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8일 화요일

애플, 장중 시총 5조달러 첫 돌파

애플이 28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시가총액 5조달러를 잠깐 넘어섰다. 역대 두 번째로 이 문턱을 넘은 기업이 됐는데, 바로 전날 엔비디아를 제치고 세계 시총 1위에 오른 지 하루 만에 나온 기록이다.

잠깐 넘었다가 다시 내려온 5조달러

이날 애플 주가는 장중 한때 1.8% 오른 342.89달러까지 치솟으며 시가총액이 약 5조36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다만 이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며 339.70달러 선에서 거래를 이어갔고, 이 경우 시가총액은 약 4조9,910억달러 수준이다. 종가 기준으로 5조달러를 넘기려면 주가가 340.43달러를 넘어서야 하는데, 이날은 근소한 차이로 이 기준을 채우지 못했다. 앞서 엔비디아가 2025년 10월 처음으로 이 5조달러 문턱을 넘은 이후, 이번이 두 번째 사례다. 올해 들어 애플 주가는 약 24~25% 오른 반면, 엔비디아는 약 6% 상승에 그쳐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1조달러부터 5조달러까지, 8년의 기록

애플의 이번 기록은 회사 역사상 다섯 번째 '조 단위' 이정표다. 애플은 2018년 8월 세계 최초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은 상장기업이 됐고, 2020년 8월 2조달러, 2022년 1월 3조달러(장중 기준)를 잇달아 돌파했다. 이후 4조달러 달성까지는 상대적으로 오래 걸려, 2025년 10월에야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에 이어 세 번째로 4조달러 클럽에 합류했다. 이번 5조달러 도달까지는 약 8년이 걸린 셈이다.

AI 인프라 대신 선택한 '가벼운' 전략

이번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시장의 관심이 '하이퍼스케일러식 대규모 AI 투자'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깔려 있다. 엔비디아의 GPU가 주도해온 AI 인프라 투자 스토리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는 사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자본 지출 구조를 유지해온 애플이 재평가받고 있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애플의 주가 상승이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속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애플은 지난달 맥북·아이패드 가격을 인상했는데,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이를 두고 메모리·저장장치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게 불가피해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애플은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아이폰 등 제품을 일시불 구매 대신 매달 요금을 내고 이용하는 리스형 프로그램 '업그레이드(Upgrade)'도 새로 발표했다.

팀 쿡의 마지막 실적 발표

이번 이정표는 애플이 오는 30일 발표할 분기 실적을 앞두고 나왔다. 이 실적 발표는 팀 쿡 CEO가 맡는 마지막 실적 발표로도 주목받고 있다. 애플은 9월 1일부로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총괄인 존 터너스가 CEO 자리를 이어받고, 팀 쿡은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필자가 보기엔 — 상징적 숫자 그 이상의 의미

개인적으로 이번 기록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5조달러라는 숫자 자체보다 애플과 엔비디아가 최근 몇 주 사이 계속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는 흐름이다. 두 회사가 시총 1위 자리를 두고 벌이는 경쟁은 단순한 순위 다툼이 아니라, 'AI 시대에 어떤 전략이 더 지속 가능한가'에 대한 시장의 답을 찾는 과정에 가깝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AI 붐의 정점에 선 엔비디아와, 상대적으로 가벼운 지출 구조를 유지하며 소비자 제품과 서비스로 AI를 녹여내려는 애플이 정반대의 전략을 대변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짚어볼 부분은, 이 5조달러가 아직 '완전히 확정된' 기록은 아니라는 점이다. 종가 기준으로는 문턱을 넘지 못했고, 앞으로도 애플과 엔비디아의 시가총액 차이는 하루 주가 변동만으로 다시 뒤집힐 수 있는 좁은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결국 이번 주 목요일로 예정된 애플의 실적 발표, 그중에서도 메모리 가격 인상이 실적에 미친 영향과 새 CEO 체제로의 전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이 5조달러라는 상징적 숫자가 일시적 이벤트로 끝날지 아니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지를 가늠할 다음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함께 보면 좋은 글:
애플, 엔비디아 제치고 다시 세계 시총 1위로


📖 용어 설명
시가총액 — 주가에 발행 주식 수를 곱한 값으로, 시장이 평가하는 기업의 전체 가치를 나타낸다.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 —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IT 기업을 뜻하는 용어.

📰 참고 기사:
Apple touches $5 trillion market cap for first time
Apple just hit $5 trillion market cap for first time
Apple Hits $5 Trillion Market Value, Becomes Second Company to Reach Milestone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코스피 이틀 연속 폭락, 진짜 원인은 무엇인가

코스피가 이틀 연속 폭락했다. 28일 10.69% 급락에 이어 29일에도 장중 서킷브레이커가 재발동되며 결국 5.98% 내린 5663.24로 마감했다. 정부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는데, 실제로 얼마나 맞는 말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