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30일 하반기 세제개편안을 두고 막바지 조율에 들어갔다. 다음 달 초 발표될 최종안에는 초고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부담을 함께 높이는 방향이 유력하게 담길 전망이다.
거주하면 덜 내고, 안 살면 더 낸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29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거주하는 1주택에 대해서는 세 부담을 최대한 줄여주고, 거주하지 않는 주택이나 다주택에 대해서는 응당한 부담을 지우도록 세제를 합리화하는 것"이라고 개편 방침을 밝혔다. 30일 열린 비공개 당정협의회에는 여당에서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한정애 정책위의장 등이, 정부에서는 구윤철 부총리와 조만희 세제실장 등이 참석했다. 재경위 여당 간사인 오기형 의원은 "내부적으로 여러 논쟁을 하고 있다"며 "추가 당정협의회는 없을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이번 회의가 막판 조율의 마지막 관문이었음을 시사했다.
종부세는 공제 축소, 양도세는 장특공제 상한
관계부처에 따르면 종합부동산세는 명목세율 자체를 올리기보다, 초고가 1주택자에게 적용되던 각종 공제 혜택을 줄여 실질 부담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이 잡히고 있다. 현행 종부세는 1세대 1주택자에게 공시가격 기준 12억원의 기본공제를 적용한 뒤, 고령자·장기보유자에게 산출세액의 최대 80%까지 추가 세액공제를 준다. 이 공제율을 낮추거나, 공제 자체에 별도의 금액 한도를 두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초고가 주택에 별도 과세표준 구간을 신설하거나 세율 자체를 올리는 방안은 검토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양도소득세 쪽에서는 앞서 임광현 국세청장이 문제 제기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에 손을 댈 전망이다. 현재는 12억원 초과 양도차익에 대해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최대 80%까지 한도 없이 공제해주는데, 여기에 10억원대의 공제액 상한을 신설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부는 초고가 주택 기준을 시가 30억~50억원 사이에서 저울질하며 시뮬레이션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권 중개소 "장특공제 축소가 제일 문제"
발표를 앞두고 강남권 부동산 시장은 이미 술렁이고 있다. 반포의 한 공인중개사는 "여기는 오랫동안 보유하고 거주도 한 분들이 많아서 장특공제가 축소되는 게 제일 문제"라고 전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젊은 사람들은 소득이 있으니 종부세를 신경 안 쓰지만, 소득이 없는 노인들은 그렇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야권에서는 이번 개편안이 사실상 보유세 부담을 높이는 '징벌적 증세'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어, 다음 달 초 최종안이 공개되면 상당한 논쟁이 예상된다.
필자가 보기엔 — 이미 예고됐던 수순
개인적으로 이번 조율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이 흐름이 갑자기 나온 게 아니라 이미 예고돼왔던 수순이라는 점이다. 앞서 임광현 국세청장이 장특공제의 '역진성'(공제 한도가 없어 차익이 클수록 오히려 세 부담이 줄어드는 현상)을 공개적으로 지적했을 때부터, 이 제도에 상한을 두는 방향의 개편은 어느 정도 예견돼 있었다. 이번에 논의되는 10억원대 공제 상한은 그 문제의식이 실제 정책으로 구체화되는 단계로 볼 수 있다.
다만 짚어볼 부분은, 이번 개편이 '일률적 증세'가 아니라 '거주 여부에 따른 차등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이다. 실거주하는 1주택자의 세 부담은 오히려 줄이고, 거주하지 않는 주택이나 다주택에 부담을 얹는 방식이라, 실수요자 보호와 투기 억제라는 두 목표를 동시에 잡으려는 의도로 읽힌다. 다만 이런 차등화가 실제 설계 단계에서는 상당히 까다로운 과제가 될 수 있다. 초고가 기준을 30억원으로 잡을지 50억원으로 잡을지에 따라 대상자 범위가 크게 달라지고, 장기간 거주하며 은퇴 이후 별다른 소득이 없는 고령자가 세 부담 급증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해소해야 하는 과제로 남아 있다. 다음 달 초 발표될 최종안에서 이런 디테일이 어떻게 구체화되는지가 이번 개편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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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부동산세(종부세) —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주택·토지 보유자에게 국가가 부과하는 세금으로, 고가 부동산 보유에 대한 조세 부담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기본공제 — 세금을 계산할 때 과세 대상 금액에서 일정 금액을 먼저 빼주는 것으로, 종부세의 경우 1주택자에게는 공시가격 12억원까지 기본공제가 적용된다.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 오랫동안 보유한 부동산을 팔 때 양도소득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일정 비율을 공제해주는 제도.
📰 참고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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