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3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바로 그날, 코스피가 6%대 급락하며 '검은 목요일'을 맞았다. 반도체 대형주 조정에 이번엔 금리 인상이라는 새로운 악재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심리와 신용거래 시장 모두 흔들리는 모습이다.
코스피 6.37% 급락, 6820.60 마감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63.81포인트(6.37%) 내린 6,820.60에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8.77%, SK하이닉스는 11.53%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닥지수도 4.53% 내린 791.84로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코스피·코스닥 양 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변동성이 한층 커졌다. 수급 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대거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개인은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낙폭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공교롭게 겹친 한은 기준금리 인상
같은 날 오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통위원 7명 전원이 찬성했으며,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에서 긴축으로 전환된 결정이었다. 이란 전쟁 이후 누적된 유가·환율發 물가 상승 압력, 수도권 집값 상승, 급증한 가계대출이 인상의 주요 배경으로 꼽혔다. 시장에서는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됐던 결정임에도, 막상 인상이 현실화되자 위험자산에 대한 경계심이 다시 커지며 증시 수급에 부담을 더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8월이나 10월 중 0.25%포인트 추가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다.
신용융자 청산까지 겹치며 변동성 확대
금리 인상은 신용거래 시장에도 곧바로 영향을 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8일 37조 1,998억원에서 14일 34조 7,077억원으로 2조 4,921억원 줄었다. 증시 급락 과정에서 빚 상환과 반대매매가 이어진 영향으로, 지난 9~10일 이틀간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만 2,238억원에 달했다. 신용을 이용해 주식을 산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과 신용융자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을 동시에 떠안게 되는 구조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신용거래는 담보유지비율이 무너지면 시장가로 강제 청산되는데, 이런 매물이 급락장에서 낙폭을 다시 키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출자 부담도 눈덩이 — 주담대 8% 목전
이번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이른바 '영끌' 차주들의 상환 부담도 커지게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담대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전체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1조 8,000억원 늘어난다.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평균 584만 3,000원에서 613만 9,000원으로 29만 6,000원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현재 시중은행 주담대 고정형(5년) 금리 상단이 연 7.5%대에 육박한 상황이어서, 한은이 한 차례 더 인상에 나서면 올해 안에 주담대 금리가 연 8%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가지 위안 — 한미 금리차 축소로 환율엔 우호적
다만 이번 인상이 부정적 영향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3.75%인 가운데 한미 금리차가 1%포인트로 좁혀지면서, 그동안 고공행진하던 원·달러 환율에는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3원 내린 1,480.4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 나스닥 상장 이후 이어진 환전 수요에 금리차 축소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환율만 놓고 보면 안정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정리하며
이날 급락은 반도체 대형주 조정이라는 기존 악재에 한은의 실제 금리 인상이 겹치며 투자심리가 재차 흔들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신용융자 청산이 동반되면서 단순한 밸류에이션 조정을 넘어 수급 자체가 흔들리는 모습이 나타났다. 8월 또는 10월로 예고된 추가 인상 가능성과 반도체 실적 발표 결과가 향후 변동성의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남아있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매도 사이드카 —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급락할 때 프로그램 매도 주문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키는 변동성 완화 장치.
신용거래융자 —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것. 담보유지비율이 무너지면 반대매매(강제 매도) 대상이 됨.
영끌 — '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는 것을 일컫는 신조어. 금리 인상기에는 이자 부담이 특히 크게 늘어남.
📰 참고 기사:
'검은 목요일' 코스피, 하루 만에 7000선 반납…삼전·닉스 '폭락'
기준금리 3%·주담대 8% 넘어서나… 빚투·영끌족 '비명'
기준금리 2.75%로 인상...코스피 6천·코스닥 7백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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