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4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취임 후 첫 반기 통화정책 보고 증언에 나섰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지나간 일"로 만들겠다고 다짐하면서도, 다음 금리 결정에 대해서는 어떤 힌트도 주지 않았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관용은 없다" — 레짐 체인지 재천명
워시 의장은 지난해 여름 CNBC 인터뷰에서 처음 언급했던 '레짐 체인지(정책 기조 전환)' 약속을 이번 증언에서 다시 강조했다. 그는 "우리 위원회 위원들은 지속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절대 용납하지 않으며, 물가 안정을 회복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인준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은 선택"이라고 발언했던 그는,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도 생활비 인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왔다.
전임 정책 정면 비판 — "물가를 조금 더 용인하려다 훨씬 심각해졌다"
워시 의장은 2020년 도입된 연준의 '유연 평균물가목표제(Flexible Average Inflation Targeting)'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제도는 저물가 시기 이후 목표치를 웃도는 물가 상승을 용인하는 방식으로, 당초 고용 불균형 해소를 목표로 도입됐다. 워시 의장은 "조금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려다 오히려 훨씬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자초한 셈"이라며 이는 명백한 실수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임자인 제롬 파월과 마찬가지로, 높은 물가가 미국 가계와 기업에 부당한 부담을 지워왔다고 평가하면서 "월별 물가 변동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 물가 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통화정책"이라고 강조했다.
"AI 투자, 곧 그냥 '투자'로 불리게 될 것" — 기업투자 호황 평가
워시 의장은 현재 미국 경제가 "탄탄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최근의 여러 변수에도 불구하고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기업투자를 "지금 경제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꼽았다. 데이터센터 건설과 AI 관련 장비·소프트웨어에 대한 수요가 이런 투자 증가를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까지 4개 분기 기준 전체 설비투자는 약 8% 증가했고, 이 중 하이테크 부문 지출 증가율은 25%에 육박했다. 워시 의장은 "AI 투자가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지금 'AI 투자'라 불리는 것이 머지않아 그냥 '투자'라고 불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런 낙관적 전망에 대해 일부 경제학자와 연준 내 다른 정책위원들도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5개 태스크포스 가동 — "연준의 새로운 장(章)"
워시 의장은 통화정책 운영 전반을 재검토하기 위해 꾸린 5개 태스크포스(소통 방식, 대차대조표 정책, 경제 데이터, 생산성과 고용, 인플레이션 프레임워크)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이 그룹들이 "원칙으로 돌아가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 현재 관행을 점검하며, 대안을 검토해 다음 단계를 제안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고 밝혔다. 6조 7,000억달러에 달하는 연준의 대차대조표 정책을 바꾸는 경우에도, 실제 변경에 앞서 반드시 사전에 설명하고 논의를 거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 금리 결정엔 침묵 — "미션 완료는 아니다"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3.50~3.75%로 4회 연속 동결했다. 워시 의장은 이날 증언에서 다음 금리 결정에 대한 구체적 신호를 주지 않았다. 같은 날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3.5%)이 5월(4.2%)보다 낮아진 데 대해서도 "이번 수치만 보고 '미션 완료'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정치적 독립성에 대한 질의에도 "우리는 독립적인 중앙은행"이라고 재확인했다.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7월 28~29일 예정돼 있으며, 워시 의장은 15일 상원은행위원회에도 출석할 예정이다.
정리하며
워시 의장의 첫 의회 증언은 '레짐 체인지'라는 큰 방향성은 재확인했지만, 구체적인 금리 경로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을 아끼는 신중한 태도로 요약된다. AI 투자 호황을 물가 안정의 우군으로 보는 그의 시각이 실제 정책 결정에 어떻게 반영될지, 그리고 7월 FOMC에서 나올 결정이 이런 낙관론과 부합할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유연 평균물가목표제(FAIT) — 저물가 시기 이후 일정 기간 목표치(2%)를 웃도는 물가 상승을 용인해 장기 평균을 맞추려 했던 2020년 도입 정책. 코로나 이후 고물가의 한 원인으로 지목되며 비판받음.
대차대조표 정책 — 연준이 보유한 국채·채권 등 자산 규모를 조절하는 정책. 금융위기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크게 불어났으며, 규모 축소 여부가 시장 유동성에 큰 영향을 줌.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준의 정책결정기구. 연 8회 정례회의를 개최함.
📰 참고 기사:
Warsh pledges Fed policy 'regime change' to rid inflation 'tax' on American peo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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