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보유세·거래세 체계를 통째로 손봤다. 3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의 핵심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주택 가액'으로 바꾸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보유'가 아닌 '거주'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다만 초안에서 흔히 오해하기 쉬운 것과 달리, 이번 개편은 "고가 주택이면 다 세금이 오른다"는 식의 일괄 증세가 아니라 구간별로 상당히 정교하게 설계됐다.
종부세, '몇 채냐'에서 '얼마짜리냐'로
가장 큰 틀의 변화는 종부세 세율 체계에서 '주택 수' 기준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개편 전과 후를 나란히 놓고 보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더 분명해진다.
| 구분 | 개편 전(현재) | 개편 후 |
|---|---|---|
| 세율 체계 | 1·2주택 0.5~2.7% 3주택 이상 0.5~5.0% (주택 수에 따라 차등) |
2028년부터 주택 수 무관 0.5~5.0% 단일화 (2026년 우선 1·2주택 0.5~3.5%로 인상) |
| 1세대 1주택 과세 기준금액 |
공시가격 12억원 | 공시가격 14억원(시가 약 20억원) |
| 비거주 1주택 기본공제 |
12억원 | 9억원으로 하향 |
| 양도세 장기보유 특별공제(1세대1주택) |
보유 연4%+거주 연4% (각각 최대 40%, 합산 최대 80%) |
2029년부터 거주만 연 8%(최대 80%), 보유 실적은 불인정 공제 한도 2028년 20억·2029년 10억 신설 |
"초고가면 다 오른다"는 아니다 — 구간별로 다르게 설계됐다
실제 세 부담이 어떻게 바뀌는지는 구간별로 확인해야 정확하다. 정부 설계에 따르면 다음과 같이 시가 구간마다 영향이 다르다.
| 시가 구간(거주 1주택 기준) | 종부세 부담 변화 |
|---|---|
| 20억원 이하 | 과세 대상 제외 (면세) |
| 20억원 ~ 30억원 | 세액 감소 |
| 30억원 ~ 40억원 | 변동 거의 없음 |
| 40억원 ~ 50억원 초과 | 세율 최대 2배 |
여기에 실거주하지 않는 고가주택은 별도로 더 강하게 조정된다. 기본공제 자체가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아지는 데다, 2028년부터 보유기간 공제가 완전히 폐지되고 거주기간 공제로 전환되는 영향까지 겹쳐, 비거주 고가주택의 세 부담은 최대 10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반적으로 보유세를 높이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시가 30억원 이하 중산·서민층이 사는 집은 오히려 낮춰줬다"고 설명했다.
규제하면서 동시에 '퇴로'도 열어줬다 —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
양도세 쪽에서는 장기보유특별공제 구조가 바뀐다. 지금은 1세대 1주택자에게 보유·거주 각각 연 4%씩(최대 40%) 공제해주는데, 2029년부터는 거주 기준으로 연 8%(최대 80%)까지 전면 전환된다. 다만 공제 한도가 신설돼 2028년 20억원, 2029년부터는 10억원으로 제한된다. 취학·전근·치료·해외 체류·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로 살지 못한 기간은 최대 3년까지 거주기간으로 인정하고, 재개발·재건축 사업 기간도 절반은 거주기간으로 계산해준다. 흥미로운 대목은 정부가 보유세는 강화하면서, 동시에 다주택자가 집을 팔고 나올 수 있는 '퇴로'도 함께 열어줬다는 점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율을 2027~2028년 한시적으로 낮춰(2주택자는 각각 5%포인트·10%포인트, 3주택 이상은 10%포인트·15%포인트 인하),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시점에 맞춰 매도할 시간을 벌어준다는 구상이다. 종부세는 2027~2028년, 양도세는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필자가 보기엔 — 방향은 정교한데, 정교함 자체가 부담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개편안에서 인상적인 지점은, 단순히 세금을 올리고 내리는 문제가 아니라 '똘똘한 한 채' 쏠림을 막고 실거주를 유도하겠다는 정책 목표가 세율 설계 곳곳에 촘촘히 반영돼 있다는 점이다. 20억원 이하는 면세, 40억원을 넘어야 본격 증세, 비거주는 별도로 더 강하게 규제하는 3단 구조는 "고가 주택은 무조건 때린다"는 식의 단순 증세보다 훨씬 정교하다. 다주택자에게 보유세 부담과 동시에 매도 퇴로(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를 같이 준 것도, 세금만 올리고 끝나면 오히려 매물이 잠기는 '거래 동결' 부작용을 의식한 설계로 보인다.
다만 이 정교함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본다. 시가 구간별로 세액이 늘거나, 줄거나, 거의 안 바뀌는 경우가 뒤섞여 있고, 여기에 거주·비거주 여부까지 곱해지면서 계산 구조가 상당히 복잡해졌다. 일반 1주택자 입장에서는 "내 집값이면 정확히 세금이 얼마나 바뀌는지" 스스로 가늠하기 쉽지 않다. 정부는 "보유세를 전반적으로 높이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하지만, 복잡한 구조 자체가 "결국 오르는 거 아니냐"는 불안심리를 자극할 여지도 있다. 또한 종부세는 2028년, 양도세는 2029년까지 유예기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그 사이 시장이 미리 움직이며 매물이나 가격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지켜봐야 할 변수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종합부동산세(종부세) — 일정 기준을 넘는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에게 재산세와 별도로 부과하는 국세로, 부동산 보유에 대한 조세 형평성을 높이고 가격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됐다.
장기보유특별공제 — 양도소득세 계산 시 부동산을 오래 보유(또는 거주)한 경우 양도차익 일부를 공제해주는 제도로, 이번 개편으로 '보유' 기준에서 '거주' 기준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간다.
양도세 중과 —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등의 주택을 팔 때 일반세율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로, 투기 수요를 억제하려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 참고 기사:
[2026 세제개편] 종부세, '주택 수' 대신 '가액' 기준으로…실거주 1주택 공제 14억
[2026 세제개편안] 종부세 '몇 채' 대신 '총 주택가액'이 기준…양도공제는 실거주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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