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의 2026년 2분기 13F 공시가 8월 14일(현지시간) 나왔다. 로이터·블룸버그 등 해외 주요 매체가 일제히 비중 있게 다룬 이 공시에는 단순히 "주택시장에 투자를 늘렸다"는 말로는 설명이 안 되는 변화들이 담겨 있다.
14분기 만에 순매수 전환
버크셔는 이번 분기 약 200억 달러를 순매수했다. 2025년 초부터 14분기 연속 이어지던 순매도 기조가 끝난 것이다. 이 기간 쌓아온 현금 보유고는 3,974억 달러(직전 분기 사상 최대치)에서 3,655억 달러로 줄었다. 이번 공시는 워런 버핏이 2026년 1월 1일 CEO에서 물러나고 그렉 아벨이 새 CEO로 취임한 이후 두 번째 분기 실적으로, "버핏 없는 버크셔"가 실제로 어떤 투자를 하는지 보여주는 두 번째 데이터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았다. 다만 버핏은 여전히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하며 자본배분 관련 자문을 계속하고 있어, 완전한 세대교체로 보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알파벳, 애플·아멕스 다음 3위로
이번 분기 가장 큰 변화는 알파벳(구글 모회사)이다. 버크셔는 알파벳 주식 4,810만 주를 추가 매입해 보유량을 약 1억600만 주(평가액 378억 달러)로 늘렸다. 전분기 대비 83% 늘어난 규모로, 애플·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 이어 버크셔의 3대 보유종목이 됐다. 이 중 상당 부분은 지난 6월 알파벳이 AI 인프라 투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진행한 100억 달러 규모 사모 증자에 버크셔가 참여한 결과이고, 나머지 약 70억 달러는 공개시장에서 직접 사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항공·백화점·주택건설 — 버핏이라면 안 했을 법한 베팅들
델타항공 보유 지분도 늘었다. 이번 분기 1,750만 주를 추가 매입해 지분 가치가 53억7,000만 달러(44% 증가)로 커졌다. 버핏은 2020년 팬데믹 초기 항공주를 전량 매도하며 항공 산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던 인물이다. 그 뒤로 처음 항공주를 다시 사들인 게 지난 1분기였고, 이번 분기 그 베팅을 한 번 더 키운 셈이다. 메이시스(백화점) 지분도 142% 늘었는데, 절대 금액으로는 약 1억 달러 수준의 소규모 베팅이다.
주택시장 관련 움직임도 이어졌다. 이번 분기 D.R.호턴에 3,564주 규모의 신규 지분을 편입했는데, 다른 종목들에 비하면 '발가락만 담근' 수준의 소액이다. 기존 보유하던 레나(Lennar)에는 약 2억8,000만 달러를 추가했고, 지난 6월 발표됐던 68억 달러(부채 포함 85억 달러) 규모의 주택건설사 테일러모리슨 인수도 이번 분기 중 마무리됐다. 반면 은행·금융주는 계속 덜어내는 중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를 5.9%(약 17억 달러, 이번 분기 최대 금액 감액) 줄였고, 캐피털원은 58%나 축소했다. 콘스텔레이션 브랜즈는 지분을 완전히 정리했다.
버핏의 그림자, 얼마나 남았나
아벨은 취임 직후 공개서한에서 애플·아메리칸익스프레스·코카콜라·무디스를 "핵심 투자"로 꼽으며 집중투자 전략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이번 분기에도 이 네 종목의 비중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버크셔의 투자 철학 근간은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항공·백화점·주택건설처럼 버핏이 생전 꺼리거나 완전히 손을 뗐던 영역에 아벨이 잇따라 발을 들이고 있다는 점, 그리고 14분기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는 점은 분명 새로운 신호다. 특히 항공주는 버핏이 "다시는 안 산다"고 공언하다시피 했던 업종이라, 이 지점에서만큼은 아벨이 자기 색깔을 분명히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두 흐름 — 핵심 4종목은 유지하되 주변부에서는 과감하게 새 영역을 개척하는 것 — 을 어떻게 해석할지는 시각이 갈릴 수 있다. "버핏의 원칙(장기·집중·저평가) 안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것"으로 볼 수도 있고, "포스트 버핏 시대의 조심스러운 실험"으로 볼 수도 있다. 자산배분 비중으로 보면 상위 5개 종목이 전체 포트폴리오(약 2,990억 달러)의 72%를 차지할 만큼 여전히 소수 종목에 집중돼 있다는 점은, 적어도 "분산투자로 방향을 튼 것"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다음 분기 13F에서 이번에 새로 편입한 소액 종목(D.R.호턴 등)들이 실제로 규모를 키우는지가, 아벨 체제가 어디로 가는지 가늠할 다음 관찰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13F 공시 — 운용자산 1억 달러 이상 기관투자자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분기마다 제출해야 하는 보유 주식 내역 공시. 분기 마감 후 45일 이내 제출해야 하며, 파생상품이나 해외 상장 주식은 포함되지 않는다.
순매수/순매도 — 특정 기간 매수 금액에서 매도 금액을 뺀 값. 양수면 순매수(사들인 돈이 더 많음), 음수면 순매도(판 돈이 더 많음)를 뜻한다.
📰 참고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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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kshire Hathaway boosts Alphabet to a top three holding, ups Delta and housing bets
Berkshire Hathaway Increases Delta, Alphabet Stakes as Abel Deploys Cash
Tracking Berkshire Hathaway Portfolio – Q2 2026 Update
Berkshire Hathaway Doubles Down on Homebuilders, Makes Alphabet Top 3 Hol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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