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금리가 올랐다", "채권 가격이 떨어졌다" — 경제 기사에 자주 나오는 표현이지만 막상 왜 그런지 헷갈리는 분들이 많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사실 시소처럼 정반대로 움직이는 관계다. 이 원리 하나만 알아도 국채·기준금리 관련 뉴스가 훨씬 쉽게 읽힌다.
채권은 '정해진 이자를 주는 차용증서'
국채는 정부가 돈을 빌리면서 써주는 일종의 차용증서다. 한번 발행되면 매년 지급하는 이자(표면금리)는 고정된다. 하지만 이 채권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계속 변하고, 가격이 바뀌면 투자자가 실제로 얻는 수익률, 즉 우리가 뉴스에서 보는 '금리'도 함께 바뀐다.
예시로 보는 채권 가격과 금리의 시소 관계
액면가 100만원, 연 이자 3만원(표면금리 3%)짜리 채권이 있다고 해보자. 이 채권을 100만원에 사면 수익률은 정확히 3%다.
그런데 이 채권을 팔려는 사람이 갑자기 많아지면 가격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95만원에 거래된다고 하자. 매년 나오는 이자는 여전히 3만원 그대로지만, 이제는 95만원을 주고 3만원을 받는 셈이니 실질 수익률은 약 3.16%로 올라간다.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 금리는 오르는 것이다.
반대로 이 채권을 사려는 사람이 몰려 가격이 105만원까지 오르면, 105만원을 주고 3만원을 받으니 수익률은 약 2.86%로 내려간다. 채권 가격이 오르면 금리는 떨어진다.
그렇다면 채권 가격은 왜 오르내릴까
금리가 오르는(= 채권 가격이 떨어지는) 이유
- 다들 팔고 싶어할 때 — 예를 들어 일본 투자자들이 "국내 금리가 매력적이니 해외 채권 팔고 돌아오자" 하면, 미국 국채는 파는 사람이 많아지며 가격이 내리고 금리는 오른다.
- 나라가 빚을 많이 낼 때 — 정부가 채권을 대량으로 새로 발행하면 공급이 늘어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물량이 많아지고, 가격은 내려간다.
- 물가가 오를 때 — 인플레이션이 심하면 "3% 이자 받아봤자 물가가 4% 오르면 손해"라는 인식이 퍼져 채권 매수 심리가 위축된다.
-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때 — 새로 발행되는 채권이 더 높은 이자를 주니, 기존의 낮은 이자 채권은 상대적으로 매력이 떨어져 가격이 하락한다.
금리가 내려가는(= 채권 가격이 오르는) 이유 — 위와 정반대다.
- 증시가 급락해 안전자산인 국채로 자금이 몰릴 때
- 경기 침체 우려로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질 때
- 물가가 안정되는 국면일 때
정리하며
채권은 사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가격이 오르고 금리는 내려가며, 팔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가격이 내리고 금리는 오른다. 이 원리를 알고 나면 "일본 국채 금리가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거나 "외국인이 미국 국채를 대거 매도했다" 같은 기사도 단순한 숫자 나열이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자금의 움직임까지 읽어낼 수 있게 된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표면금리(쿠폰금리) — 채권 발행 시 정해지는 고정 이자율로, 채권이 존속하는 동안 바뀌지 않음.
채권 수익률 — 실제 매수 가격 대비 받게 되는 이자의 비율. 시장 가격에 따라 표면금리와 달라질 수 있으며, 뉴스에서 말하는 '금리'는 대개 이 수익률을 가리킴.
안전자산 선호(Flight to Quality) — 증시 급락 등 불안한 시기에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채 등으로 자금을 옮기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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