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9일 일요일

쿠팡 1,349억 '역대 최대' 보안투자, 근데 유출사고 이전 데이터였다

쿠팡과 네이버를 포함한 국내 주요 플랫폼들이 지난해 정보보호에 역대 최대 규모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수치는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터지기 전 투자 내역이라는 점에서, 진짜 시험대는 오히려 올해 공시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쿠팡 1,349억원 '역대 최대' — IT 투자의 5.2%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공시된 '2025년 정보보호 공시'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정보보호 투자액은 1,349억 3,672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889억 7,977만원)보다 51.6% 늘어난 규모로, 쿠팡의 정보보호 투자가 1,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2년 639억원, 2023년 659억원으로 완만하게 늘던 투자 규모가 2024년부터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정보기술(IT) 부문 전체 투자액(2조 5,725억원, 전년비 +34.2%) 대비 정보보호 투자 비중은 5.2%로, 전년(4.6%)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정보보호 전담 인력도 211.6명에서 370.1명으로 75% 가까이 늘었는데, 이는 쿠팡 전체 임직원 증가율(7.4%)의 10배에 달하는 속도다.

네이버·카카오는 오히려 '업계 평균 이하'

네이버의 지난해 정보보호 투자액은 660억 3,414만원(전년비 +19.5%), 카카오는 340억원(+8.7%)으로 두 회사 모두 정보보호 공시가 시작된 2022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IT 투자 대비 정보보호 투자 비율은 네이버 4.5%, 카카오 4.1%였다. 그런데 이 비율은 올해 공시 대상 726개 기업 평균인 5.95%에는 오히려 못 미친다. 정보보호 전담인력(FTE 기준)은 네이버 154명, 카카오 92.2명으로, IT 인력 대비 비율은 각각 4.8%, 3.1%였다. 업계에서는 플랫폼 기업의 경우 자체 개발 보안 시스템과 내부 보안 조직 비중이 높아, 공시된 투자액만으로 실제 보안 수준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필자가 보기엔 — 이 숫자는 '유출 사고 이전' 데이터다

개인적으로 이번 공시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지점은 따로 있다고 본다. 이번에 공시된 투자액은 지난해 사업연도 기준으로, 같은 해 말 발생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전의 투자 내역이 반영된 결과라는 점이다. 즉 지금 나온 '역대 최대' 기록조차, 실제 사고 대응 차원의 투자 확대는 아직 반영되지 않은 숫자라는 뜻이다. 유출 사고 이후 쿠팡이 얼마나 더 투자를 늘렸는지는 내년 공시에서야 드러날 텐데, 이때 나올 증가폭이야말로 이번 사고가 업계 전반의 보안 투자 기준을 얼마나 끌어올렸는지 보여주는 진짜 지표가 될 것이다.

후발주자들도 투자 확대 — 우아한형제들·당근

우아한형제들과 당근 등 다른 플랫폼 기업들도 정보보호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우아한형제들은 88억원(전체 IT 투자액 대비 3.4%)을, 당근은 62억원(전년비 +33.3%)을 각각 투자했다. 유통업계 전반에서도 이마트(80억원), GS리테일(92억원), 지마켓(150억원) 등 정보보호 투자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정리하며

플랫폼 기업들의 보안 투자 확대는 정부의 정보유출 제재 강화와 맞물려 나타난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다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투자 규모가 늘어난다고 해서 곧바로 보안 수준이 비례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결국 이 돈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적인 인력과 시스템에 쓰이는지가 관건이며, 쿠팡의 유출 사고 이후 나올 다음 공시가 이 질문에 대한 첫 번째 답이 될 전망이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 용어 설명
CISO(정보보호최고책임자) — 기업의 정보보안 정책 수립과 시스템 관리를 총괄하는 임원급 책임자.
CPO(개인정보보호책임자) — 기업 내 개인정보 처리 현황을 관리하고 유출 사고 등에 대응하는 책임자. CISO와 별도로 지정하는 경우가 많음.
정보보호 공시 —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이 매년 정보보호 투자액·인력 현황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의무적으로 공개하는 제도. 2022년부터 시행됨.

📰 참고 기사:
쿠팡 1349억·네이버 660억…"해킹 당하면 큰 일" 플랫폼 업계 '보안 리스크' 방어벽
쿠팡, 작년 정보보호에 1349억 투자⋯전년보다 51%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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