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5월 경상수지가 386억 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두 달 만에 다시 갈아치웠다. 6월에도 400억달러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경제성장률 상향 압력과 함께 오는 1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5월 경상수지, 두 달 만에 또 역대 최대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경상수지는 386억 1,000만달러 흑자로, 기존 최대치였던 지난 3월(379억 3,000만달러)을 넘어섰다. 경상수지는 37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고, 올해 1~5월 누적 흑자는 1,412억 8,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339억달러)의 4배를 넘는다. 흑자를 이끈 것은 역시 반도체다. 5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2.9% 증가한 943억 4,000만달러를 기록했는데, 반도체 수출만 167.7% 급증했고 SSD 등 컴퓨터 주변기기 수출은 249.4% 뛰었다.
6월엔 월 수출 1,000억달러 첫 돌파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6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70.9% 급증한 1,022억 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월간 수출액이 사상 처음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유성욱 한국은행 금융통계부장은 6월 경상수지도 400억달러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추세라면 앞서 전망했던 상반기 흑자(1,515억달러) 목표에도 근접할 전망이다.
성장률 전망치 줄줄이 상향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주요 투자은행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3%로, 5월 말(2.8%)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영국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4%, 국내 코리안리는 4.1%까지 제시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가 2.6%에서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역대급 흑자에도 환율은 왜 안 내려갈까
역대 최대 무역흑자라면 통상 원화 강세(환율 하락) 요인이지만, 실제로는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 역설의 배경은 자본유출이다. 5월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도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내국인의 해외투자도 45억 6,000만달러 늘었다. 반도체 수출로 막대한 달러가 국내로 유입되고 있지만,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와 내국인의 해외 투자 확대가 금융계정을 통한 달러 유출 압력으로 작용하며 무역수지 흑자 효과를 상쇄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는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을 앞두고 64억달러 늘어나며 자금 유출을 일부 방어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커지는 이유
경제성장률 상방 압력과 고환율 국면이 동시에 지속되면서, 오는 16일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신현송 총재는 지난 5월 28일 금통위를 시작으로 약 3주간 총 네 차례에 걸쳐 금리 인상 필요성을 시사했다. 경기가 과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환율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물가 관리 차원에서 금리 인상 명분이 쌓이고 있는 모습이다.
정리하며
반도체를 앞세운 역대급 경상수지 흑자는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을 잇달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다만 무역에서 벌어들인 달러가 외국인 주식 매도와 내국인 해외투자로 그만큼 빠져나가면서, 흑자 규모에 비해 환율은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엇갈린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성장률 상향과 고환율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례적인 조합 속에서, 이달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이 하반기 통화정책의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경상수지 — 상품·서비스 수출입, 배당·이자 등 소득 흐름을 모두 합친 국가 간 거래 수지. 무역수지보다 넓은 개념.
금융계정 — 주식·채권 투자, 직접투자 등 국가 간 자본 이동을 기록하는 국제수지 항목. 경상수지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음.
WGBI(세계국채지수) — 글로벌 주요 국채로 구성된 채권지수. 한국이 편입되면 이 지수를 추종하는 해외 자금이 국내 채권시장에 유입되는 효과가 있음.
📰 참고 기사:
역대급 경상수지 흑자→성장률·고환율 자극→금리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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