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6일 일요일

마이크론 목표주가 1,250달러 vs 마이클 버리 공매도

마이크론을 보는 시각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뉴스트리트리서치는 지난 8월 14일 마이크론을 매수로 상향하며 목표주가 1,250달러를 제시했는데, 같은 시기 '빅쇼트'의 실존 인물 마이클 버리는 이 회사에 대한 공매도 규모를 계속 늘리고 있다. 같은 실적, 같은 숫자를 보고도 결론이 정반대로 갈린 셈이다.

목표주가 1,250달러

뉴스트리트리서치의 피에르 페라구 애널리스트는 마이크론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를 1,250달러로 제시했다. 8월 16일 기준 주가(972.98달러) 대비 약 29% 상승 여력이다. 뉴스트리트는 밸류에이션 판단 기준으로 기업가치 대비 매출원가 비율(EV/COGS)을 활용했는데, 이는 메모리 업종 특유의 급격한 마진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는 지표라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AI가 전체 메모리 수요의 3분의 2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고, 2030년 이후 연간 메모리 수요 성장률이 최근 20년 평균(10%)을 넘어서는 15%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시나리오대로면 마이크론은 2030년까지 시가총액 2조~3조 달러 규모 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게 뉴스트리트의 결론이다.

실적으로 뒷받침되는 낙관론 — 매출 346% 급증

이런 낙관론에는 실적이라는 근거가 있다. 마이크론의 2026회계연도 3분기(5월 28일 마감) 매출은 415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6% 급증했고, 직전 분기 대비로도 74% 늘었다. 매출총이익률은 1년 전 37.7%에서 84.6%로 뛰었고, 순이익은 19억 달러에서 282억 달러로 커졌다. 7개 분기 연속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낸 것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회사는 다음 분기(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을 500억 달러 안팎, 주당순이익을 31달러 안팎으로 전망했다. 산자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에서 D램·낸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돈다고 밝혔고, 수미트 사다나 최고사업책임자(CBO)는 거의 모든 제품군에서 고객 수요가 공급 능력을 훨씬 웃돌며 이런 상황이 2028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클 버리의 공매도 베팅

같은 시점, 마이클 버리는 정반대 포지션을 키우고 있다. 그는 지난 7월 마이크론 주가가 1,052달러였을 때 처음 공매도를 걸었고, 8월 들어 924달러 부근에서 이 포지션을 추가로 늘렸다. 엔비디아·AMD·오라클·네비우스, 반도체 ETF(SOXX)까지 함께 공매도하며 AI 인프라 투자 전반에 대한 비관적 베팅을 확대하는 중이다. 버리의 논리는 마이크론의 사업 자체가 나빠지고 있다는 게 아니라, 메모리 산업 특유의 호황-불황 사이클이 이번에도 반복될 것이라는 데 있다. 그는 마이크론의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그저 오랜 제품 목록에 하나 더 추가된 것일 뿐"이라 평가절하하며, 최근 주가 상승은 놓칠까 봐 조바심내는 심리와 다들 사니까 나도 산다는 식의 편승 심리가 만든 결과라고 주장했다. 특히 8월 중순 보도에서는 중국 메모리 업체들의 경쟁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버리의 우려 요인으로 함께 거론됐는데, 이는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함께 다뤘던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저가 물량 공세와 같은 맥락이다. 다만 버리 스스로도 최근 시장이 랠리하면서 공매도 포지션이 손익분기 근처에서 손실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밝혔고, 총 노출을 줄이면서도 방향성은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사이클 정점을 지나고 있나?

두 시각이 갈리는 지점은 흥미롭게도 서로 다른 사실이 아니라 같은 사실을 보는 방식이다. 마이크론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후행 기준 약 22배, 향후 실적 전망 기준으로는 약 5.55배에 불과하다. 통상 이렇게 낮은 선행 PER은 저평가 신호로 해석되지만, 메모리 업종에서는 반대로 "지금이 이익의 정점이라 시장이 이미 알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버리 쪽은 후자로, 뉴스트리트 쪽은 마이크론이 맺은 다년 계약이 예전 사이클과 달리 수요의 지속성을 뒷받침한다는 근거로 전자를 옹호한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의 한 분석가는 전 세계 메모리 공급 부족이 2026년 2분기에 이미 정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있고, 하반기부터 2027년에 걸쳐 완화되다가 2028년쯤 공급 과잉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절충적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버리가 방향은 맞을 수 있어도 시점이 이르다는 뜻이다.

결국 이 논쟁은 마이크론 한 종목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의 AI발 메모리 호황이 과거와 다른 '구조적 변화'인지 아니면 조금 더 오래 끌었을 뿐인 '익숙한 사이클'인지를 가르는 질문이기도 하다. 여기에 CXMT 같은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이 언제, 얼마나 시장에 풀리느냐도 변수로 얹혀 있다. 다음 분기 실적에서 매출 성장률이 유지되는지, 그리고 마이크론이 맺은 다년 계약들이 실제로 가격 하락 국면에서도 버텨주는지가, 이 두 시각 중 어느 쪽에 무게를 더 실을지 가늠할 다음 관찰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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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어 설명
EV/COGS(기업가치 대비 매출원가 비율) — 기업가치(시가총액+순부채)를 매출원가로 나눈 값. 이익률 변동이 큰 업종에서, 마진 변화에 덜 흔들리는 밸류에이션 지표로 활용된다.
공매도(Short Selling) —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거래 방식으로, 주식을 빌려서 먼저 판 뒤 나중에 낮은 가격에 되사서 갚아 차익을 노린다. 예상과 달리 주가가 오르면 손실이 커진다.
고대역폭메모리(HBM) — D램을 여러 층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높인 메모리로, 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으로 쓰인다.

📰 참고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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