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를 떠받치는 두 축, 서버와 메모리 반도체 쪽에서 동시에 반가운 소식이 나왔다. 서버 제조사 슈퍼마이크로컴퓨터(Super Micro)는 마진율이 예상보다 두 배 가까이 뛰며 시간외 거래에서 급등했고,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Micron)도 사흘 연속 하락을 딛고 반등에 성공했다. 두 소식 모두 결국 하나의 흐름, AI 데이터센터를 향한 수요가 여전히 뜨겁다는 걸 가리키고 있다.
슈퍼마이크로, 마진율이 두 배 뛴 이유
슈퍼마이크로는 지난 21일(현지시간) 4분기(6월 마감)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시장을 놀라게 했다. 매출총이익률(그로스마진)이 기존 전망치였던 8.2~8.4%를 훌쩍 뛰어넘는 15~17%로 예상된다고 밝힌 것이다. 회사 측은 이 개선을 "유리한 고객·제품 구성"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4분기 신규 수주가 600억 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매출 자체는 가이던스(110억~125억 달러) 하단에 머물 것으로 보이는데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17~20%가량 급등했다. 시장이 매출 규모보다 수익성 개선과 향후 주문 잔고(백로그)에 더 크게 반응한 셈이다. 정식 4분기 실적은 다음 달 11일 발표될 예정이다.
마이크론, 사흘 하락 뒤 나온 "저가 매수" 신호
비슷한 시기 마이크론도 3거래일 연속 하락 끝에 반등에 성공했다. 이번 반등의 계기는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조지프 무어의 매수 추천이었다. 그는 최근 며칠간의 하락을 "데이터센터 수요 강세가 유일한 원인"이라고 짚으면서도, 이를 오히려 매수 기회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이 계속 심화하고 있고, 3분기 메모리 가격이 2분기 대비 25%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이 판단을 뒷받침했다. 마이크론은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240%가량 오르며 나스닥100 내 상승률 2위를 기록했고, 지난 5월에는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에도 처음 이름을 올렸다.
숫자로 보면 —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크기
마이크론의 최근 분기(3~5월, 마이크론 회계연도 기준 3분기) 매출은 414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6% 늘었다. 비GAAP 기준 주당순이익(EPS)은 25.11달러, GAAP 매출총이익률은 85%에 달했다. 마이크론은 회계연도를 9월에 시작하는 독자적인 기준으로 운영하는데, 그래서 캘린더 기준 3~5월 실적을 회사 자체적으로는 '3분기'라고 부른다. 회사는 다음 분기(캘린더 기준 6~8월, 회계연도 4분기) 매출도 500억 달러 안팎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메모리 가격 결정력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여기에 국내 기업인 SK하이닉스도 미국 나스닥 상장(ADR) 준비 국면에서 관련 우려가 일부 해소되며 하루 만에 14% 급등하는 등, 메모리 업황 훈풍은 한국 기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필자가 보기엔 — 같은 뿌리, 다른 열매
개인적으로 이번 두 사례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서버(슈퍼마이크로)와 메모리(마이크론)라는 서로 다른 층위에서 동시에 긍정적 신호가 나왔다는 점이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실제로 확대되고 있다면, 그 수요는 서버 조립·공급 단계와 그 안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단계 양쪽에 동시에 반영돼야 정상이다. 이번 주 두 회사의 실적·주가 흐름이 정확히 그런 모습을 보였다는 건,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는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특정 기업 한두 곳의 개별 호재가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친 구조적 흐름이라는 근거로 볼 수 있다.
다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두 회사 모두 매출 자체는 시장 기대치의 하단에 머물렀거나 우려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주가가 올랐다는 점이다. 슈퍼마이크로는 매출이 가이던스 하단에 그쳤는데도 마진 개선만으로 주가가 급등했고, 마이크론도 지난주 급락 이후의 반등이라 아직 완전히 우려가 해소된 국면은 아니다. 즉 지금 시장은 '매출 성장'보다 '수익성'과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결정력'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는 셈인데, 이런 흐름이 계속되려면 결국 다음 분기 실제 실적으로 이 기대가 뒷받침돼야 한다. 8월 슈퍼마이크로의 정식 실적 발표와, SK하이닉스의 이달 29일 실적 발표가 이 흐름의 지속 여부를 가늠할 다음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회계연도(Fiscal Year) — 기업이 실적을 집계하는 12개월 단위 기간으로, 반드시 1~12월일 필요는 없다. 마이크론은 9월에 회계연도를 시작해, 캘린더 기준 3~5월을 '3분기'로 표기하는 등 일반 달력과 분기 표기가 다르게 나타난다.
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 — 매출에서 제조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회사가 물건을 팔아 실제로 얼마나 남기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
백로그(Backlog) — 이미 수주했지만 아직 완료되지 않은 주문 잔고로, 향후 매출로 이어질 일감의 규모를 뜻한다.
ADR(American Depositary Receipt) — 외국 기업 주식을 미국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예탁증서 형태로 발행한 것으로, 미국 상장 없이도 미국 투자자들이 해당 기업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해준다.
📰 참고 기사:
Supermicro stock jumps on gross margin raise amid record $60 billion backlog
Why Micron Stock Bounced Back Today
SK Hynix Rockets 14% Ahead of July 29 Earnings as Chip Stocks Reb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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