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존재감이 옅었던 일본 국채 시장이 다시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초장기 국채 금리가 3.5%를 넘어서면서 해외 자금이 다시 유입되고 있지만, 동시에 일본 투자자들의 자금 회귀(리쇼어링)로 미국 국채 시장에서는 큰손 하나가 빠져나가는 반작용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초장기물에 몰리는 외국인 자금 — 2025년 9.3조엔 유입
로렌 하이슬롭 매티올리 우즈(Mattioli Woods) 투자매니저는 일본 국채 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선별적으로" 시장에 돌아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30년물 구간으로 외국인 자금이 다시 몰리고 있으며, 수익률이 3.5%를 넘어서자 2025년 한 해에만 장기 일본 국채로 기록적인 9조 3,000억엔이 유입됐다"고 밝혔다. 10년물 금리는 현재 약 2.87% 수준으로, 주요 기관들이 보는 적정가치(fair value)에 근접했으며 이는 일본의 성장·물가 전망과도 대체로 부합한다는 평가다.
"30년물 4.5% 넘으면 보험사가 강제 매도" — 기회이자 위험 구간
하이슬롭 매니저는 생명보험사들이 30년물 금리가 4.5%를 넘어서면 강제 매도자로 전환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이 지점이 기회인 동시에 위험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GPIF)의 향방도 핵심 변수로 꼽힌다. 1조 8,0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GPIF가 국내 채권 비중을 조금이라도 재조정한다면 시장 전체를 안정시키는 강력한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이런 투자를 늘릴 방안을 모색하고는 있지만, GPIF의 중기 운용 목표에 대한 즉각적인 수정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자금 회귀, 미국 국채 시장서 큰손 이탈
국내 금리가 오르자 일본 투자자들도 해외 자산을 거둬들이고 있다. 2026년 1분기에만 일본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296억달러어치 순매도했는데, 이는 안 그래도 대규모 재정적자를 감당해야 하는 미국 국채 시장에서 역사적으로 안정적이던 매수 주체 하나가 빠져나갔다는 의미다.
수요 위축 우려도 여전 — "BOJ가 여전히 뒤처져 있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Federated Hermes)의 존 시다위 글로벌 채권 선임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일본 10년물 금리가 수십 년 만의 최고 수준에 도달했음에도, "복합적인 불확실성"이 명목 수요를 여전히 억누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새롭게 부각된 재정 부담과 함께, "일본은행(BOJ)이 여전히 금리 인상에서 뒤처져 있다"는 시장의 시각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
정리하며
일본 국채 시장은 초장기 금리 상승을 계기로 오랜 침체기를 벗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동시에 여러 방향의 힘이 부딪히는 국면이기도 하다. 외국인 자금이 초장기물로 돌아오는 반면 일본 투자자들은 해외 채권을 거둬들이고 있고, GPIF 같은 초대형 기관의 움직임과 BOJ의 금리 인상 속도가 앞으로의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GPIF(일본 공적연금) — 일본 후생연금과 국민연금 적립금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기금.
적정가치(Fair Value) — 성장률·물가 등 펀더멘털을 감안했을 때 이론적으로 타당하다고 여겨지는 채권 금리 수준.
리쇼어링(자금 회귀) — 해외에 투자했던 자금을 국내로 다시 거둬들이는 것. 국내 금리가 해외 대비 매력적으로 오르면 나타나는 현상.
📰 참고 기사:
Japan's bond market is back in play after decades in the wilder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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