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4일 국무회의에서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하며 반도체·AI 중심의 국가 총력전을 선언했다.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상향하는 동시에 '3·4·5 비전'을 내걸었지만, 정작 청년 고용과 양극화 해소 대책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3·4·5 비전' — 성장률 3%, 수출 4강, 소득 5만달러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잠재성장률 3%, 수출 세계 4강, 국민소득 5만달러"를 목표로 하는 '3·4·5 비전'을 제시했다. 정부는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보다 1%포인트 올린 3.0%로 상향했는데, 이는 코로나 반등이 있었던 2021년(4.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상 GDP 성장률 전망치는 4.9%에서 12.3%로 대폭 올렸으며, 이는 1996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런 성장세를 반영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전망치도 당초 50.6%에서 47%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3대 메가프로젝트에 국가 총력 — 반도체·AI데이터센터·피지컬AI
정부는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피지컬AI를 '3대 메가프로젝트'로 규정하고 국가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구 부총리는 "과거 경부고속도로 건설이나 IT 혁명보다 더 큰 역사적 의미가 있을 수 있다"고 이 프로젝트의 비중을 강조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한국투자공사(KIC)를 종합형 국부펀드로 확대 개편하고, 국민성장펀드 내 초혁신경제펀드를 조성해 첨단기업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최대 100조원 규모의 추가 세수를 미래 투자에 활용하는 미래대응기금 조성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K자형 양극화 대응 — 청년 20만명 양성, 지방 5극3특
구 부총리는 구조적 문제 대응 방향으로 "K자형 양극화 극복을 위해 청년, 중소기업, 취약계층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3대 메가프로젝트 및 첨단산업 분야 청년 전문인력 20만명 양성, 일자리·창업 30만개 이상 창출을 목표로 내걸었다. 청년형 ISA 출시와 신유형 공공임대주택의 청년 우선공급 등 자산형성·주거 지원 방안도 포함됐다. 근로장려세제(EITC) 소득요건 완화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때 특별세액감면에 점감구간을 신설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지방에는 '5극3특' 권역별 성장엔진을 3분기 중 선정하고, 지방우대 세제 3종 패키지와 메가특구특별법 제정을 통해 투자 기업에 규제특례를 지원할 계획이다.
"정책 우선순위가 메가프로젝트에 쏠렸다"는 비판
다만 이번 전략에서 반도체·AI 메가프로젝트가 정책의 중심을 차지하면서, 청년 고용 부진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대책은 상대적으로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청년형 ISA나 소득공제 혜택이 일정 소득 이상의 청년에게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 공공임대주택 공급만으로는 당장의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특수고용직·플랫폼 노동자 권리 강화나 사회적 대화 논의 착수 등 양극화 대응 과제들도 아직 구체적 실행 단계보다는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다.
정리하며
이번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은 반도체 호황과 역대급 세수를 발판 삼아 성장률 전망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면서도, 국가 역량을 3대 메가프로젝트에 집중하는 구조다. 청년·양극화 대책이 함께 제시되긴 했지만 메가프로젝트만큼의 구체성과 재원 배분이 뒷받침되는지가 향후 논쟁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반도체 호황 사이클의 지속 여부가 이번 전략 전체의 성패를 가를 최대 변수로 꼽힌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K자형 양극화 — 경제 회복 국면에서 특정 계층·산업·지역은 빠르게 좋아지고 나머지는 정체되며 격차가 알파벳 'K'자 모양처럼 벌어지는 현상.
경상 GDP — 물가 변동을 반영한 명목 국내총생산. 실질 GDP와 달리 물가 상승분까지 포함되므로 통상 실질 GDP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임.
5극3특 —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지방을 5개 광역 거점(극)과 3개 특별자치 지역(특)으로 재편해 성장엔진으로 육성하려는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구상.
📰 참고 기사:
국가 역량, 반도체·AI 집중…K자 성장 문제 '정책 후순위' 논란
"3% 성장·수출 4위·소득 5만불… 경제 대도약"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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