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독립기념일 휴장 이후 첫 거래일에서 상승 모멘텀을 이어간 가운데, 이날의 진짜 주인공은 AI 인프라 업체 테라울프(TeraWulf)였다. 앤트로픽과 190억 달러(약 26조원) 규모의 20년 장기 전력·부지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테라울프 주가는 발표 직후 프리마켓에서 16% 넘게 급등하며 24달러를 돌파했다.
옛 알루미늄 제련소, AI 캠퍼스로 다시 태어난다
이번 계약의 무대는 켄터키주 호스빌에 위치한 부지다. 원래 센추리 알루미늄의 제련소가 있던 곳으로, 치솟는 전력 비용에 수익성이 악화되며 2022년 가동을 멈춘 뒤 계속 유휴 상태였다. 테라울프의 계열사 저스티파이드 데이터파워는 지난 2월 이 부지를 인수했고, 이제 401M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캠퍼스로 개발해 2027년 하반기부터 단계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다. 옛 제련소 폐업으로 사라졌던 일자리 대신, 이번 캠퍼스에서는 100~120개의 상시 일자리가 새로 생길 전망이다.
단순 계약이 아니라 '채권급 안정성'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을 두고 "일반적인 기술 계약이 아니라 국가 신용에 준하는 채권 수준의 안정성을 부여하는 구조"라고 평가한다. 20년이라는 초장기 계약 기간과 190억 달러라는 규모 자체가, 프런티어 AI 모델을 개발하는 기업들에게 안정적이고 대규모인 컴퓨팅 파워가 얼마나 희소한 자원이 됐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는 것이다. 실제로 AI 컴퓨팅 확보 방식은 단기 클라우드 구매에서 장기간의 전력·부지·냉각 확보 계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업체가 AI 인프라의 '숨은 강자'로
테라울프는 원래 비트코인 채굴 업체였다. 그런데 대규모 전력 조달 노하우와 변전소·냉각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었던 덕분에 AI 데이터센터 사업으로 빠르게 전환할 수 있었다. 이런 흐름은 테라울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경쟁사인 허트8(Hut 8)도 앤트로픽과 별도로 70억 달러 규모의 15년 임대 계약을 체결했고, 주요 전직 채굴업체 11곳의 시가총액 합계는 2022년 말 21억 달러에서 현재 485억 달러로 20배 넘게 불어났다. 전력망 확보라는 진입장벽이 예상 밖의 승자를 만들어낸 셈이다.
아이렌(IREN), 마이크로소프트 대형 딜의 최종 후보로
같은 '채굴업체 출신 AI 인프라 강자' 계보에서 이날 함께 주목받은 종목이 아이렌(IREN)이다. 호주 시드니에 본사를 둔 아이렌 역시 비트코인 채굴 사업에서 출발해 AI 데이터센터로 사업을 전환한 케이스로, 텍사스 서부를 중심으로 총 2.75GW 규모의 전력망을 확보하고 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와 체결한 계약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를 순차 가동 중인 가운데, 추가 대형 클라우드 계약의 최종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며 월가의 관심이 집중됐다.
아이렌의 강점은 부지·전력망·GPU까지 전부 자체 보유하는 수직계열화 모델이다. 다른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이 전력 인허가 문제로 증설 일정이 밀리는 것과 달리, 아이렌은 이미 확보한 전력망 중 상당 부분이 아직 여유가 있어 공급 불확실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주가가 올해 4월 저점 대비 이미 큰 폭으로 급등한 상태라, "지금 들어가도 되느냐"는 밸류에이션 부담론도 투자자들 사이에서 함께 제기되고 있다.
함께 보면 좋은 이날의 다른 특징주 소식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테라울프 외에도 빅테크 기업들의 개별 이슈가 특징주 장세를 만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4,800명 인력 감축을 발표했는데, 이 중 엑스박스 부문에서만 3,200명이 감원 대상이 됐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서버 '카이버'의 출시가 1년 이상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회사 측은 로드맵에 문제없다고 진화했다. 테슬라는 마이애미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하며 자율주행 사업 확장에 강세를 보였고, 브로드컴은 애플과 2031년까지 8년짜리 장기 공급 계약을 연장하며 주가가 반응했다.
정리하며
테라울프-앤트로픽 계약은 AI 붐이 반도체를 넘어 전력·부동산 인프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GPU가 아무리 많아도 이를 가동할 전력과 부지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점에서, 전력 인프라를 선점한 기업들이 예상 밖의 수혜를 보는 흐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감원, 엔비디아의 일정 지연 등 개별 이슈들도 함께 맞물리며 빅테크 업종 내 자금 이동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 본 포스팅은 투자 권유가 아니며,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프런티어 AI(Frontier AI) — GPT-4, 클로드 등 현재 기술 수준에서 가장 앞선 대규모 AI 모델을 일컫는 표현.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필요로 함.
로보택시(Robotaxi) — 운전자 없이 자율주행 기술로 운행되는 택시 서비스.
카이버(Kaiber) — 엔비디아가 개발 중인 차세대 AI 서버 시스템의 코드명.
📰 참고 기사:
뉴욕증시 상승 모멘텀 지속… 빅테크 '지각변동' 속 특징주 희비
190억 달러 잭팟 터진 AI 인프라…테라울프 급등·아이렌 최종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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