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60조원 규모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 수주에 실패하며 한때 20%대 급락했지만, 다른 호재들이 부각되며 주가가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 "잠수함 하나에 일희일비할 필요 없다"는 증권가 시각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60조원 프로젝트, 독일에 내줬다
한화오션은 캐나다의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 12척 도입 사업(CPSP) 수주전에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에 우선협상대상자 자리를 내줬다. 건조 계약만 20조원, 유지·보수까지 포함하면 최대 60조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과를 두고 "성능이 아닌 나토(NATO)의 선택"이었다고 평가했다. 양사 모두 작전 요구조건은 충족했지만, 나토 회원국 간 상호운용성과 독일·노르웨이·캐나다로 이어지는 북대서양 협력 구도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발표 당일 20%대 급락 — 그룹주 전체로 충격 확산
수주 불발 소식이 전해진 직후 한화오션 주가는 장 초반 최대 22.31% 급락했고, 개장 직후 정적 변동성완화장치(VI)까지 발동됐다. 컨소시엄 파트너였던 HD현대중공업도 7%대 하락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8.71%)·한화시스템(-16.19%) 등 그룹 방산 계열사 전반으로 충격이 번졌다. 캐나다 잠수함 사업 기대감이 각 사의 중장기 매출 목표(한화오션 2030년 특수선 매출 목표 4조원 등) 산정에 일부 반영돼 있었던 만큼, 목표치 하향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과도한 할인" — 목표가는 낮췄지만 매수 의견 유지
대신증권은 목표주가를 13만 9,000원으로 하향 조정하면서도 투자의견 '매수'는 유지했다. 이지니 연구원은 캐나다 특수선 수주 실패에도 이집트·콜롬비아·사우디 등 다양한 특수선 수주 파이프라인이 살아있는 만큼, 현재 주가는 과도하게 할인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실적 면에서도 긍정적 변수가 있다. 나미비아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프로젝트의 매출 인식 시점이 변경되면서, 계약변경과 환율 상승 효과까지 겹쳐 약 1조 5,000억원의 매출이 2분기에 새로 반영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9.8% 늘어난 4조 9,352억원, 영업이익은 41.6% 증가한 5,265억원으로 추정됐다.
반등의 열쇠는 '마스가(MASGA)'
증권가는 향후 주가 흐름의 핵심 변수로 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를 꼽는다. 한화오션은 이미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로 북미 조선 시장 진입 기반을 마련해둔 상태로, 미국 함정 정비·보수·운영(MRO)과 상선 건조 협력, 조선소 투자로 이어질 수 있는 중장기 모멘텀으로 평가받는다. 한미 조선 협력 기대감이 커지면서 조선주 전반이 다시 주목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리하며
캐나다 잠수함 수주 실패는 단기적으로 주가에 충격을 줬지만, 애초 CPSP 수주 가능성이 기존 밸류에이션에 온전히 반영돼 있지 않았던 '옵션' 성격의 사업이었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 진단이다. FPSO 매출 조기 반영에 따른 실적 개선과 이집트·콜롬비아·사우디 등 대체 수주 파이프라인, 그리고 마스가발 중장기 모멘텀이 살아있는 한, 이번 급락이 저가 매수 기회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다만 나토발 지정학적 셈법이 이번처럼 수주 결과를 가를 수 있다는 점은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야 할 리스크로 남는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FPSO — 바다 위에서 원유를 생산·저장·하역하는 부유식 해양 설비. 조선사들의 고부가가치 해양플랜트 사업 영역.
변동성완화장치(VI) — 특정 종목의 주가가 짧은 시간에 급등락할 때, 일정 시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해 변동성을 완화하는 제도.
마스가(MASGA) —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를 뜻하는 프로젝트로, 미국이 자국 조선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해외 조선사와의 협력을 추진하는 정책 기조.
📰 참고 기사:
"캐나다 잠수함은 잊어라" 한화오션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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