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예상을 넘었는데 주가는 떨어졌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 얘기다. CNBC 간판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이 하락이야말로 지금 사야 할 이유라고 짚었다.
실적은 좋았는데 주가는 4% 넘게 빠졌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2분기 실적에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주당순이익(EPS) 4.53달러(전년 대비 11% 증가)를 기록했고, 연간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도 약 10%로 상향 조정했다. 순이익은 31억1,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8% 늘었고, 카드 회원 지출액도 최근 3년 사이 가장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실적 발표 다음 거래일이었던 지난 25일 주가는 4% 넘게 하락했다. 이후 월요일(27일) 3% 반등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12월 11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 대비 약 13%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크레이머 "시장이 헤드라인만 팔았다"
크레이머는 이 하락을 두고 "낙폭 자체는 실망스러워 보이지만, 사업은 계속 잘 돌아가고 있다"며 "지구상에서 가장 잘 운영되는 기업 중 하나에 주어진 훌륭한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가 짚은 핵심은 시장이 "변동 없는 연간 이익 전망"이라는 헤드라인에만 반응하고, 정작 그 이면의 맥락은 놓쳤다는 것이다. 아멕스는 이번 분기 초과 이익을 자사주 매입 확대(주당순이익을 더 빠르게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 대신, 성장 사업에 재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스티브 스퀘리 아멕스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에서 "올해 상반기가 지나면서,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한 모멘텀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이머는 "스퀘리의 지난 실적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그를 믿어볼 만하다고 본다. 그래서 나라면 사겠다"고 밝혔다.
밀레니얼·Z세대가 견인하는 성장
아멕스의 성장을 이끄는 축은 젊은 세대다. 회사에 따르면 밀레니얼과 Z세대가 현재 신규 계좌 개설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스퀘리 CEO는 앞서 한 인터뷰에서 "이들은 프리미엄을 좋아하고, 뭔가 고급스러운 걸 얻는 걸 좋아한다"며 이 세대를 겨냥한 전략을 오래전부터 의도적으로 준비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이번 분기 청구액(billed business)은 환율 조정 기준 9% 늘었고, 그중 여행·엔터테인먼트 지출이 10% 증가하며 성장을 이끌었다.
필자가 보기엔 — 크레이머 특유의 '역발상 매수' 패턴
개인적으로 이번 추천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크레이머의 이런 화법이 이번 한 번에 그치지 않는 반복적인 패턴이라는 점이다. 같은 주에 그는 실적 발표 후 급락한 인텔에 대해서도 "80달러에 근접하면 추가 매수 기회"라고 밝혔고, 최근에는 페덱스와 신규 분사된 페덱스프레이트의 하락도 "전형적인 분사 직후 약세일 뿐"이라며 매수 기회로 짚은 바 있다. 즉 "실적 발표 후 급락 = 매수 기회"라는 접근을 여러 종목에 일관되게 적용하고 있는 셈인데, 이런 화법은 실적 자체가 견조한 기업이 단기 심리에 휘둘려 과매도됐을 때는 유효할 수 있지만, 모든 하락에 기계적으로 적용하기는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다만 짚어볼 부분은, 이런 개별 종목의 매수 추천이 나오는 시장 환경 자체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크레이머가 아멕스 매수를 처음 짚은 건 지난 27일이었지만, 이후 29일 연준이 케빈 워시 의장 체제에서 물가 안정을 강하게 강조하면서도 금리를 다섯 번째 연속 동결하자 시장은 다시 한번 흔들렸다. 크레이머는 30일 시황 코멘트에서 "연준이 오히려 AI발 지출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채권금리가 더 오르길 원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며, 시장이 9월 회의에서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60% 넘게 반영하고 있다고 짚었다. 즉 지금 시장 전반이 겪고 있는 변동성은 아멕스 한 종목만의 문제가 아니라, 금리·인플레이션을 둘러싼 훨씬 큰 불확실성 속에서 개별 우량주들이 함께 흔들리고 있는 국면이라는 걸 보여준다.
흥미롭게도 이 패턴은 같은 주에 발표된 SK하이닉스·삼성전자 실적과도 겹친다. SK하이닉스는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영업이익이 6배 넘게 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도 컨센서스에 못 미쳐 어닝쇼크로 받아들여졌고, 삼성전자 역시 영업이익이 19배 가까이 급증했지만 주가는 크게 힘을 못 썼다. 아멕스도 EPS가 두 자릿수 늘고 가이던스까지 상향했는데 주가는 급락했다. 업종은 반도체와 카드사로 전혀 다르지만, 세 사례 모두 '실적이 나빠서'가 아니라 '이미 형성된 기대치를 넘지 못해서' 주가가 흔들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지금 시장이 개별 기업의 실적 자체보다, AI를 둘러싼 전반적인 밸류에이션 피로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결국 이런 개별 종목의 '저가 매수' 기회론이 유효하려면, 그 종목의 펀더멘털이 실제로 견조한지와 별개로, 이 거시적 불확실성이 얼마나 더 이어질지도 함께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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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매입(Buyback) — 기업이 자기 회사 주식을 시장에서 다시 사들이는 것으로,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가이던스(Guidance) — 기업이 다음 분기나 연간 실적에 대해 스스로 제시하는 전망치.
청구액(Billed Business) — 신용카드 회원들이 실제로 카드를 긁어 발생한 총 결제 금액으로, 카드사의 핵심 사업 지표 중 하나다.
📰 참고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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