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4일 금요일

강제노동 명분 내세운 트럼프 새 관세, 세계가 반발했다

미국이 60개국을 대상으로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면서 '강제노동 방지 미흡'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는데, 정작 이 명분 자체를 두고 유럽연합부터 호주, 일본, 브라질까지 전 세계 무역 상대국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왜 하필 '강제노동'을 근거로 들었나

이번 조치는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지난 24일(현지시간) 통상법 301조를 근거로 발동했다. 대상은 미국 수입의 99.4%를 차지하는 60개 주요 무역 상대국이다. 강제노동으로 만들어진 상품의 수입 금지 조치를 채택했거나 채택하겠다고 약속한 국가에는 10%, 그렇지 않은 국가에는 12.5%의 관세가 매겨진다. 이 조치는 지난 2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비상대권 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한 이후, 임시방편으로 시행됐던 통상법 122조 기반의 10% 일괄 관세(24일 만료 예정)를 대체하는 성격이다. 미국무역대표부는 "미국은 거의 100년 가까이 강제노동 상품 수입 금지법을 시행해왔다"며 "무역 상대국들도 이제는 같은 조치를 취할 때"라고 밝혔다.

세계 각국 "말도 안 된다"

각국의 반응은 신속하고 격렬했다. 호주 통상장관 돈 패럴은 이번 조치를 "완전히 부당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 카야 칼라스는 미국 측 주장을 "근거 없는 비난"이라며 "EU가 오히려 미국보다 더 강력한 노동자 보호 장치를 갖추고 있다"고 반박했다. 일본은 이미 미국과 10% 관세로 합의했다고 이해하고 있었는데 추가 관세가 붙었다며 유감을 표했고, 뉴질랜드 총리 크리스토퍼 럭슨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다만 캐나다는 상대적으로 절제된 반응을 보였다. 캐나다 통상장관 도미닉 르블랑은 "예상치 못한 일은 아니다"라며 강제노동 근절이라는 목표 자체에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멕시코는 이미 10% 관세를 적용받고 있던 데다, 대미 수출의 80% 이상이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고 있어 실질적 변화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치적 의도가 숨어 있다는 지적도

흥미로운 대목은 각국 정부와 별개로, 이 조치의 진짜 목적을 두고도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는 점이다. 비판론자들은 '강제노동'이라는 명분이 실제로는 대법원 판결로 무너진 트럼프 대통령의 글로벌 관세 체계를 더 탄탄한 법적 근거 위에서 재건하려는 수단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이번 조치가 시행된 통상법 301조는 앞선 비상대권 관세와 달리 대법원 판결의 영향을 받지 않는 별도의 법적 근거다. 다만 무역 상대국 대부분은 이번 조치에 보복 대신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어, 당장 무역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필자가 보기엔 — 관세를 위한 관세, 그 다음은?

개인적으로 이번 조치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트럼프 행정부가 대법원의 제동에도 불구하고 관세라는 정책 수단 자체를 포기하지 않고 법적 근거만 바꿔가며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는 점이다. 비상대권을 통한 관세가 막히자 통상법 301조라는 다른 법적 통로를 찾아냈다는 건, 앞으로도 특정 법 조항이 막히면 또 다른 조항을 근거로 관세를 재구성할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는 무역 상대국들 입장에서 미국의 관세 정책을 '일시적 조치'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지속될 리스크'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만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대부분의 국가가 격렬히 항의하면서도 정작 보복관세 카드는 꺼내지 않고 협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관세 자체보다 미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잃는 것이 더 큰 손실이라는 각국의 현실적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조치의 실질적 파장은 '강제노동 방지'라는 명분의 타당성 여부보다, 앞으로 이어질 개별 국가와의 협상에서 이 관세율이 실제로 어떻게 조정되는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 용어 설명
통상법 301조(Section 301) — 외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해 미국이 관세 등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미국 통상법 조항.
비상대권 관세 —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대통령이 별도 입법 절차 없이 신속하게 부과할 수 있는 관세로, 올해 2월 미국 대법원이 위법 판결을 내린 바 있다.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 — 기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해 2020년 발효된 3국 간 자유무역협정으로, 협정 대상 품목은 대부분 무관세 혜택을 받는다.

📰 참고 기사:
Trump's new global tariff draws rebukes from trade partners over forced labor justification
U.S. allies hit with new tariffs object to Trump's forced labor allegations
Trump's New Tariffs on Over 80 Countries, Explai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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