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11일 금요일

삼성전자 vs SK하이닉스 4부작 - 1편 성과급, 무엇이 달랐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이 올해 6억~7억원대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 회사 모두 영업이익의 10% 안팎을 재원으로 삼는 사실상 같은 골격의 제도를 도입했는데, 정작 회사 안팎의 반응은 정반대로 갈렸다. 같은 산업, 같은 제도가 왜 이렇게 다르게 받아들여졌는지 살펴봤다.

SK하이닉스 'PS 10% 룰', 8개월 먼저 도입

SK하이닉스는 2025년 9월 노사 합의로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PS) 재원으로 삼고, 기본급 1,000% 상한을 폐지하며, 이 구조를 10년간 유지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전망치를 254조원 안팎으로 보는데, 이 중 10%인 약 25조4,000억원이 성과급 재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직원 수(3만4,549명)에 단순히 나누면 1인당 약 7억3,50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이 성과급을 현금으로 지급한다.

삼성전자, 8개월 뒤 같은 골격 도입했지만…

삼성전자 노조는 2025년 12월부터 임금 교섭에 들어갔지만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다가, 2026년 5월 22일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반도체(DS) 부문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한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고, 지급률 상한을 폐지하며, 향후 10년간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SK하이닉스의 'PS 10% 룰'과 사실상 동일한 구조다. 이 합의안은 5월 27일 조합원 투표에서 73.7% 찬성으로 가결됐다.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부문 직원은 올해 6억원대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급 방식은 SK하이닉스와 다르다. 삼성전자는 성과급의 상당 부분을 자사주로 지급하며, 그중 3분의 1만 즉시 매각할 수 있고 나머지는 1년·2년에 걸쳐 매각이 제한된다.

같은 제도, 다른 반응 — 그리고 노노 갈등

SK하이닉스의 'PS 10% 룰'은 국내 대기업 보상 문화를 바꾼 선도 사례로 받아들여졌다. 반면 삼성전자의 동일한 제도는 가결 직후 오히려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문제는 특별경영성과급이 반도체(DS) 부문에만 적용된다는 데 있었다. 디바이스경험(DX, 가전·모바일) 부문 구성원들은 자신들이 소외됐다고 느꼈고, DX 중심의 한 노조에는 잠정합의 가결 하루 만에 1만 명 넘는 신규 가입이 몰렸다. 잠정합의안 부결 운동과 투표권 배제를 둘러싼 논란까지 겹치며, 갈등의 축이 노사 갈등을 넘어 노조와 노조 사이의 '노노(勞勞) 갈등'으로 번지는 모습까지 나타났다.

노조 요구, 어디까지였나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초기업노조·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동행 등 3개 노조 연합)은 애초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기준 투명화, 상한 해제, 기본급 7% 인상을 요구했다. 특히 OPI 재원을 기존 경제적 부가가치(EVA)의 20%에서 영업이익의 20%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반영되지 않고 기존 EVA 기준이 유지됐다. 협상이 결렬 국면으로 치달았을 때는 영업이익의 15%(약 45조원)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총파업 요구안까지 나왔다. 결국 정부 중재를 거쳐 나온 최종 합의는 이 요구안보다는 낮은 수준(사업성과 10.5%, DS 부문 한정)에서 봉합됐다.

기존 OPI 제도는 그대로 남아있다

이번에 새로 생긴 특별경영성과급은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와 별개로 얹힌 것이다. OPI는 사업부문별 실적이 연초 목표를 넘었을 때, 초과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연봉의 최대 50%까지 매년 1월 한 차례 지급되는 제도다. 2025년 귀속 OPI(2026년 1월 지급)는 DS 47%, MX 50%, VD·네트워크 12%로 확정됐는데, DS 부문은 2023~2024년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2024년 귀속 14%에 그쳤다가 2025년 AI 서버용 HBM 수요 회복에 힘입어 3배 넘게 뛴 결과다. 다음 회차 OPI는 2026년 실적이 확정되는 2027년 1월에 지급될 예정으로, 지금의 반도체 호황이 그대로 유지되는지가 관건이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용어 설명
OPI(초과이익성과급) — 삼성전자의 기존 성과급 제도. 사업부문별 실적이 연초 목표(경제적 부가가치 기준)를 초과했을 때, 초과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된다.
PS(생산성 격려금) —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제도. 2025년 9월 노사 합의로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고 기본급 1,000% 상한을 폐지하는 구조로 개편됐다.
경제적 부가가치(EVA) — 세후 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뺀 값으로, 기업이 자본비용을 넘어서는 실질적인 가치를 얼마나 창출했는지 나타내는 지표.

📰 참고 기사:
삼성과 SK의 성과급, 무엇이 달랐나?
삼성 메모리 6억·SK하이닉스 7억…'반도체 특수' 3년이면
삼성 6억·하이닉스 7억?···'반도체 빅2' 성과급 따져봤더니
2026년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 나무위키
삼성전자 성과급 2026 — OPI·TAI 구조와 사업부별 지급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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