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3일 반도체 대형주 급락에 8% 넘게 폭락하며 올해 7번째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1시 28분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되자 20분간 유가증권시장 매매거래를 전면 중단했다. 서킷브레이커 발동 당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04.74포인트(-8.08%) 내린 6,871.20이었다.
두 달 만에 7,000선 붕괴 — 장중 6,800선까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85% 내린 7,412.03으로 출발해 초반 등락을 거듭하다 낙폭을 급격히 키웠다. 지난 5월 6일 사상 처음 7,000선을 돌파한 이후 약 두 달 만에 다시 7,000선을 내줬고, 한때 9,000선까지 올랐던 지수가 장중 6,800선대까지 밀렸다. 오전 10시 34분에는 코스피200선물 급락으로 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가 먼저 발동됐는데, 이는 올해 들어서만 35번째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 200만원선 붕괴, 삼성전자도 7~9%대 급락
낙폭 확대 국면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최대 9%대 급락하며 26만원대로 밀려났고, SK하이닉스는 12~13%대 폭락하며 심리적 지지선이던 200만원선을 내줬다. SK스퀘어(-15% 안팎), 삼성전기(-17% 안팎) 등 반도체 밸류체인 관련주들도 동반 급락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 KB금융 등 비반도체 대형주 일부는 상승세를 보이며 대조를 이뤘다.
SK하이닉스 ADR 상장 후 '재료 소멸' + 실적 눈높이 하향
SK하이닉스 급락의 배경으로는 지난 10일 나스닥 ADR 상장('SKHY') 이후 나타난 차익 실현 매물과, 증권가의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이 함께 지목된다. 상장 첫날 SK하이닉스 ADR은 국내 본주 환산 가격보다 약 16% 높은 수준에서 거래를 마쳤는데, 이날 본주가 급락하면서 ADR과 국내 주식 간 가격 차이가 장중 25% 이상으로 벌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장 기대감이 미리 주가에 반영된 상태에서, 실제 상장 이후 재료가 소멸되며 매물이 쏟아졌다는 평가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 재점화도 겹악재로
같은 날 미군이 이란을 상대로 추가 공습을 단행했다고 밝히면서 미국-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됐고, 이는 국제유가 상승과 위험자산 회피 심리로 이어졌다. 반도체 실적 불안과 지정학적 리스크, 레버리지 상품의 수급 악화 우려가 동시에 겹치며 대형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투매가 확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기관 동반 매도, 개인은 나홀로 '역발상 매수'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 3,983억원, 5,190억원 규모의 순매도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1조 8,574억원을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다만 국내 증시 신용융자(빚투) 잔고가 38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이 이달 초 1%대에서 최근 10%대까지 치솟아 추가 투매(패닉셀)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정리하며
이날 급락은 SK하이닉스 ADR 상장이라는 대형 호재 이후 찾아온 재료 소멸성 조정에,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와 레버리지 청산 우려가 동시에 겹친 복합적 결과로 풀이된다. 서킷브레이커·사이드카가 잇따라 발동될 만큼 변동성이 커진 만큼, 반대매매 비중 추이와 외국인 수급이 안정되는지가 향후 반등 여부를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위 수치는 기사 작성 시점 기준이며 장 마감 후 최종 수치와 다를 수 있습니다.)
서킷브레이커 — 코스피가 8% 이상 급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되면 20분간 모든 매매를 중단시키는 제도. 매도 사이드카보다 훨씬 강력한 시장 안정화 조치.
매도 사이드카 — 코스피200 선물이 급락할 때 프로그램 매도 주문의 효력을 5분간 일시 정지시키는 제도.
반대매매 — 신용거래(빚투)로 주식을 산 투자자가 주가 하락으로 담보 비율을 못 맞추면,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매도 처분하는 것. 급락장에서 추가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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