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3일 목요일

알파벳이 쏜 신호탄, 코스피 5거래일 만에 7000선 탈환

코스피가 5거래일 만에 다시 7,000선을 회복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2분기 실적과 함께 올해 설비투자(CAPEX) 계획을 대폭 상향하면서, 그동안 국내 증시를 짓눌러온 'AI 투자 둔화' 우려가 한풀 꺾인 영향이다.

알파벳이 쏜 신호탄

이번 반등의 발단은 알파벳의 2분기 실적 발표였다. 알파벳은 올해 설비투자 계획을 기존 1,800억~1,900억달러에서 1,950억~2,05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김중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에서 우려하던 AI 사이클 및 CAPEX 둔화 우려는 기우였음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고 평가했고,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가이던스 상향은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이라며 "클라우드를 포함한 본업 성장 모멘텀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알파벳처럼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대형 클라우드 기업을 '하이퍼스케일러'라고 부르는데, 이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축소 우려가 그동안 국내 반도체 업황 전망을 짓눌러온 핵심 리스크였다는 점이다. 알파벳이 오히려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히면서, 이 하이퍼스케일러에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심리가 함께 살아난 것이다.

코스피 4.40%, 코스닥 5.22% 동반 급등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99.19포인트(4.40%) 오른 7,096.89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5일 이후 5거래일 만의 종가 기준 7,000선 회복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65%, 4.86% 올랐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보다 39.19포인트(5.22%) 오른 790.28에 마감했는데, 오후 2시 27분에는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번 사이드카는 올해 14번째 코스닥 매수 사이드카로, 매도 사이드카까지 합치면 벌써 24번째다. 알테오젠(8.77%), 에코프로비엠(6.00%), 에코프로(5.71%)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이 다시 사들이기 시작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지난 20일부터 나흘 연속 순매수를 이어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1,487억원어치를 사들였고, 기관도 976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을 뒷받침했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매도에 나섰는데, 이는 최근 며칠간 이어진 급등락 장세에서 차익 실현이나 관망 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필자가 보기엔 — 반등의 진짜 의미는 '메모리 사이클 우려 완화'

개인적으로 이번 반등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단순히 미국 빅테크 실적 하나에 국내 증시가 일희일비했다기보다, 그 실적이 짚어준 산업 사이클의 방향성 자체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키움증권이 짚었듯, 알파벳의 투자 확대는 "메모리 사이클 '피크아웃(고점 통과)' 가능성을 완화해준"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즉 시장이 그동안 두려워했던 건 "AI 붐이 벌써 정점을 찍고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였는데, 알파벳이 오히려 투자를 늘리겠다고 밝히면서 이 우려가 최소한 이번 분기만큼은 뒤로 미뤄진 셈이다.

다만 짚어볼 부분은, 이번 반등이 하루 만에 완전한 추세 전환을 확정 지은 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 하루 전인 22일에는 코스피가 장중 7,000선을 터치했다가도 차익 실현 매물에 밀려 결국 6,700선대에서 마감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이 짚었듯 "대규모 투자가 지속될지에 대한 우려도 혼재한다"는 신중론도 여전히 남아 있다. 결국 다음 확인 포인트는 명확하다. 삼성증권이 짚었듯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다른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실적과 투자 가이던스가 이어서 발표될 예정인데, 이들 역시 알파벳처럼 투자 확대 기조를 재확인해줄지가 이번 반등이 일시적 반발 매수에 그칠지, 아니면 좀 더 이어지는 추세로 자리 잡을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특정 방향을 단정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용어 설명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 —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형 IT 기업을 뜻하는 용어. 이들의 설비투자 규모가 국내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설비투자(CAPEX) — 공장, 장비, 데이터센터 등 미래 생산·서비스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출하는 자본적 비용.
매수 사이드카 — 코스피200 또는 코스닥150 선물 가격이 전일 대비 일정 비율 이상 급등한 상태가 일정 시간 지속될 때 발동되는 제도로, 발동 시 일정 시간 프로그램 매수 주문의 체결이 일시 정지된다.
피크아웃(Peak-out) — 특정 산업이나 지표가 최고점을 찍고 하락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을 뜻하는 표현.

📰 참고 기사:
'알파벳發 호재' 코스피 5거래일 만에 7000선 회복…코스닥 5%대 강세[시황종합]
알파벳이 깨운 코스피, 닷새 만에 7000선 탈환…개미는 여전히 '신중'
알파벳 투자 확대에 투심 회복…코스피, 7000선 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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