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라는 다소 생소한 용어가 최근 화제에 올랐다. 임광현 국세청장이 이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면서다. 대체 이 제도가 무엇이고, 왜 지금 개편 논의가 나오는지 살펴본다.
장특공제란 무엇인가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오랫동안 보유한 부동산을 팔 때 양도소득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오래 보유하는 동안 물가 상승 등으로 자연스럽게 오른 집값까지 전부 세금으로 매기는 건 과하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여기서 먼저 짚어야 할 건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실거래가 12억원 이하인 주택은 애초에 양도소득세 자체가 비과세라는 점이다. 즉 12억원짜리 집을 팔아 아무리 시세차익을 봤어도 세금을 한 푼도 안 내도 된다. 장특공제가 적용되는 건 이 12억원을 초과하는 구간부터다. 예를 들어 20억원에 판 집이라면, 12억원까지는 비과세이고 나머지 8억원에 해당하는 차익 부분에 대해서만 양도소득세를 매기는데, 이때 보유 기간과 실거주 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씩, 합산 최대 80%까지 그 과세 대상 차익을 추가로 공제해준다. 즉 10년 이상 보유하고 실거주까지 했다면, 12억원 초과분에서 생긴 차익의 80%에 대해서는 추가로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12억원까지 비과세를 받으려면 무조건 되는 게 아니라, 지역에 따라 갖춰야 할 조건이 다르다. 아래 표로 정리하면 이렇다.
| 구분 | 보유 요건 | 거주 요건 | 비고 |
|---|---|---|---|
| 비조정대상지역 주택 | 2년 이상 | 불필요 | 보유만 해도 비과세 가능 |
| 조정대상지역 주택 (2017년 8월 3일 이후 취득) |
2년 이상 | 보유기간 중 2년 이상 | 전입신고만으로는 불인정, 실제 거주해야 함 |
| 조정대상지역 + 상생임대주택 특례 | 2년 이상 | 불필요 | 직전 계약 대비 임대료 5% 이내 인상 등 요건 충족 시, 2026년 12월 31일까지 한시 적용 |
※ 조정대상지역 해당 여부는 '취득 당시' 기준으로 판단하며, 이후 조정지역에서 해제되더라도 거주 요건은 그대로 유지된다.
왜 문제로 지적되나 — 역진성
이 제도가 논란이 되는 지점은 '공제 한도가 없다'는 데 있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지난 2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현행 장특공제는 10년 보유·거주하면 과세대상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한도 없이 공제해주기 때문에 과하게 역진적"이라고 지적했다. 조세 원칙상 소득이 클수록 세금도 더 많이 내는 '누진성'이 기본인데, 이 제도는 오히려 차익이 클수록(즉 집값이 비쌀수록) 공제 혜택도 함께 커지는 정반대 구조라는 것이다.
임 청장은 이날 국세청이 보유한 2024년 주택 양도소득세 신고 실적을 직접 분석해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전국 2만4,816호의 1세대 1주택자가 받은 장특공제 총액 5조320억원 가운데 90%에 달하는 4조5,000억원이 서울 지역 주택에 집중됐고, 그중에서도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와 용산구가 3조5,000억원(78.6%)을 차지했다. 반면 도봉·금천·중랑·노원 등 외곽 지역은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강남구에서는 2,873건에 대해 총 1조5,459억원(건당 평균 5억4,000만원)의 공제가 이뤄진 반면, 도봉구는 단 2건에 총 2,000만원(건당 평균 1,000만원)에 그쳐 극심한 대조를 보였다. 공제액 상위 100호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99호가 서울에 있었고, 이 중 87호(강남구 68호, 서초구 19호)가 강남권에 몰려 있었다. 임 청장은 이 분석을 근거로 "강남구의 모 주택 1채는 양도 과정에서 장특공제만으로 200억원이 넘는 금액을 감면받기도 했다"며 "가히 역진성의 끝판왕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매체의 사례 분석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확인된다. 한 보도에 따르면, 2010년 12억원에 취득한 아파트가 2025년 팔릴 때 양도차익만 42억원에 달했는데도 실제 낸 세금은 2억원 수준에 그쳤다. 임 청장은 이런 현상을 두고 "제도가 '똘똘한 한 채'를 권하고 있는 셈"이라고 표현했다. 굳이 여러 채를 나눠 갖기보다, 초고가 주택 한 채를 오래 보유하는 편이 세제상 훨씬 유리하다는 신호를 준다는 지적이다.
17년 전 만들어진 기준, 그대로 유지
1세대 1주택자에게 최대 80%까지 한도 없이 공제해주는 현행 기준은 2009년에 도입된 이후 17년째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임 청장은 "세제는 가급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났다면 이에 대한 미세조정은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모든 주택에 대한 공제를 없애자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중산층에 대한 장특공제는 보호하더라도, 초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무한정 공제를 해주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정리하며
정부는 다음 달, 8월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며, 이번 장특공제 개편 논의가 실제로 반영될지 주목된다. 다만 지금까지 나온 내용은 국세청장 개인의 문제 제기 단계이며,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예: 공제율 상한 도입, 초고가 주택 구간 신설 등)으로 손질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실제 개편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8월 세제 개편안 발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1세대 1주택 비과세 — 한 세대가 국내에 집 한 채만 보유하고 일정 요건(2년 이상 보유 등)을 채운 경우, 실거래가 12억원까지는 양도소득세를 아예 매기지 않는 제도.
조정대상지역 — 집값 급등 우려가 큰 지역에 정부가 지정하는 규제지역으로, 대출·세제 등에서 추가 규제가 적용된다.
상생임대주택 —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직전 계약 대비 임대료를 5% 이내로만 올려 재계약해준 주택으로, 일정 요건을 갖추면 조정대상지역이라도 실거주 요건 없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양도소득세 — 부동산 등 자산을 팔아 이익(양도차익)이 생겼을 때, 그 차익에 대해 부과되는 세금.
양도차익 — 자산을 판 가격에서 산 가격을 뺀 이익으로, 양도소득세를 매기는 기준이 되는 금액.
역진성 — 소득·자산이 클수록 세금 부담률이 오히려 낮아지는 현상으로, 소득이 클수록 부담률이 높아지는 '누진성'과 반대 개념이다.
📰 참고 기사:
임광현 국세청장 "장특공제, 초고가 주택일수록 혜택 커…과도하게 역진적"
임광현 국세청장 "장특공제가 '똘똘한 한 채' 권해…불로소득 보장되는 역진성"
"강남 한 채에 200억 공제"… 임광현, 장특공제 혜택 '서울 쏠림' 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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