보다 낮게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 새로 나왔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계약 초반 비용 반영 문제를 넘어, 계약 조건 자체가 예전만큼 유리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그럼에도 애널리스트들이 목표주가만 낮추고 매수 의견은 유지하고 있는 건, 폴란드 현지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27년 이후 생산 속도가 빨라지고, 루마니아·페루·이라크 등으로 수출 파이프라인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는 중장기 성장 스토리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적인 기술적 분석 관점을 하나 더 보태면, 지금 이 급락이 회사 펀더멘털 자체를 흔드는 수준인지, 아니면 단기 파동상의 조정인지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52주 신저가로 밀린 13만원대에서 12만원 선을 지켜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본다. 이 가격대가 무너지지 않고 지지된다면 이번 하락은 계약 구간 전환에 따른 일시적 되돌림(조정 파동)에 가깝다고 볼 여지가 있지만, 12만원마저 하향 이탈한다면 단순 조정이 아니라 추세 자체가 꺾이는 신호로 봐야 할 수도 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기술적 분석의 영역이라는 점을 밝혀둔다.

여기에 최근 코스피 전반의 변동성도 함께 감안할 필요가 있다. 상승장에서 크게 수익을 낸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는 매물이 지수 전반에 쏟아지고 있는 만큼, 지수 자체가 상당폭 되돌림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본다. 이런 지수 전반의 조정 압력 속에서는 개별 종목의 실적 이슈와 무관하게 주가가 함께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결국 하반기 실적 회복 속도와 신규 수주 공시뿐 아니라, 이 12만원 지지선의 방어 여부와 지수 전반의 조정 흐름을 함께 지켜보는 게 현재로선 더 안전한 접근으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기술적 분석 관련 내용은 필자 개인의 해석이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용어 설명
어닝쇼크 — 기업의 실제 실적이 시장의 사전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경우를 뜻하는 표현.
제품 믹스 — 기업이 판매하는 여러 제품·서비스의 구성 비율로, 수익성이 다른 제품 비중이 바뀌면 매출이 늘어도 이익률은 달라질 수 있다.
밸류에이션 디레이팅 — 기업의 실적과 무관하게, 시장이 그 기업(또는 업종)에 부여하는 적정 가치 평가 배수 자체가 낮아지는 현상.

📰 참고 기사:
'2분기 어닝쇼크' 현대로템, 18% 급락…방산주 약세[핫종목]
현대로템 2분기 실적발표 후 52주 신저가...증권사 목표가 줄하향
현대로템 주가 전망, 방산 랠리에 혼자 빠진 진짜 이유와 지금 판단

"증시 조정 과했나"…공매도·대차거래 모두 급감

최근 이어진 국내 증시 조정 속에서 흥미로운 신호가 하나 포착됐다. 주가 하락을 부추기던 공매도 대기 물량 자체가 한 달 새 40조원 넘게 급감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두고 "막판 투매가 끝나가는 신호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차거래 잔고, 한 달 만에 40조원 증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대차거래 잔고는 역대 최고치였던 195조3,006억원에서 한 달 새 152조7,660억원으로, 40조원 넘게 줄었다. 특히 낙폭이 컸던 반도체 대형주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SK하이닉스의 대차거래 잔고는 35조465억원에서 26조3,551억원으로, 삼성전자는 23조3,641억원에서 19조7,909억원으로 각각 줄었다. SK하이닉스만 놓고 보면 8거래일 동안 8조6,914억원(24.8%)이 감소했는데, 이는 국내 증시 전체 감소율(15.3%)보다 훨씬 가파른 속도다. 대차거래는 외국인이나 기관이 다른 투자자에게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로, 이 잔고가 쌓여 있어야 실제 공매도(주식을 빌려 미리 팔았다가 나중에 갚는 거래)를 실행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즉 대차잔고 감소는 앞으로 나올 수 있는 매도 압력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 공매도 거래대금도 절반 수준으로

선행지표뿐 아니라 실제 거래 규모도 줄었다. 코스피 공매도 거래대금은 한때 4조3,499억원까지 올랐다가, 이후 2조~3조원대를 거쳐 최근 1조8,773억원까지 내려왔다. 고점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이런 흐름의 배경에는 그간의 급격한 주가 조정이 있다. 코스피는 5,000선에서 9,000선까지 오르는 상승 랠리를 거친 뒤, 이후 조정 국면에서 3주 만에 지수가 24.7% 넘게 내려앉는 급락을 겪었다. 이 기간 하락을 주도한 건 직전까지 가장 많이 올랐던 종목들이었는데, SK하이닉스는 상승 국면에서 261.7% 급등했다가 조정 국면에서만 34.4% 하락하는 등 등락 폭 자체가 유독 컸다.

필자가 보기엔 — '공매도 감소'가 곧 '상승 반전'을 뜻하진 않는다

개인적으로 이번 신호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대차잔고와 공매도 거래대금이 동시에 줄어드는 흐름이 시장에 두 가지 방식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하나는 증권가가 짚은 것처럼 "이미 팔 만큼 팔았다"는 뜻으로, 추가 하락 압력이 소진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로 읽는 시각이다. 실제로 주가가 많이 오른 종목일수록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적으로 쏟아졌고, 그 매물이 상당 부분 소화됐다면 앞으로의 추가 조정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

다만 짚어볼 부분은, 공매도 감소가 곧바로 매수세 회복이나 상승 반전을 보장하는 신호는 아니라는 점이다. 공매도 물량이 줄어드는 것과, 신규 매수세가 유입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실제로 이 조정 국면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 약화도 함께 관찰됐는데,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이 두 달 만에 20조원 넘게 줄어든 사례도 있었다. 즉 매도 압력(공매도)이 줄어드는 것과 별개로, 정작 이를 받아줄 매수 여력 자체가 약해져 있다면 시장은 뚜렷한 방향성 없이 횡보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번 신호는 '추가 급락 위험이 다소 완화됐다'는 정도로 해석하는 게 합리적이며, 본격적인 반등을 위해서는 외국인·개인의 실제 매수세가 되살아나는지를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용어 설명
공매도 —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빌려서 매도한 뒤, 주가가 떨어지면 싸게 되사서 갚아 차익을 얻는 거래 방식.
대차거래 — 외국인·기관 투자자가 수수료를 받고 다른 투자자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로, 공매도를 실행하기 위한 사전 단계 성격을 갖는다.
투자자예탁금 —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대기성 자금으로, 시장의 잠재적 매수 여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 참고 기사:
반도체 대형주 차익매물 '폭탄'.. 공매도 물량도 한달새 40조↓
반도체 공매도 정점은 지났다…대차거래 잔액도 감소 [마켓시그널]
하락장에 공매도 폭탄…SK하이닉스 대차잔고, 한달새 2배로

워시 첫 잭슨홀 연설, 금·비트코인 랠리 급제동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잭슨홀 무대에 섰다. 시장의 3분의 2 이상은 무난한 원론적 발언을 예상했는데, 실제로는 매파적 발언이 나오며 국채바이백 이후 급등했던 금·은·비트코인이 하루 만에 조정을 받았다. 지난주 재무부의 시장 개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